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43조 비만약 시장 '경쟁 2막'… 경구제·동반질환 새 변수로

아이큐비아 "전략경쟁 단계 진입…의료시스템 준비도가 성패 좌우" 파이프라인 157개·경구제 43% '시장 재편 가속'

2026-01-07     김동우 기자
chatGPT 생성 이미지. / 그래픽=김동우 기자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공급 확대 중심의 초기 성장 단계를 지나 제품 간 차별화와 전략 경쟁이 본격화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사제 중심 체중감량 치료 패러다임이 경구제와 장기 지속형 제제로 다변화되고 있고, 단순 체중 감소를 넘어 동반질환 기반 세분화 경쟁이 시장 구조를 바꾸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이큐비아(IQVIA)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 'Achieving Launch Excellence in the Evolving Obesity Market'을 통해 비만 치료제 시장의 변화 양상과 향후 론칭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비만 치료제 지출은 300억 달러(약 43조3700억원)를 넘어섰다. 이는 2020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아이큐비아는 "현재 시장은 단순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는 단계에서 벗어나 제품 포지셔닝과 치료 전략의 경쟁이 본격화되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파이프라인 '폭증'…경구제 확대로 치료제 지형 변화

아이큐비아는 전 세계 임상 단계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이 157개에 이르는 가운데 이 중 60개 이상이 서로 다른 작용기전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체 파이프라인의 43%가 경구용 제제라는 점을 시장 구조 변화의 중요한 신호로 평가했다.

아이큐비아는 이 같은 흐름이 주사제 중심 체계에서 벗어나 복약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인 제형을 중심으로 경쟁 구도가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장기 지속형 주사제와 경구제 개발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치료제 선택 기준이 단순한 체중감량 효과가 아닌 지속성·순응도·투여 편의성까지 확장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시했다.

아울러 "비만 치료제 시장은 기능·효과 중심 경쟁에서 제형·투여 방식까지 포함한 다차원적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향후 제품 차별화 전략의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감량에서 질환 개선으로… 동반질환 세분화 경쟁

아이큐비아는 향후 시장 경쟁의 축이 체중감량 효과 중심에서 동반질환 기반 세분화 전략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심혈관계 위험 감소 효과를 확인한 노보노디스크의 SELECT 임상 사례처럼 지방간·심부전 등 특정 질환 개선 효과가 치료제 선택과 시장 포지셔닝의 중요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변화가 비만 치료제를 단일증상 관리 영역에서 벗어나 만성질환 치료 플랫폼으로 확장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일부 기업은 비만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대사질환·심혈관계 질환 적응증 확장을 동시에 고려하고 있고, 이 같은 전략이 향후 제품 가치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아이큐비아는 "동일 계열 치료제 간 효과 격차가 줄어들수록 동반질환 타깃 전략과 임상 근거의 질이 차별화 요인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만약 성패, 또 다른 변수는 '의료시스템 준비도'

아이큐비아는 비만 치료제 론칭 과정에서 가장 큰 병목 요인이 제품 경쟁력 부족 보다는 의료 시스템 준비도(Readiness) 문제에서 비롯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영국 등 일부 선진 시장에서도 의료진 인식 부족과 진료 경로 미정립, 환자 관리 인프라 한계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론칭 최소 2년 전부터 △의료진 교육 △진료 체계 설계 △환자 접근 경로 정립 △보험·급여 환경 점검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치료 지속성(Persistence)과 실제임상근거(RWE)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시장 반응에 따라 전략을 단계적으로 수정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큐비아는 "비만 치료제 시장은 단기 매출 중심 성장 국면을 지나 전략·시스템·데이터 역량이 성패를 좌우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며 "기업별 준비 수준에 따라 향후 경쟁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