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적 소수전이성 폐암, 렉라자+SBRT 병용 시 무진행생존 연장"

임선민 교수팀, ABLATE 2상 임상 연구 결과 ESMO open 게재 "렉라자 단독요법 대비 PFS 10~12개월 연장된 34.0개월 확인"

2026-01-23     황재선 기자

'동시적 소수전이성((synchronous oligometastatic)'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 기존 표준요법인 3세대 표적치료제과 국소절제 방사선요법(SBRT)을 병행할 시 유의미한 무진행생존기간(PFS) 연장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임선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팀은 최근 유럽종양학회(ESMO) Open 학술지에 동시적 소수전이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렉라자와 렉라자+SBRT 병용요법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ABLATE 2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동시적 소수전이성이란 최초 진단 시 이미 전이가 확인되지만 전이 병변의 수와 범위가 매우 제한적인 환자군을 말한다. 전이 단계로 구분돼 3세대 표적치료제가 표준치료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 환자군에서 전신 표적치료 단독으로 충분한 질병 조절이 가능한지 또는 국소 치료를 초기부터 병행하는 전략이 추가적인 임상적 이점을 제공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임선민 교수는 작년 세계폐암학회(WCLC 2025)에 참가해 동시적 소수전이 EGFR 변이 폐암 환자에서 1차 치료 단계부터 3세대 표적치료제와 국소 치료를 병행하는 전략의 임상적 가능성과 의미를 시사했다. 연구 결과 렉라자-SBRT 초기 병행 환자군의 PFS가 34.0개월로 렉라자 단독요법 대비 약 9개월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ESMO open 학술지 게재는 이 연구 내용을 담고 있다. 

히트뉴스는 ABLATE 임상의 연구책임자(PI)인 임선민 교수를 만나 동시적 소수전이 EGFR 변이 폐암의 임상적 특성과 연구 추진 배경과 주요 결과 그리고 향후 적용 가능성을 들어봤다. 

 

동시적 소수전이성 EGFR 변이 폐암은 어떤 특징이 있나요?

임선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동시적 소수전이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최초 진단 시 이미 전이가 확인되지만 전이 병변의 수와 범위가 매우 제한적인 환자군을 의미합니다. 이번 'ABLATE' 연구에서는 전이 병변 수가 총 5개 이하이면서, 전이가 발생한 장기 수가 3개 이하인 경우를 동시적 소수전이로 정의했습니다.

이 환자군은 4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에서도 약 20% 내외에서 관찰됩니다. 전이가 확인되기는 했지만 흉막이나 다수 장기로 광범위하게 퍼진 전형적인 4기와 달리 병변들이 각각 분리된 형태로 소수 존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임상적으로는 초기 폐암과 말기 폐암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과도기적 상태로 수술이나 적극적인 국소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4기 환자들에게 사용되는 전신 항암치료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해당 병기 환자들에게 그동안 충족되지 못한 수요는 뭔가요?

"병기상 4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가이드라인에 따라 전신 항암치료를 적용하게 됩니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는 최근 3세대 표적치료제 병용요법이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비용 부담과 환자 불편, 이상반응 관리 측면을 고려할 때 전이가 비교적 제한적인 동시적 소수전이 환자군에도 표적치료제 병용요법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 지에 대해 고민이 있었습니다."

 

작년 ABLATE 2상 연구 결과가 발표됐는데, 어떤 연구인지 궁금합니다.

"동시적 소수전이성 환자를 대상으로 렉라자 단독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하고, 여기에 국소 치료를 병행했을 때 실제로 추가적인 임상적 이점이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한 연구였습니다.

이번 연구는 유한양행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대한항암요법연구회(KCSG)의 연구자주도 임상이었습니다.  연세암병원, 서울아산병원, 해운대백병원, 가천대 길병원 등 4개 기관에서 총 67명의 환자가 참여했습니다. 이 가운데 세브란스병원에서 40명 이상을 등록해 가장 많은 환자를 담당했습니다.

당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아직 승인되지 않아 렉라자 단독요법을 표준치료로 활용했고, 국소 치료로는 국소절제 방사선요법(SBRT)를 시행했습니다. 렉라자 단독군과 렉라자+SBRT 병행군으로 1:1 무작위 배정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기존 임상에서는 표적치료제를 단독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한 뒤 질병이 일부 진행했을 때 국소 방사선 치료를 추가하는 전략이 일반적이었다면, ABLATE 연구는 질병 진행 이전, 초기 단계부터 SBRT를 병행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습니다.

렉라자-SBRT 병용 전략의 치료 목표는 단순한 병변 조절을 넘어, 확인된 모든 전이 병변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완전히 제거하는 데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이 병변 수가 5개 이하인 환자들의 모든 병변에 SBRT를 시행했으며, 이는 전이가 매우 초기 단계에서 발견된 환자군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연구의 가장 주목할만한 성과는 무엇인가요?

ABLATE 연구 PFS 결과 / 사진=ABLATE 연구 WCLC 2025 발표 포스터

 "이번 연구의 가장 핵심적인 성과는 1차 치료 단계에서 렉라자+SBRT 병행 시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유의미하게 연장했다는 점을 전향적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는 것입니다. 

렉라자 단독요법 자체로도 PFS 24개월이라는 좋은 예후를 보여줬고, SBRT를 1차 치료 초기 단계에서 병행했을 때 약 10~12개월 연장된 34개월을 나타냈습니다. 

예후가 비교적 좋은 환자군이라 하더라도 대부분의 환자는 결국 질병 진행을 경험하게 되며, 환자에 따라 진행 시점에는 큰 편차가 존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임상적으로 가장 중요한 목표는 질병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 것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특히 MARIPOSA 3상 임상에서 보고된 PFS 수치보다도 더 긴 성과로, 고비용의 약제 사용이나 추가적인 전신 부작용 없이 국소 치료 병행만으로 이 정도의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큽니다. 또한 질병이 진행되더라도 이후에 리브리반트와 같은 후속 치료 옵션이 남아 있다는 점은, 임상 현장에서 치료 전략을 단계적으로 설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본 연구에서는 1차 평가 변수였던 PFS 연장을 충족했으나, 전체생존기간(OS) 데이터는 아직 성숙되지 않아 추가적인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SBRT 병행에 따른 환자 부담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렉라자의 기존 안전성 프로파일과 큰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SBRT를 병행한다고 해서 환자들이 더 힘들어 하거나 전반적인 이상반응이 증가하는 양상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폐렴 발생이 유의하게 증가하지도 않아 전반적으로 안전성은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다만 종양의 위치에 따라 방사선 치료 적용이 제한적인 경우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종양이 심장과 인접한 인접한 중앙 부위에 위치한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가 어려울 수 있고, 식도 근처 병변에서는 방사선 조사로 인해 식도염과 같은 국소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신 항암치료로 인한 부담과 비교했을 때, 방사선 치료로 인한 추가적인 부담은 임상적으로 대부분의 환자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여 환자 중 인상 깊었던 사례가 있을까요? 

"참여 환자 가운데 한 젊은 여성 환자분이 기억에 납니다. 이 환자는 렉라자-SBRT 병용군에 배정돼 약 3년 이상 질병이 안정적으로 유지됐습니다. 이후 질병 진행이 확인돼 재조직 검사를 시행했는데, 매우 드문 소세포폐암으로의 형질 전환이 확인됐습니다. 현재는 소세포폐암에 대한 표준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형질 전환은 장기간 표적치료에 노출된 일부 환자에서 극히 드물게 관찰되는 현상입니다.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이 변화한 결과로 이해할 수 있으며, 렉라자-SBRT 병용 전략을 통해 장기간 질병 조절이 가능했음을 보여줍니다. 

예외적인 이번 사례와 달리, 전반적으로는 렉라자-SBRT 병용 치료를 받은 환자들 가운데 장기간 질병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경우가 다수 관찰됐습니다. 병변이 국소적으로 진행하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방사선 치료를 통해 치료 기간을 더 연장할 수 있었고, 삶의 질 측면에서도 렉라자 단독요법과 비교해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이번 ABLATE 연구를 통해 새롭게 확인된 시사점은 무엇인가요?

"SBRT는 수술과 유사한 목적을 가진 국소 치료로, 확인된 모든 병변을 적극적으로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번 연구에서 환자들은 영상 검사에서 종양이 완전히 소실된 것처럼 보이지 않더라도,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 병변에서는 치료에 따른 변화 소견이 관찰됐습니다. 

이는 국소 치료 효과를 반영한 결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완전한 의미의 완치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질병 진행을 최대한 지연시켜 완치에 가까운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치료 과정에서 새로운 국소 병변이 발생할 경우 렉라자 치료를 유지하면서 추가적인 SBRT를 고려할 수 있고, 전신적으로 병변이 확산되는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이나 리브리반트와 같은 새로운 전신 치료 옵션을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병용요법의 경제적 부담이 큰 편이기 때문에, 이러한 환자군에서도 치료 전략을 결정할 때는 환자 상태와 현실적인 여건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반면 렉라자 단독요법과 SBRT는 모두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병행하는 전략이 임상적 효과와 환자 부담을 함께 고려한 가장 합리적인 치료 옵션이라고 생각합니다."

 

향후 치료 현장에서 적용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요?

"아직 렉라자+SBRT 병용 전략은 공식적인 적응증으로 허가된 치료는 아닙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허가 외 사용(off-label) 범주에서 각 환자의 임상적 특성과 의료진의 판단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렉라자와 SBRT는 각각 전신 치료와 국소 치료로 역할이 구분돼 있으며, 전이가 제한된 환자군에서는 두 치료를 병행함으로써 질병 조절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동시적 소수전이성 환자에서 치료 전략을 고민할 때 하나의 근거로 참고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