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사고 형사특례, '상생 vs 면책' 공방 속 상반기 입법 추진

김윤 의원, 2일 기자간담회서 대표발의 '의료사고 상생구제법' 쟁점 설명

2026-02-02     허현아 콘텐츠팀장/기자

고위험 필수의료가 의료사고 부담으로 위축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한 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환자단체와 의료계 대치 국면을 풀어갈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와 정치권은 의료사고 예방부터 분쟁 조정, 사후 구제까지 전 주기를 제도화해 의료진과 환자가 모두 보호받는 '상생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지만, 환자단체는 "의료진의 형사처벌을 완화하는 법안 취지가 과도한 사법 특례로 작용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나서 상반기 처리를 목표한 법 개정 작업이 순항할 지 주목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2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필수의료는 지키고 환자 피해는 신속히 회복하는 의료사고 상생구제법'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김 의원은 의료시고 발생 시 소송과 형사 절차로 환자 피해 회복이 지연되고 필수의료 현장이 위축되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취지로 의료사고 예방부터 사후 구제에 이르는 과정을 제도화하는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환자안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법안은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에게 일정 요건 하에서 형사 특례를 부여하되, 환자에게 사고 경위와 의료적 판단 과정을 설명하는 의무를 법적으로 명문화해 의료사고 이후 갈등을 조기에 해소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해당 법안이 의료진 보호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특히 형사처벌 특례 조항은 의료사고 책임을 구조적으로 면책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필수의료 분야 의료사고 분쟁조정 제도화를 위해 대표발의한 '의료사고 상생구제법' 주요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허현아 기자

김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진들이 과중한 법적 부담으로 현장을 이탈하면 의료진 부족으로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며 "필수의료 분야 지원을 저해하는 의료사고 법적 부담을 막고, 환자와 의료진 간 불신을 야기하는 분쟁 조정 절차의 미비한 점을 개선해 의료진과 환자 모두 보호받는 체계를 제도화하려는 것"이라고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김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의료사고 예방 및 사전 관리체계 강화 △환자의 권리 보장과 피해 회복 지원 △중대한 과실이 아닌 필수의료 행위에 대한 공소제한 특례 도입 △조정·감정 절차의 공정성·전문성 강화 및 활성화를 골자로 한다.

먼저 환자안전법 개정안에서 의료사고 발생 시 전담기관을 통한 원인조사와 개선 권고·이행계획 수립을 의무화하고, 국가가 인력·재정·시스템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했다. 의료사고 예방과 피해구제, 분쟁조정 관련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의료사고 예방과 재발 방지 체계를 강화했다. 

의료분쟁조정중재법 개정안에는 의료사고 발생 시 환자 대상 설명의무를 명시하고, 의료사고 트라우마센터를 설치해 환자·가족과 의료인의 심리 회복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필수의료 사고에 대해서는 의료사고심의위원회를 통한 형사절차 특례를 도입했다. 

형사 특례는 형의 임의 감면, 반의사불벌, 공소제한 등 3단계로 설계됐다. 필수의료행위 과정에서 의료인이 설명의무를 이행하고 책임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한 경우 법원이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했으며, 조정·중재가 성립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반의사불벌 특례를 경상해에서 중상해까지 확대했다.

또한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필수의료 사고의 경우 설명의무 이행과 책임보험 가입을 전제로 의료사고 조정 자동개시 제도를 도입해 신속한 조정·중재를 지원하고 손해배상이 완료되면 상해·사망 여부와 관계없이 수사기관 공소 제기를 제한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진의 과도한 사법적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피해 회복을 전제로 의료사고를 해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윤 의원은 "환자 입장에서 형사 특례가 권리 제한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면서도 "의료사고로 인한 과도한 법적 부담 때문에 의료진이 필수의료 현장을 이탈하거나 지원을 기피하는 현상을 막는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동안 환자단체, 시민단체, 의료계 의견을 충분히 듣고 오랜 논의 끝에 법아을 마련했다"며 "대한민국 의료 정상화와 필수의료·지역의료 회복을 위한 제도라는 점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윤 의원은 또한 "해당 법안은 응급의료 정상화법, 환자안전법, 환자기본법 등과 맞물려 있어 통과가 지연되면 관련법 처리도 늦어질 수 있다"며 "지방선거 전에는 통과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에는 응급·중증·소아·분만 등 필수의료 영역 의료사고 책임 부담을 완화하고, 의료사고 조사·감정 및 환자안전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법안이 다수 발의돼 있다. 김윤 의원 외에도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의료분쟁조정중재원 비영리민간단체 추천위원 획대),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반의사불벌 및 공소제한 확대),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책임보험 또는 공제 가입 의무화, 의료사고심의위 신설) 등이 법안을 제출해 병합 심사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