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제네릭 가격 대폭 낮추고 희귀질환치료제 접근성 강화

[HIT 포커스] 2026년 주목할 약가 제도 개편 방안

2025-12-31     이현주 취재팀장/기자

정부가 13년만에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내놨다. 업계 및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2026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2025년 11월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신약개발 생태계 조성과 △필수의약품 안정적 공급체계 마련 △약가 관리 합리화 등 크게 3가지 과제별로 약가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보고했다. 

복지부 일정 로드맵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에 의약품의 실제 가격과 표시 가격을 다르게 적용하는 이른 바 '약가 유연계약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신약의 희귀질환 치료 접근성 제고를 위해 등재 및 평가체계도 개편한다. 필수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기관 간 의약품 공급·유통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민관 합동 대응체계도 상반기 내 시행한다. 

제네릭 의약품의 산정률 개편은 내년 7월부터 개선된 기준을 적용한다. 기 등재 약제 약가 인하도 하반기부터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혁신기업 우대를 강화하고 필수의약품에서 퇴장방지 지정, 원가보전 기준을 개선한 제도를 적용한다. 2027년에는 ICER 개선, 사후관리 특례, 의약품 사후관리 정비, 시장연동형 실거래가 시행이 계획돼 있다. 주기적 평가 및 조정 기준도 2027년 마련할 예정이다. <히트뉴스>에서는 주목해야 할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과제별로 정리했다.

 

 신약  약가유연계약 도입... 희귀질환약 100일내 등재

의약품의 실제 가격과 표시 가격을 다르게 적용하는 약가 유연계약제가 도입된다. 표시가를 A8 조정 최고가 이내 수준으로 산정하고 별도로 적정 약가 기반으로 협상 및 별도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등재 신약, 특허 만료된 기등재 오리지널, 위험분담 환급 종료 신약, 바이오시밀러 등이 대상이다. 시행은 2026년 2월로 전망된다. 

협상 간소화를 통해 희귀질환 치료제의 신속등재를 추진한다. 현 최대 240일 걸리는 급여속도를 100일 이내로 당기겠다는 계획인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기준 설정 단계를 1개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협상 단계를 1개월, 복지부 건정심 1개월로 타임라인을 설정해 100일 이내 급여등재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혁신적 신약의 적정가치 평가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단기 계획으로 ICER 임계값을 적정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생존위협 질환 등 질병의 위중도, 치료적 이익, 재정영향 등을 고려한 가중치를 도입해 ICER값 탄력 적용 시 반영하겠다는 계획인데, 이를 위한 연구를 2026년 시행할 예정이다.

 

 필수약  약가우대+3년 PVA 제외... 공급계약 강화

2026년 하반기부터 퇴장방지의약품 지정 기준을 현실화하기 위해 현행 기준을 10% 상향하고, 직권 지정을 활성화해 실제 진료 현장에서 꼭 필요한 의약품을 퇴장방지의약품 체계 안으로 더 많이 편입한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국가필수의약품 가운데 보건의료상 필수성이 높은 약제를 대상으로 퇴장방지의약품을 우선 지정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해, 국가필수의약품 제도와의 연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원가 보전 방식도 손본다. 2026년 하반기부터 퇴장방지의약품 중 저가의약품에 대한 원가보전 기준을 상향하고, 원료 가격 인상분을 보다 신속하게 약가에 반영해 공급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연간 청구액 1억원 이상인 품목만을 대상으로 했던 기준을 5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이와 함께 산업계 변화를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최대 7% 수준의 ‘정책가’을 새로 마련하고, 원가 산정 방식도 개선한다. 제조경비 산정 시에는 지금까지 활용해 온 노무시간 대신 기계가동시간을 반영하고, 증빙이 가능한 경우 시설투자 비용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한다. 노무비 산정에서는 법정근로시간 초과분은 별도로 적용하지 않고, 실제 투입된 직접 노무시간을 보다 충실히 반영하는 방식으로 변경한다. 

퇴장방지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을 담보하기 위한 유인책을 강화하기 위해 2026년부터 제약사와의 공급계약 과정에서 공급량 등 계약 이행을 보다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된 품목이 시장에서 실제로 빠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필수약 기 등재품목도 약가우대... 수입 → 국내생산 전환 시 '리쇼어링 보상'

복지부는 필수의약품 수급 친화적 약가제도를 운영한다. 우선 공급 안정화를 위한 가산(예: 원료 직접생산 등)에 대해 가산 기간을 보다 안정적으로 보장하고, 가산 적용 대상을 전향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2026년 하반기부터 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국가필수의약품에 대한 약가 우대를 이미 등재된 기 등재 품목까지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존에 수입하던 품목을 국내 생산으로 전환한 의약품에 대해서는 '리쇼어링 보상' 성격의 새로운 가산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해, 생산기반의 국내 회귀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제도 간 연계도 강화된다. 생산 및 공급 안정성 제고를 이유로 약가가 인상된 약제의 경우, 사용량-약가 연동제 적용 대상에서 일정 기간(예: 3년간) 제외하는 방안을 2026년 하반기부터 도입한다. 국가비축물자 의약품 등 국가적 차원에서 공급관리가 필요한 약제에 대해서는 약가 인하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도 병행 검토해, 필수 의약품의 안정적 비축과 공급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다만 약가 우대를 통해 혜택을 받은 약제에 대해서는 공급 책임도 더 엄격히 묻는다. 정부는 2026년부터 우대받는 약제를 대상으로 보다 강화된 공급계약을 체결해, 제약사가 시장 공급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도록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처방단계부터 특정 의약품 수급불안 및 대체처방 안내

2026년부터 개정 '약사법'에 따라 설치되는 안정공급협의회를 중심으로 민·관 합동 대응체계를 가동해 의약품 수급 안정에 통합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여러 기관 간 협력을 통해 의약품 공급·유통 현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수급 불안정 우려가 감지될 경우 원인에 따라 맞춤형 조치를 신속히 시행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의약품 수급 불안정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의료현장에서 혼선 없이 처방·조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먼저 처방 단계에서는 의사가 사용하는 처방 관련 전산 시스템을 통해 특정 의약품의 수급불안 정보를 안내하고, 해당 목록 내에서 동일 제제로 대체 처방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상 안내 기능을 마련한다. 

조제 단계에서는 원활한 대체조제를 위해 약사가 대체조제를 시행한 후 그 내역을 의사에게 사후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적 정보시스템의 구축·운영 근거를 법령에 마련하고, 실제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이때 대체조제의 범위는 생물학적 동등성이 인정된 품목 또는 동일 제조업자가 제조한, 함량만 다른 동일 성분·제형 의약품까지 설정해, 환자의 치료 효과는 유지하면서도 수급 불안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약가  혁신형 R&D비율로 가산 차등... 오리지널 3년 가산

제네릭 최초 등재 시 오리지널 70%, 혁신형제약 68%, 비혁신형제약 59.5%로 1년동안 일률적 적용되던 기존 가산제도가 폐지된다. 대신 혁신형제약기업 R&D 투자 비율에 따라 가산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마련된다. 또한 오리지널의 경우 기존 1년에서 3년까지 가산기간이 늘어난다. 시행은 2026년 7월 예정이다.

복지부 개선안을 보면, ①오리지널 약제는 70%가 유지된다. 반면 혁신형제약은 R&D 투자비율에 따라 가산이 차등 적용된다. ②혁신형제약기업 중 매출액 대비 R&D비율이 상위 30%인 기업은 68%가 적용된다. 기존 혁신형 제약기업이 모두 68% 적용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R&D 투자비율 상위 30%라는 허들이 하나 더 생긴 것인데 정부 입장에서는 가산 차등을 통해 제약사간 경쟁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③혁신형제약기업 중 매출액 대비 R&D 비율이 하위 70%인 기업의 가산은 60%다. 여기에 ④국내 매출 500억원 미만이나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2상 승인 실적이 3년간 1건 이상인 기업(임상 1상 결합된 복합임상 승인은 제외)은 55% 가산을 받을 수 있다. ⑤원료를 직접 생산하거나 ⑥국산원료를 사용한 국가필수의약품도 68% 가산이 적용된다. 

가산기간도 조정된다. 제네릭 등재로 년간 가산을 받던 오리지널은 3년으로 기간이 늘어난다. 특허만료 오리지널의 경우 70% 가산도 유지되는데다 가산기간도 3년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국내사들의 가산기간(②~④의 경우)은 3년에서 플러스 알파가 된다. 단 원료를 직접 생산하거나 국산원료 사용 국가필수약은 5+5년 형태로 최대 10년간 가산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품목별 약가 산정 체계에서 연구개발 등을 통한 혁신적 가치창출 기여도가 높은 기업에 대한 보상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어 혁신형 제약기업의 경우 사용량 약가 연동에서 인하율 감면 비율을 30%에서 50%로 상향 조정한다.

제네릭 산정률 40%로 조정...기 등재 약제도 순차적 인하

제네릭 의약품 산정률이 기존 53.55%에서 40%대로 조정된다. 20개 계단식 약가 차등적용은 10개로 줄어든다. 자체생동시험과 등록된 원료의약품을 사용하는 기준요건은 그대로 적용하되, 미 충족 시 인하율을 85%에서 80%로 하향 조정했다. 

현재 21번째부터 적용되는 계단식 약가는 최초 제네릭 진입 시 경쟁 과열 방지를 위해 10개 이상 제품 등재 시 계단식 약가 인하에 준하는 산정 기전을 적용한다. 여기에 등재 후 1년이 경과하면 11번째 품목 약가로 일괄 산정한다. 동일 제제 11번째 등재 품목부터는 퍼스트 제네릭이 산정된 약가에서 5%p씩 감액한 약가로 산정된다. 다만 이때 혁신형 제약기업의 약제는 퍼스트 제네릭 약가 기준으로 3%p씩 감액한 약가로 산정한다. 11번째 품목부터는 혁신형 제약기업과 비혁신형 제약기업을 구분해 각각 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신제품 산정률에 맞춰 기 등재 약제의 가격도 40%대로 인하된다. 이들 중 △기존 가산 적용 받고 있는 약제(가산 기간 종료 후에는 조정 적용) △퇴장방지·저가·희귀의약품 △단독등재 △수급 불안정 사유로 최근 5년 內 약가 인상된 의약품 △기초수액제·방사성의약품 △산소·아산화질소 등 안정적 수급이 필요한 약제를 제외하고 인하 대상이다. 추진 방식은 △기준금액 대비 약가 수준과 △등재시점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3년간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것으로 추진한다.

급여적정성 재평가 상반기 시행 예상 

임상적 유용성을 재평가하는 '급여적정성 재평가'는 매년에서 재평가 사유가 발생할 경우 실시하는 것으로 조정된다. 이는 2026년 상반기부터 시행한다. 기존 약가 사후관리제도도 정비하는데, 사용량 약가 연동제와 사용범위 확대 등의 사후관리를 매년 4월과 10월, 1년에 2번으로 정례화한다. 청구자료를 기반으로 가중평균가와 상한금액을 비교하는 '실거래가 조사'는 2년 주기에서 '시장연동형'으로 전환한다. 저가구매 장려금 지급률을 현행 20%에서 50%로 확대한다. 이들은 모두 2027년 시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