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미미 '허가평가협상' 종료 → 희귀약 100일 등재로 전환

복지부, 상반기부터 신속 등재 체계 본격 시행

2026-01-06     이현주 취재팀장/기자

희귀질환 치료제의 100일 신속 등재가 올해 상반기 내 시행될 전망이다. 허가–급여평가–약가협상을 병행하는 시범사업을 사실상 종료하고 희귀질환 치료제를 100일 이내에 건강보험에 등재하는 신속 등재 체계를 제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희귀질환 치료제는 2020년 3개, 2021년 5개, 2022년과 2023년 4개, 2024년 7개가 각각 급여 등재됐다. 

 

2020년~2024년, 23개 치료제 등재...재정 2140억 소요

그러나 국내 도입 치료제가 없거나 비용이 높아 환자 접근성이 낮고 허가를 받더라도 건강보험 적용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 적정성 평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약가 협상을 순차적으로 거치면서 등재까지 약 1년가량이 소요되고 있는 것이다.

출처= 복건복지부

이에 복지부는 지난 2023년 10월부터 허가–평가–협상 절차를 병행하는시범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이를 통해 등재 기간을 330일에서 150일로 180일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실제 1차 시범사업에서는 레코르다티코리아의 '콰지바주(신경모세포종 치료제)'가 2024년 12월, 입센코리아의 '빌베이캡슐(간내 담즙 정체 소양증 치료제)'이 2025년 10월 각각 건강보험에 등재됐다. 

현재는 2차 시범사업으로 3개 약제를 선정해 추진 중이다. 

허가평가협상 2차 시범사업 대상 약제

하지만 허가–평가–협상 시범사업 역시 체감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복지부에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의 도입 취지가 생존을 위협받는 중증·희귀질환 환자의 치료 접근성 제고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등재 기간 단축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해당 시범사업은 2차로 사실상 종료될 전망이다. 이를 토대로 급여 적정성 평가와 협상 절차를 간소화해 희귀질환 치료제의 신속 등재를 제도화하고, 등재 소요기간을 현행 240일에서 100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복지부가 추진한다. 

시행 시점은 2026년 상반기로, 허가 이후 급여 적용까지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복지부의 목표다.
 

정부가 '제조 요청→전량 구매'로 공급 안전판 구축
긴급도입 필수약 25% 공공생산으로 전환 

공급 측면에서는 희귀·필수의약품에 대한 공적 개입을 강화한다. 

현재 긴급도입 제도는 민간 공급이 중단된 경우에 한해 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해외에서 의약품을 구매해 공급하지만 극소수요 품목은 대상에서 제외되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복지부의 설명이다. 2024년 기준 긴급도입 운용 자금은 53억원, 공급 품목은 79개로, 소량 유통에 따른 높은 구입단가도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일부 품목은 환자가 자가치료용 의약품 형태로 해외에서 직접 반입해야 했고, 이 경우 수령까지 4~8주가 소요되며 운송비와 관세 등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했다. 

복지부는 자가치료용 의약품을 긴급도입 품목으로 순차 전환하기로 했다. 2026년 1월부터 매년 10개 품목 이상을 전환해 2030년까지 41개 품목 이상을 긴급도입 체계로 편입할 계획이다.

긴급도입 품목의 건강보험 적용도 병행한다. 과거 급여 대상이었던 약제는 요양급여 신청을 우선 검토하고, 현재 19개에 불과한 건강보험 적용 품목을 2030년까지 매년 5~10개씩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제약사에 제조를 요청해 전량 구매·공급하는 주문제조 제도도 확대한다. 

현재 7개 품목 수준인 주문제조 대상은 운용자금 확충을 통해 매년 2개 품목씩 늘려 2030년까지 17개 품목으로 확대된다. 복지부는 의료현장에서 요청되는 긴급도입 필수의약품 가운데 25%를 공공생산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2026년 상반기부터 정부·단체·제약사가 참여하는 필수의약품 공공 생산 네트워크도 구축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번 방안을 통해 희귀질환 치료제는 보다 빠르게 환자에게 도달하고, 희귀·필수의약품은 공급 중단 없이 안정적으로 제공되는 구조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책 효과는 향후 100일 신속 등재 체계의 실제 적용 범위와 긴급도입·주문제조 품목 선정, 건강보험 적용 확대 속도에 따라 가시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