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환자 부작용 줄인 '아큅타', 치료 중단율 17%p 감소"
히터뷰 | 조수현 의정부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 급성기 치료서 예방치료로 패러다임 변화 전망 "CGRP 치료제 도입으로 치료제 선택 어려움 줄어"
편두통은 세계적으로 10명 중 약 2명이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많은 환자들이 단순 두통으로 인식하는 등 질환 관련 이해도가 낮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편두통의 대표적 증상으로는 △심장이 뛰는 듯한 박동성 통증 △메스꺼움 △구역감 등이 있는데 이러한 증상과 두통의 연관성을 인식하지 못해 소화기내과 등 다른 진료를 받는 환자가 많다. 실제 지난 2019년 진행된 국내 연구에서 편두통 환자가 병원을 찾기까지 평균 10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기존 급성기 치료 중심에서 예방 치료 중심으로 편두통 치료 패러다임 전환이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질환 인식 제고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는 의견도 공유됐다.
히트뉴스는 조수현 의정부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를 만나 편두통 예방 치료 과정과 CGRP 표적 치료제 '아큅타(성분 아토제판트)'의 임상적 효능에 관해 들어봤다.
1개월에 4번 이상 중등도 이상 두통 경험 시 예방 치료 권고
환자가 느끼는 치료 필요성이 가장 중요
편두통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3차 신경 중 CGRP가 뇌 안쪽으로 들어오면서 유발되는 두통이다. 한쪽머리가 아픈 두통으로 인식되지만 통증이 한쪽에 국한되지 않고 두통의 강도가 중등도 이상이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두통을 느낀다면 편두통으로 진단된다. 빛이나 소리에 예민해지는 증상도 편두통 진단 기준에 속한다.
조수현 교수에 따르면 두통의 정도는 주관적이기 때문에 보통 0점에서 10점까지 점수로 표현한다. 10점은 산통 수준의 극심한 통증을 의미하고, 보통 5점 이상이면 진통제를 복용하고 싶을 정도의 중등도 이상 두통으로 분류된다. 또한 두통 때문에 일상 업무 수행에 지장이 생길때도 중등도 이상의 두통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환자들이 초기에는 진통제를 복용하며 통증을 완화하는 급성기 치료로 두통을 조절하다가 진통제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두통 기간이 오래 지속되면 병원에 방문해 예방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예방 치료는 두통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개입해 두통 발생 빈도를 줄이고 실제 두통이 나타났을 때 통증 강도를 낮추는 치료다.
조수현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느끼는 치료 필요성이다. 한 달에 한 번만 두통이 있더라도 환자가 힘들거나 진통제 반복 복용이 부담스럽다면 예방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작용 줄이고 치료 순응도 높인 CGRP 표적치료제
아큅타, 기존 치료제 효과 못본 환자에 새로운 치료옵션
과거에는 편두통을 표적하는 치료제가 없어 고혈압 치료제나 항우울제 등 다른 약물 중 효과가 있는 약물이 사용됐다. 때문에 부작용이 비교적 많은 편이었고, 예민한 환자들은 치료를 지속하기가 어려웠다.
CGRP 치료제는 부작용 수준이 경미해 치료 순응도를 개선시켰다. 기존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 1년 시점에서 절반 이상 환자들이 치료를 중단했던 것과 달리 CGRP 도입 후에는 최소 기간인 3개월간 치료를 유지하고 1년 이상 치료를 진행해도 치료 중단 비율이 10% 미만이라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CGRP 표적 치료제는 제형에 따라 경구제와 주사제로 분류되며 CGRP 물질에 직접 결합해 작용을 억제하거나 CGRP가 결합해야 효과를 나타내는 수용체에 작용해 기능을 차단하는 두가지 기전을 가진다.
주사제의 경우 분기별로 3개월에 1번씩 투여하면 되고 투여 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사 시 통증에 관한 두려움과 부담을 느끼는 환자도 있다. 리얼월드 연구 결과에서도 약 50% 환자가 경구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효과 측면에서도 기존 경구 예방 치료제에 비해 약 2배 정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며 "CGRP 치료제 도입으로 치료제 선택의 어려움이 줄었고 주요 두통 학회에선 CGRP 치료제를 1차 치료옵션으로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큅타는 지난 2024년 국내 도입된 경구제형 약물이다. 기존 경구 약물은 최소 2~3주, 길게는 1개월을 복용해야 효과가 나는 것으로 보고됐는데 이보다 효과 발현이 빠르다는 게 아큅타의 임상적 장점이다. 삽화성 및 만성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ADVANCE △ELECATE △PROGRESS 등 임상 3상 연구 3건에서 아큅타 60mg은 복용 1일차부터 편두통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아울러 지난해 국제두통학회에서 발표된 'TEMPLE' 연구 결과 아큅타 60mg 투여군의 50% 반응률(3개월 후 월간 두통 일수)은 기준선 대비 약 50% 이상 감소했고, 토피라메이트군은 40% 수준에 그쳤다.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도 아큅타가 12.1%로, 29.6%인 토피라메이트보다 낮았다.
조 교수는 "아큅타는 매일 복용해야 한다는 특성이 있지만 주사 투여에 부담이 없고 통증이나 주사 부위 반응을 피하고 싶은 환자들에게 적합한 선택지"라며 "실제 현장에서 두 종류 이상의 주사제를 사용했음에도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했던 환자 중 아큅타로 전환 이루 증상 개선을 경험한 사례들이 확인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환자군의 규모가 매우 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일정 비율에서 의미 있는 효과가 관찰되고 있다는 점은 아큅타가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았던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 편두통 예방 치료 시장의 발전을 위해 질환 인식 제고를 중요한 과제로 언급했다. 이에 학회에서도 △언론 노출 △SNS 캠페인 △환자 경험 공유 프로그램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과거에는 예방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어서 급성기 치료가 강조됐지만 CGRP 표적 치료제 등 치료 환경이 변하면서 예방 치료가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편두통은 특정 시기에 갑자기 생기는 질환이 아니라 발생하기 쉬운 뇌의 특성을 타고난 상태에서 증상이 드러나는 질환"이라며 "증상이 악화된 뒤에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아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은데, 병원을 찾는 기준을 지금보다 조금 낮춰도 괜찮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