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규제 탓 새 GMP 공장 인증ㆍ가동 하세월... "차라리 공장을 사자"

'GMP 실사 기준' 갈수록 엄격, 신공장 대신 구공장 M&A 승부수

2025-12-31     최선재 기자
퍼플렉시티 AI를 통해 각색한 이미지. 최선재 기자.

국내 제약회사들이 최근 GMP 인증을 마친 공장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업계는 식약처의 고강도 규제가 인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공장 건립보다 GMP 인증 공장을 인수하는 편이 즉시적 매출 발생과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효율적 선택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때문이다. 

부광약품은 최근 한국유니온제약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인수 목적을 "기존 안산공장의 생산능력을 보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인수자로 확정될 경우 부광약품은 기존 안산공장 외 한국유니온제약 공장을 운용할 수 있다. 한국유니온제약의 주력 생산 품목인 항생제 및 주사제 등 생산 라인을 확보해 기존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지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업계는 특히 한국유니온제약 공장이 2020년 5월 GMP 인증을 마쳤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중대형 제약사 생산본부장은 "한국유니온공장은 회생 절차에 돌입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공장만큼은 상당히 좋은 매물"이라며 "GMP 인증을 마친 이후 5년밖에 지나지 않은 최신 공장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더구나 최근에는 식약처 GMP 실사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며 "GMP 스트라이크 아웃 등 매년 규제가 강화되면서 실사가 더욱 깐깐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점이 부광약품의 인수 전략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상 제약사가 새로운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통상 설계 1년, 건축 1년, GMP 준비 1년으로 통상 3년이 걸린다. 예정된 일정을 소화해도 최소 3년이 소요되지만 최근 식약처의 GMP 신공장 실사가 엄격해지며 GMP 최종 인증 기간은 더 늘어나고 있다.

부광약품 뿐 아니라 '장기 인증절차'에 부담을 느낀 제약사들이 기존 GMP 인증 공장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휴온스도 2023년 말 크리스탈생명과학 인수를 통해 캡슐 등 내용 고형제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2년 12월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시행한 이후 강도 높은 GMP 실사를 이어가고 있다.

제약사 품질보증팀 관계자는 "날이 갈수록 더욱 새롭고 강도 높은 정기 실사가 이어지고 있다. 현장 실무자를 불러 면접까지 진행하면서 보완 사항을 지적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방청을 중심으로 채용된 베테랑 심사관들이 대거 채용되면서 과거와 달리 더욱 높은 기준으로 신공장 GMP 실사를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는 이같은 맥락에서 볼 때 제약사들이 기존 GMP 인증 공장을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전략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형 제약사 생산본부 출신 GMP 전문가는 "신공장을 짓기 위해 3년을 기다린 사이에 식약처 규제가 더욱 강화되면 공장 건립이 지연될 수 있다"며 "공장이 완공되더라도 새로운 인력을 뽑아 SOP 교육을 하는 등 숙련도에 따라 생산량이 달라질 수 있는 변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때문에 최근 GMP 인증을 마친 공장 매물 인수를 문의하는 수소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숙련된 인력은 물론 제품과 제형을 동시에 가져오면 바로 매출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고강도 규제가 이어지는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향후 GMP 인증 공장 인수전에 나서는 제약사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