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피임약 1위 머시론 아성 무너지나… 멜리안과 센스데이 맹추격

'20대 여성 친화 브랜딩' 성공한 동아제약·유한양행 약진

2026-01-22     최선재 기자

 

히트뉴스와 비저너리 데이터 공동 기획 Hello OTC 15%

빅데이터 분석회사 비저너리데이터(대표 이홍기)와 함께 전국 패널 약국 330곳의 데이터를 분석, OTC 명가들이 어떤 전략으로 약국과 소비자의 마음을 훔쳤는지 조명한다.

(22) '20대 여성 친화 브랜딩' 성공한 동아제약·유한양행 약진

최선재 기자가 챗GPT로 각색한 이미지.
치일약 시장 OTC 인덱스

'저용량' 머시론정 '독주'… '락인 효과' 덕분

2024년 1월부터 12월말까지 패널 약국의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경구 피임 OTC시장에서는 알보젠코리아의 '머시론정'이 OTC 인덱스 158로 제일 높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제약의 '멜리안정'은 94로 2위를 차지했고 유한양행 '센스데이정'이 81로 TOP3에 안착했다.

약사 출신 OTC 마케팅 전문가는 "피임 OTC 시장은 락인 효과(Lock-in Effect)가 강하게 작용하는 독특한 성향을 지닌 시장"이라며 "호르몬이 배란 주기 등에 직접 관여하기 때문에 여성 입장에서는 한 번 선택하면 피임약을 바꾸지 않는 경향이 높다. 이 시장에서는 브랜드 이미지 중 '신뢰'라는 가치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머시론정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오리지널 약으로 '비교적 안전하다'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락인 프리미엄을 지금까지 누리고 있다"며 "저용량이기 때문에 더욱 안전한 피임약이라는 마케팅을 수년동안 유지하면서 20대 여성 인식에 사전 피임약 하면 '머시론정'을 떠올리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제약사 PM은 "머시론정은 '1위' 또는 '첫번째' 피임약이란 광고 문구를 지속적으로 어필하고 있다"며 "평범한 20대 여성들이 누구나 찾는 국민 피임약이란 이미지를 구축한 것은 물론 오랫동안 큰 문제 없이 안전하다는 이미지가 쌓여 위상이 공고하다"고 분석했다.

 

20대 여성 '멜리안정' 인기, 동아제약 맹추격 돌입

업계는 특히 동아제약의 약진을 주목했다. 동아제약의 멜리안정(94), 마이보라정(72)이 피임 OTC 시장의 톱4에 이름을 올렸다는 이유에서다.

제약사 PM은 "동아제약이 최근 머시론정의 아성을 깨고 있다"며 "저용량 제품으로 순하고 부드러게 이용이 가능하다는 문구를 내세워 SNS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펼친 결과로 2030 여성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는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좀처럼 OTC를 바꾸지 않던 20대 여성들이 멜리안정을 찾으면서 마이보라정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흐름도 보이고 있다"며 "마이보라정은 저용량을 내세운 머시론정이 나오면서 주춤했지만 멜리안정이 인기를 끌면서 다시 인기 품목 반열에 들어갔다"라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 대학 인근 약국 약사 A 씨는 "최근 20대 대학생이 멜리안정을 많이 찾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여행을 위해 생리주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멜리안정 지명구매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는 동아제약이 꾸준히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SNS 전략을 펼친 결과"라며 "특히 피임약 같은 호르몬제 시장의 환자들은 부작용에 예민하기 때문에 머시론정이 아닌 대체품을 찾을 때 멜리안정을 추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센스데이정 '약진' 유한양행 저력 과시

성장률 1위는 유한양행의 센스데이정(18%)이 차지했다. 동아제약 마이보라정(4%)과 유한양행 센스데이큐정(4)이 성장률 톱5에 이름을 올렸다.

OTC 개발 전문가(약사)는 "유한양행은 머시론정의 락인 효과를 깨는데 집중하지 않았다"며 "머시론정과 성분과 용량이 같은 제네릭을 빠르게 출시하면서 '확실한 대체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어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2019년 처음 출시 당시 '우리, 따로 또 같이'라는 키 메시지로 인기를 끌었고 그 효과가 지금도 이어질 정도"라며 "대형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와 카페 등에서 머시론정의 대안으로 센스데이정 호감도가 올라간 계기"라고 언급했다.

제약사  PM은 "경구 피임 OTC는 MSD, 바이엘 등 다국적 제약사의 전유물로 불리던 곳"이라며 "때문에 동아제약이 마이보라정과 멜리안정을 자체 제품으로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점유율을 올렸고 유한양행이 바통을 받아 센스데이정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두 회사는 다국적 제약사가 점유한 20대 여성 친화 제약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라며 "이는 여성 관련 OTC는 물론 건강기능식품, 의약외품까지 브랜딩을 하는데 유리하다. 동아제약과 유한양행이 여성 친화 제약사로 발돋움한 계기"라고 덧붙였다.  

 용어설명 

OTC 인덱스는 2024년 1월 타이레놀정의 표본약국매출을 100으로 설정한 상대비교지수다. 패널약국 330곳은 전국에 분포해 있다. 예를 들어 2024년 1월 1일 330곳의 약국에서 각 약국당 판매된 타이레놀 매출이 30만원이다. 산술적으로 (30만원*330곳)이면 한달 매출 1억을 100으로 잡을 수 있다. 유한양행의 OTC 인덱스가 2853이 나왔다는 뜻은 약 28억의 매출을 올렸다는 뜻이다. 다만 2024년 1월 타이레놀정의 표본약국매출을 100으로 설정한 OTC 인덱스는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1억 또는 10억 등으로 특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