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위끼리 만났다" 릴리-엔비디아와 1.5조원 AI 협력

글로벌 제약사 시총 1위 '릴리', 슈퍼컴퓨터 이어 공동연구소 구축 인실리코부터 엔비디아까지, AI 신약 개발 공격적 확장하는 릴리

2026-01-14     김선경 기자
출처=엔비디아 보도자료

일라이 릴리가 엔비디아와 샌프란시스코에 'AI 공동 혁신 연구소'를 설립하고 향후 5년간 최대 10억 달러를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은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 아키텍처와 로보틱스 기술을 릴리의 연구 및 제조 공정에 도입하는 것이 핵심으로, 글로벌 제약사 시총 1위 기업과 AI 연산 분야 시총 1위 기업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큰 이목을 끌었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이번 협력은 릴리가 지속해온 AI 확장 행보의 연장선에 있다. 그간 인실리코 메디슨, 슈퍼루미널 메디슨 등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외부 AI 기술을 적극 수용해온 릴리가 독자적인 AI 신약 개발 생태계 구축에 한층 더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5년간 10억달러 투자해 '컴퓨팅 기반 신약 개발' 강화

양사는 향후 5년간 인재 영입과 컴퓨팅 인프라 구축, 연구 개발에 최대 10억달러(약 1조4700억원)를 투자한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위치할 연구소는 릴리의 의생명과학 전문 지식과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 기술을 결합하는 거점이 된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엔비디아의 최첨단 기술을 릴리의 신약 개발 전 과정에 통합하는 것이다. 연구소 인프라는 엔비디아의 바이오 전문 플랫폼인 BioNeMo와 차세대 베라 루빈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구축된다. 릴리의 연구진과 엔비디아의 AI 엔지니어들은 연구소에 함께 상주하며 생물학 및 화학 데이터를 학습한 거대 모델을 구축해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특히 양사는 실험실과 계산실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연속 학습 시스템 구축에 집중한다. 이는 AI가 제안한 가설을 즉각 실험으로 검증하고 그 결과를 다시 모델 학습에 반영하는 구조이다. 또한 엔비디아 옴니버스를 활용해 제조 공정의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고, 로보틱스 기술을 생산 라인에 적용하여 의약품 공급망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안도 포함되었다.

 

지난해부터 AI 신약에 수조원 투자한 릴리

릴리는 이번 파트너십 이전부터 AI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을 확장해 왔다.

특히 엔비디아와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릴리는 엔비디아와 협력하여 1000개 이상의 GPU가 탑재된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고 'AI 팩토리'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시스템은 신약 후보물질 탐색부터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까지 전 과정을 처리하는 핵심 거점이다. 릴리는 이 인프라를 연구 효율 극대화는 물론, 로보틱스와 디지털 트윈 기술을 결합한 생산 공정 효율화와 의료영상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입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신약 발굴 및 파이프라인 강화 측면에서 AI 기반의 구조 설계 전문 기업들과 대규모 딜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생성형 AI와 구조 생물학 플랫폼을 보유한 슈퍼루미널 메디슨과 13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고 GPCR 표적 치료제 개발을 시작했다. 이어 인실리코 메디슨과는 AI 플랫폼 'Pharma.AI'에 대한 1억 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후보물질 도출 기간 단축에 나섰다. 가장 최근에는 님버스 테라퓨틱스와 13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AI 기반 구조 설계를 통한 경구용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강화했다.

릴리는 데이터 및 개방형 혁신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를 냈다. 지난 한 해 동안 11억 달러 이상의 계약 가치를 기록한 템퍼스 AI의 멀티모달 데이터셋을 신약 개발 프로세스에 통합하며 데이터 경쟁력을 높였다. 이와 함께 자체 연구 데이터를 학습시킨 모델을 외부 바이오텍에 공유하는 '릴리 튠랩' 플랫폼을 공개하기도 했다.

릴리가 엔비디아와 이번 연구소 설립을 통해 인프라, 플랫폼, 데이터를 모두 갖춘 AI 기반 제약사로써 글로벌 신약 개발 경쟁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지 관련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