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푸그라티닙, FGFR2 변이 담관암 'Best-in-class' 잠재력 입증"
2상 임상서 ORR 46.5%, DCR 96.5%, mDoR 11.8개월 기록 "기존 범 FGFR 억제제의 off-target 이상반응 줄여, 치료 장기 지속 가능"
HLB가 개발 중인 FGFR2 융합·재배열 표적 항암제 '리라푸그라티닙'이 담관암 임상 2상에서 임상적 혜택을 입증하면서 새로운 치료옵션 등극에 한 발 다가섰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ASCO GI 2026)' 구두 초록 발표(Oral Abstract Session)에서는 FGFR2 융합·재배열 환자를 대상으로 리라푸그라티닙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 2상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임상에서 리라푸그라티닙은 객관적 반응률(ORR) 46.5%, 질병조절률(DCR) 96.5%,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 11.8개월을 기록했다.
현재 허가돼 있는 범-FGFR(pan-FGFR) 억제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군에서도 ORR 23%, DCR 77%의 결과가 나타났으며, 이전 화학요법 및 FGFR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군에서는 ORR 63%, mDOR 9.2개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 11개월을 기록했다.
리라푸그라티닙 투여 환자에서 발생한 이상반응은 구내염과 수족증후군 등 FGFR2 억제 기전 관련(on-target) 반응이었으며, 대부분 관리 가능한 부작용으로 보고됐다.
더불어 FGFR 억제제의 주요 부작용으로 알려진 고인산혈증과 설사 발생률은 각각 20.7%, 21.6%로 나타나, 기존 허가 약물인 페미가티닙(오리지널 페마자이레) 60%, 47%, 푸티바티닙(오리지널 리고비) 85%, 39% 대비 낮은 빈도를 보였다.
히트뉴스는 이번 임상에 참여하고, ASCO GI 행사에 참석한 미국 모핏 암센터(Moffitt Cancer Center) 리차드 김 교수와 지난 10일 비대면 인터뷰를 통해 연구 결과의 의미와 담관암 치료에 있어 리라푸그라티닙의 가치 등을 들어봤다.
담관암에서 FGFR2는 왜 주 타깃으로 주목받을까요?
"FGFR(Fibroblast Growth Factor Receptor)은 수용체 티로신 키나아제의 일종으로, 암에서는 유전자 증폭(amplification), 활성화 돌연변이(activating mutation), 융합/재배열(fusion/rearrangement) 등의 이상이 관찰됩니다.
종류는 FGFR1~4가 대표적이며, 이 중 FGFR2는 담관암, 자궁내막암, 위암, 비소세포폐암 등에서 돌연변이가 보고됩니다. 특히 FGFR2 융합·재배열은 간내 담관암(iCCA)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 학계에서는 간내 담관암 환자의 약 10~15% 정도에서 관찰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리라푸그라티닙의 담관암 기전을 알고 싶습니다.
"리라푸그라티닙은 FGFR2에 고도로 선택적인 억제제로, 공유결합(covalent)/비가역적 결합을 통해 FGFR2를 강력하게 억제하도록 합리적으로 설계된 약물입니다. 또한 중요한 차별점으로, 리라푸그라티닙은 여러 FGFR2 내성 돌연변이에 대해서도 활성을 유지하도록 개발되어, 기존 FGFR 억제제에서 반응 저하 또는 내성을 유발할 수 있는 변이들에 대해서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면, 범 FGFR 억제제는 FGFR2 외에도 다른 FGFR 아형을 함께 억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FGFR1 억제와 연관된 고인산혈증, FGFR4 억제와 관련된 설사 등 off-target(비표적) 독성이 치료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으며, 일부 획득 내성 FGFR2 변이에서는 약효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번 ASCO GI에서 2상 결과가 공개됐는데, 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리라푸그라티닙은 독립평가위원회(IRC)가 평가한 ORR에서 46.5%(완전관해 2.6%, 부분관해 43.9%)의 유의미한 항종양 활성을 보였습니다. 또 DCR도 96.5%로 매우 높았습니다.
반응의 지속성도 양호해 DoR 중앙값은 11.8개월이었고, 반응의 76.2%가 6개월 이상 유지됐습니다. PFS 중앙값은 11.3개월(12개월 PFS 비율 49.2%), OS 중앙값은 22.8개월(12개월 OS 비율 74.6%)이었습니다. 흔한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수족증후군(팔마-플란타 홍반감각이상) 81.9%, 구내염 75%, 탈모 65.5%였으며, 용량 감량은 75.9%에서 발생했지만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은 5.2%로 낮았고, 삶의 질(QoL)은 유지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이들 데이터를 종합해보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신호라고 판단합니다. 항암 효과가 매우 높았고, 반응의 지속성 측면에서도 길게 유지돼 단순히 반응률만 높은 것이 아닌 지속 가능한 반응임을 시사했습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실제 임상에서 충분히 치료를 지속하며 장기적인 이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범 FGFR 억제제는 off-target 독성 문제가 걸림돌 입니다. 리라푸그라티닙에서 어느 정도 개선됐나요?
"범 FGFR 억제제의 대표적인 미충족 수요는 고인산혈증이 매우 흔하다는 점입니다. 이는 식이 조절이나 인 결합제(phosphate binder) 사용이 필요하거나 용량 감량·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FGFR 아형을 광범위하게 억제하면서 발생하는 off-isoform(비선택적) 독성도 문제입니다. 범 FGFR 억제가 FGF23 신호(주로 FGFR1 경로)를 교란해 신장에서 인 재흡수를 증가시키고, 그 결과 혈중 인 수치가 상승하게 됩니다. 또한 FGFR4 억제는 일부 환자에서 위장관 독성(설사 등)을 증가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반면, 리라푸그라티닙은 FGFR2 선택성을 통해 초기 보고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FGFR1 매개 고인산혈증이 두드러지지 않았고, FGFR4 매개 설사도 상대적으로 감소한 양상을 보여, 용량 유지와 치료 지속성(잠재적으로 더 긴 치료 기간)에 유리할 가능성이 제시됐습니다.
다만 FGFR2를 표적으로 하는 약제인 만큼 FGFR2 on-target 독성(구내염, 피부/손발톱 변화 등)은 여전히 발생할 수 있어, 실제 임상에서는 종종 FGFR1/4 관련 off-target 문제를 줄이는 대신 FGFR2 관련 이상반응을 더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독성 스펙트럼'이 이동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리라푸그라티닙은 2상 결과를 기반으로 허가를 진행합니다. 우려되는 허들이 있을까요?
"FDA가 1차 치료에서의 무작위 배정(randomized) 임상을 의무적으로 요구할 것인지가 허들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사전에 그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처럼 희귀한 환자군에서는 1차 FGFR 표적 3상 시험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점을 충분히 논리적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 시도에서도 모집이 어려워서 임상이 중단된 경우가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FDA가 어떤 형태로든 확증(confirmatory) 근거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지만, 수행 가능성(feasibility)을 고려할 때 전통적인 1차 정면 비교(head-to-head) 시험을 강제하지 않더라도, 전체 근거가 계속해서 강한 지속효과(durability), 관리 가능한 안전성, 명확한 바이오마커 기반의 임상적 이득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다른 방식으로도 확증이 가능할 수 있다고 봅니다."
병용요법 활용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나요?
"그렇습니다. 리라푸그라티닙 단독요법과 병용요법이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되는 환자군은 조금 다릅니다.
리라푸그라티닙 단독요법은 1차 치료 이후 진행한 FGFR2 융합∙재배열 담관암 환자에게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로 보입니다. 특히 명확한 바이오마커 기반의 치료 옵션이 필요한 환자에서, 항암화학요법의 독성을 추가하지 않으면서도 높은 종양 축소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반면 병용요법의 핵심 목적은 반응을 더 깊게 만들고, 내성 발생을 지연시키거나 극복하는 데 있습니다. FGFR 억제제 내성은 FGFR2 키나아제 도메인의 on-target 돌연변이와 우회 신호 경로(bypass) 활성화(MAPK, PI3K/mTOR 등)가 단독 또는 동반돼 나타날 수 있어, 기전적으로는 FGFR2 억제와 함께 해당 경로를 수직(vertical) 또는 우회(bypass) 차단하는 조합이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분자 프로파일링 연구에서 FGFR2 융합 iCCA가 비교적 '면역-냉(immune-cold)' 특성을 보일 수 있어 면역항암제나 다른 기전 약물과의 병용이 개념적으로 매력적이지만, 실제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추가 독성 관리와 함께 병용의 추가 이득을 명확히 입증하는 전향적 임상시험이 필요합니다."
리라푸그라티닙이 허가된다면, 담관암 치료 환경에 어떻게 기여할수 있을까요?
"제 관점에서 리라푸그라티닙은 FGFR2 억제제 중 동급 최상(best-in-class) 잠재력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추후 허가된다면, 간내 담관암(iCCA) 중 FGFR2 융합/재배열 아형의 치료 전략을 가장 의미 있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1차 표준치료인 항암화학요법+면역항암제 이후에 바이오마커 기반의 보다 명확한 치료 순서를 정립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리라푸그라티닙은 FGFR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2차 이상 치료의 FGFR2 융합/재배열 담관암 환자에서 선호되는 '표준 표적치료 옵션(go-to)'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으며, 현재 허가된 FGFR 표적치료제들과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