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등재 앞둔 오젬픽, 동떨어진 급여기준에 '시끌시끌'

복지부 "오남용 가능성에 급여기준 엄격하게 설정" 의료현장 "최신 진료지침과 괴리가 있어"

2026-01-28     이현주 취재팀장/기자
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

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이 급여등재를 앞두고 의료현장과 환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동일 성분 약제가 비만치료제로는 비급여 처방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당국이 오남용 가능성을 우려해 급여 기준을 엄격하게 설정했기 때문이다.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급여 기준에서 오젬픽을 기존 당뇨병용제와 별도의 개별 고시로 분리했다. 복지부는 "허가사항은 제2형 당뇨병이지만, 급여 범위 이외에 해당할 경우 항비만 약물로 오용될 가능성을 고려해 투여 대상과 평가 방법, 처방 기간 등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급여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투여할 경우, 비급여나 약값 전액 본인부담조차 인정되지 않는다.

급여 기준을 벗어난 사용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한 구조다. 또한 저용량으로 시작해 증량해야 하는 약제 특성을 고려해 초기 투여 시 처방 기간을 4주로 제한했다.

이 같은 급여기준이 공개되자 의료현장과 환자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급여기준 문제 쟁점은 △메트포르민과 설포닐유레아 병용요법을 2~4개월 이상 선행해야 한다는 요건 △BMI 기준 적용 △초기 처방기간 4주 제한 △최초 투여 시와 이후 3개월마다 HbA1c·BMI 등 자료 제출 의무 등이다.

한 내과 전문의는 "최신 진료지침에서는 설포닐유레아를 필수 약제로 규정하지 않고 저혈당과 체중 증가 위험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급여 요건 충족을 위해 사실상 사용이 강제된다"며 "환자 맞춤 치료 흐름과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홈페이지에도 급여기준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한 의료진은 " 현행(안)의 투여대상 HbA1c 7% 이상 + 메트포르민/설포닐유레아 복용 기준은 치료 접근성을 과도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어 보인다"며 "당뇨병 진단 기준은 HbA1c 6.5% 이상이며, 6.5~6.9% 구간에도 고위험 환자군(심혈관질환자 등)이 존재한다. 특히 고도비만(BMI ≥30 kg/㎡) 환자는 인슐린저항성 및 합병증 위험이 높아 GLP-1 치료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위험군에 한정해 메트포르민+설포닐유레아 2~4개월 병용에도 HbA1c 6.5~6.9%인 환자 중 BMI ≥30 및 (심혈관 질환등 고위험 동반질환(예: ASCVD)자 또는 인슐린 투여 곤란 사유자)로 조건부 기준을 추가하는 것을 제안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재정 지출이 클 수 있지만 환자들의 합병증 등 추후 상황을 고려하면 비용 중립적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 당뇨 환자는 "오젬픽에 대한 오남용 방지와 건보 재정 관리를 위한 자료 제출·처방기간 제한 등 관리 장치의 취지에는 동의한다"면서도 "현행 조건이 유지되면 설포닐유레아가 부적절한 환자에서도 '요건 충족용 처방'이 증가해 비용 및 부작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설포닐유레아 선행 요건 삭제 또는 대체 경로 허용, 설포닐유레아 금기/고위험 환자 예외 조항 명문화, ASCVD/HF/CKD 고위험군 별도 진입 경로 마련을 요청한다"며 "오남용 관리는 단계치료를 강제하기 보다 모니터링(자료 제출, 처방기간 제한, 주기적 평가)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