'약가개편의 방주'가 된 개량신약... "유나이티드제약은 이제 신약이다"
신년 인터뷰 |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 매출은 멈춰도 단단해졌다, 약가 한파 속 '플랫폼의 힘' 노려 흡입제와 산학협력 그리고 해외로…신약 발걸음도 차근차근
<히트뉴스>가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를 인터뷰하는 것은 벌써 네 번째다. 세 해 전 강 대표는 '제네릭은 저무는 시대'라며 개량신약 비중 60%를 선언했다. 누군가는 '그저 높은 약가를 위한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느냐 했지만 결과는 약업계를 뒤흔드는 약가개편의 '방주'가 됐다. 그 사이 회사는 라베미니, 피타릭 등 개량신약 비율 60%를 넘어 70%를 향해 달리고 있지만 결국 그가 지난해보다 더 강조한 것은 신약의 힘이다.
지난해 원외처방액을 함께 짚으며 2026년을 헤쳐나갈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전략, 한국제약산업 환경의 변화를 놓고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문언론 출입기자단과 강 대표가 이야기를 나눴다.
매출은 횡보지만 영업이익 늘고 부채비율 14%까지 낮아져
강덕영 대표는 2025년 소회를 담담하게 전했다. 그는 "작년 2900억원 매출을 집계한 것으로 나온다. 성장률로 보면 1% 정도 수준이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500억원, 당기순이익은 400억원 정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한국유나이티드 원외처방액은 2686억원으로 전년(2606억 원) 대비 3.1% 성장했다. 분기별로 2024년 4분기 680억원에서 2025년 4분기 689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강덕영 대표는 그러나 내실을 충분히 다지고 있다고 밝힌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부채가 사실상 없다. 은행 차입금의 5배가 넘는 1700억원 상당 예금이 있다. 안정적으로 쌓은 이자가 당기순이익을 높인다. 부채비율은 17%에서 14%로 더 낮아졌다. 돈이 여유가 생기니 R&D 비용은 매출의 11.9%까지 늘었다. 매출이 조금 낮을지 몰라도 경영 측면에서 더 단단해졌다.
라베미니에서 피타릭까지, 새 제품도 쑥쑥 큰다 처방 데이터에서 눈에 띄는 품목은 라베프라졸과 탄산수소나트륨 복합제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라베미니'다. 2025년 142억원을 기록하며 월간 14억에 가까운 처방 증가 추이를 보인다. 특히 P-CAB 제제 사이에서 기존 PPI 제제가 점차 하락하고 있는 시점에서 성장은 의미가 크다. 지난해 8월 출시된 '피타릭'(피타바스타틴/페노피브릭산) 역시 매달 처방액을 경신하고 있다. '로수맥콤비젤' 등 역시 새 순환기 라인업으로 자리잡았다.
물론 매출의 40% 가량은 여전히 제네릭이다. 지난해 7월 약가 인하가 본격화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강 대표는 제네릭을 짐이 아닌 완충재로 본다.
그는 "물질신약은 아무리 빨라도 10년이 걸린다. 적어도 200억원 이상,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래서 회사 재정을 몰빵해버리면 나중에 안전성을 놓친다"며 "개량신약이 고단가로 이익을 만들고 제네릭이 저단가로 볼륨을 유지하는 구조다. 개량신약 비중이 60%까지 올라왔으니 제네릭 약가가 깎여도 회사 전체로 보면 큰 타격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같은 강 대표의 말은 자연스레 올해 출시 예정 제품을 눈여겨 보게 만든다. 현재 30개 개량신약 및 개선품목이 나오는 상황에서 올해 1월 출시된 실로스타졸+로수바스타틴 제제인 '실로듀오'정부터 플루티카손과 살메테롤 복합제인 '세레테롤 액티베어'까지 최소 7개의 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다.
CSO로 의원 시장을 장악한 제네릭 위주 제약사들이 약가 개편으로 정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회사는 영업이익을 극대화 하는 동시에 직접 영업을 고집하며 수익성 자체를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유나이티드 만이 할 수 있는 것, 흡입제에 숨을 불어 넣는다
강 대표가 자신감을 보인 분야는 흡입제다. 특히 흡입제 시장에서 약제와 디바이스를 만들 수 있는 국가는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을 비롯해 단 세 곳 뿐이다. 그 중 하나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다. 올해 출시 예정인 세레테롤 액티베어는 그 기술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강 대표는 "흡입제 디바이스를 만드는 나라가 세계적으로 세 군데밖에 없다. 우리는 디바이스도 만들고 디바이스에 들어가는 약제 제조 기술이 있다. 아시아에서 우리만 만들고 아무도 못 만든다. 디바이스도 만들고 약물 전달 기술도 있으니까 경쟁력이 있지 않겠나"라고 말한다.
그렇게 만든 신약물질도 실제 동물실험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 현재 회사는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박무석 교수 연구팀과 연세대 의료원 교원창업기업인 엠이티라이프사이언스 육종인 교수 연구팀이 발굴한 폐섬유증 치료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해당 물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과제에 선정돼 상용화를 진행 중이다.
동물실험 결과 경구 투여 대비 용량을 5분의 1, 10분의 1로 줄이면서 부작용을 줄이는 동시에 빠른 효과를 보이기도 했다.
개량신약 집중하던 유나이티드 신약 개발은? 산학협력으로
안전성과 안정성을 함께 추구하는 회사이지만 신약 개발 역시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서울대학교와 협력해 만든 바이오벤처 유엔에스바이오를 통해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P-CAB 제제와 경구용 및 장기주사제 GLP-1, 1주일 단위의 장기지속형 탈모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P-CAB의 경우 효과가 제일 높은 3개의 물질 중에 하나를 임상에 진입시키는 한편 국가신약개발과제를 통해 연구 인프라를 더욱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학계가 가진 기술을 이용하면서 새 제품을 개발하고 정부 과제 등을 통해 안정적이면서 빠른 속도로 신약개발의 지름길을 찾는 구조를 택했다. 여기에 경구용 GLP-1 비만 치료제는 설계 후 최적화를 진행중이다. 1개월 1회 투여하는 주사형 GLP-1의 개발 속도 역시 높이고 있다.
그는 "신약을 하면 아무리 못해도 300억원 이상 돈이 들어간다. 시간 역시 오래 걸린다"며 "무엇보다 (개발을 위해) 과하게 회사의 재정을 쓸 경우 안전성을 놓치게 된다. 유엔에스바이오는 기초 물질을 만들고, 임상과 상업화 단계를 우리가 맡고 있다"고 말했다.
약가개편 발 다가오는 위기, 유나이티드는 '다른 곳'을 본다
강 대표는 회사의 이같은 흐름은 곧 다가올 약가 개편의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30년간 해외 시장을 두드려 왔다.
그는 "국내사들에게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는 약가 개편은 토종회사의 예속화 초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과거 자국 약가를 내리던 필리핀과 자국 보호정책을 폈던 인도의 상황을 비교하며 필리핀은 자국 제약산업의 체질 약화가 이어졌지만 인도는 세계 제네릭 시장에서 가장 큰 손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개량신약의 비중이 높은 회사인 만큼 어느 정도 위기를 넘기고 신약 개발에도 투자가 가능하지만 보수적 경영을 더 추구할 수밖에 없다고 강덕영 대표는 말한다.
강 대표가 제시한 올해 매출 목표는 3300억원. 전년 대비 14% 성장이다. 신제품 출시와 보험약가 인하 등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개량신약 비중 60% 유지와 함께 수출 3000만달러 달성도 또다른 목표로 삼았다.
강 대표는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인 만큼 해외 쪽에 많은 영업력을 집중해 매출을 늘리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결국 해외 쪽으로 승부를 봐야한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5000억원을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수년간 이어지는 세종 신공장 투자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신규 공장을 확대하는 공사를 하는 동시에 올해 1월 본공장 신축을 허가 받았는데 EU-GMP 실사를 받으면서 자동화 공정을 추진해 해외로 진출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라인 안에는 항암제 등이 포함되는 데 이는 유나이티드의 주요 수출 판로인 동남아시아권의 물량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가 남긴 것은 '진짜 플랫폼'으로서 기업의 가치다. 강 대표는 "어려운 시대에도 은행의 자금에 말려 들어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재무 구조가 탄탄하게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신약을 싣는 엔진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회사가 지속가능한 그리고 자생력을 갖추고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제약사의 본질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차원에서 강덕영 대표의 행보는 업계에 다가올 약가 한파 속 '머무름'이 아니다. 개량신약으로 번 돈을 신약에 투자하고 위험성을 분산하며, 스마트 공장으로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느리지한 꾸준한 '한 걸음'이다.
학력
한국외국어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R.O.T.C 제 7기 육군소위 임관 (통역장교)
주요 수상
석탄산업훈장 수훈 (2006)
철탑산업훈장 수훈 (2015)
주요 저서
여명의 빛, 조선을 깨우다
복음의 빛, 한국을 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