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균 GMP 강화 속 '정면 돌파'…부광약품, 역발상 승부수
업계 "위기는 기회, 액상 주사제 잠재적 가치 고려한 전략적 선택"
부광약품이 한국유니온제약 액상 주사제 공장을 인수하면서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무균 GMP 강화 정책이 시행되는 시점에 유니온제약의 액상 주사제 생산시설을 사들였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부광약품이 액상 주사제 공장의 잠재적인 가치를 주목해 역발상으로 승부수를 띄웠다고 해석했다.
부광약품은 지난 5일 유니온제약의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 계약으로 부광약품은 기존 내용 고형제 외에 항생제 등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업계는 특히 부광약품이 이번에 유니온제약의 액상 주사제 공장을 사들인 시점을 주목하고 있다.
중대형 제약사 제약사 생산관리팀 관계자는 "식약처의 무균 GMP 규제가 강화되면서 제약사들이 주사제 사업을 접고 있다"며 "그러나 부광약품은 오히려 무균 액상 주사제 공장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부광약품이 내린 인수 결정이 이목을 끌 수밖에 없는 배경"이라고 밝혔다.
앞서 식약처는 2023년 12월 'PIC/S GMP 개정 규정 이행의무' 준수를 목적으로 무균 GMP 강화 조치를 예고했다. 완제의약품 시행을 위한 유예기간은 2년이 작년 12월 30일자로 끝났기 때문에 올해부터 무균 주사제 생산 제약사들은 강화된 GMP 규정을 따라야 한다. 부광약품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러나 GMP 전문가들의 시선은 다르다. 부광약품의 액상 주사제 공장 인수 배경에 전략적인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무균 주사제 GMP 전문가는 "무균 주사제 생산과 관리는 굉장히 까다롭고 어려워 GMP 기술과 노하우들이 집적된 분야"라며 "사람의 피부에 직접 주사제를 투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무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식약처의 규제가 이번 뿐만이 아니라 갈수록 높아져온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런 측면에서 부광약품이 비교적 최신 인증을 마친 무균 GMP 공장을 인수한 점은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며 "과거에도 주사제 관련 GMP 규제가 강화됐을 때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추진한 제약사가 결실을 본 사례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식약처는 2008년 당시 해외 선진국 수준의 GMP 규정을 도입했다. 상당수 제약사들이 생산비 부담과 규제 부담으로 주사제 등 무균 제제 사업을 철수했다. 하지만 휴온스 등 일부 제약사는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휴온스는 2008년 기존 향남공장의 세 배 규모로 400억을 투자해 주사제 공장을 지었다. JW중외제약도 당시 당진공장을 착공하면서 주사제·수액제·페넴계 항생제 생산 능력을 늘렸다. 휴온스와 JW중외제약은 설비 투자를 늘린 이후 주사제와 수액제의 매출이 급성장했다.
중대형 제약사 생산본부장은 "물론 휴온스와 JW중외제약은 주사제와 수액제가 주력품목이기 때문에 주사제 규제 강화 움직임 맞서 공격적인 투자를 계획한 것일 수 있다"라며 "그러나 애초에 무균 주사제 생산시설을 갖추는 것 자체가 힘든데다 식약처의 주사제 관련 규제 강화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광약품이 향후 무균 제제 생산시설의 유지 관리를 매끄럽게 진행할 경우 장기적인 캐시카우를 쌓을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다"며 "주사제 생산시설은 애초에 진입 장벽이 높아 경쟁사들의 진입이 힘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업계는 부광약품의 영업망도 주목하고 있다. 부광약품의 영업망과 유니온제약의 액상 주사제 품목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대형 제약사 개발본부 관계자는 "한국유니온제약은 다양한 액상 주사제 품목을 갖췄지만 로컬, 종합병원 등 영업력이 부족했다"며 "그러나 부광약품은 로컬 의료기관은 물론 종합병원팀까지 비교적 탄탄한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니온제약 액상 주사제 품목이 부광약품의 영업망과 결합할 경우 주사제 품목에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며 "주사제는 제네릭 품목에 비해 경쟁 품목이 적고 대체재가 없어 영업이 수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다. 업계에서는 부광약품의 주사제 공장 인수 전략이 향후 약가 인하 파고를 넘는데도 유리할 것이란 관측도 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의 타깃은 대부분 제네릭 의약품"이라며 "이번에 40%로 일괄 약가 인하를 추진한 이유도 제네릭 의약품 난립으로 인해 보험 재정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당수 주사제는 국가필수의약품과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돼 비교적 약가 인하 여파를 비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사제와 수액제는 국민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전략 자산이라는 정부의 판단 때문"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부광약품이 유니온제약의 액상 주사제 품목들을 가져오면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데 성공한다면, 장기적으로 약가 인하 리스크를 돌파할 수 있는 기초적인 토대도 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