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눈에 쏙 든 식약처, 다양한 분야서 혁신 정책 더 낼 듯

2026년 주목할 인허가 제도 | 의약품 인허가·심사 질적 개선 추진 155억 들여 허가심사관 대폭 증원, 신약 심사 240일 목표

2025-12-30     최선재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년 역대 최대 규모 예산으로 허가 심사 인력 증원에 나설 전망이다. 바이오시밀러 허가 수수료 인상과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복합제 임상 3상 면제도 추진된다. '혁신제품 사전상담 핫라인 시스템'과 '필수의약품 공공생산·유통 네트워크'도 도입될 예정이다. '바이오의약품 CDMO 지원법' 등 산업 육성 방안도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히트뉴스>는 '내년부터 달라지는 식약처 인허가 관련 제도 변화'를 조명했다.

식약처, 예산 8122억 확보 사상 최대 규모

식약처의 내년도 예산안은 8122억원이다. 올해 예산(7489억원) 대비 633억원 증가(8.4%)한 것으로 식약처 출범 이래 사상 최대 규모 예산이다.

제약·바이오헬스 성장 기반 확충을 위해 투여된 예산은 1704억원이다. 이중 155억원이 내년부터 허가·심사 인력 채용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이는 오유경 식약처장이 지난달 16일 '제2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허가 심사 속도 단축을 위해 300명의 심사관 충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식약처는 내년부터 기존 신약 허가 수수료 인상분과 이번 예산을 바탕으로 대규모 허가 심사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신약 등 의약품 허가 심사 기한을 '240일'로 단축하고 동시병렬식 심사를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 수수료 3억 1000만원으로 인상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 신청 수수료가 내년부터 3억 1000만원으로 인상된다. 이는 9월 5일 진행한 부처합동 바이오 혁신 토론회 후속조치 중 하나다.

신약 수수료 개편 등 허가 혁신방안을 바이오시밀러 허가까지 적용하여 심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목적이다.

식약처는 신약 허가 혁신방안과 동일하게 바이오생약국 바이오의약품정책과 바이오허가TF를 중심으로 분야별 심사자로 구성된 전담 심사팀(10~15명)을 운영할 계획이다.

바이오시밀러 품목 허가 수수료 기준. 도표=식약처 제공

이들은 △안전성·유효성 △품질관리 △GMP(제조 및 품질관리) △GCP(임상시험관리) 등 분야별로 바이오시밀러 제품 심사를 진행한다. 대면회의와 보완 사항 관련 수시 검토도 이뤄진다.

다만 식약처는 업계 부담 완화를 위해 중소기업이 국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품목을 허가 신청한 경우에 수수료의 50%를 감면할 예정이다.

동일 신청인이 유사한 허가를 신청(주성분 동일, 함량만 다른 제품)한 경우에도 두 번째 품목부터 8백만원(전자민원 기준)으로 수수료가 감면된다.

바이오의약품 CDMO 지원법 전격 시행 '국산 배지' 개발 신호탄

'바이오의약품 CDMO 지원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국회는 12월 2일 본회의를 열고 총 투표수 235표 중 찬성 233표, 기권 2표로 보건복지위원회 한지아 의원 등 12인이 대표발의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기업 등의 규제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수정안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법안은 공포 1년 후 시행된다.

이번 법안은 바이오의약품을 수출 목적으로 생산하는 경우 약사법상 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면제하고 다른 법률에 의한 중복 규제를 조정한 것이 골자다. 법안 시행으로 국내 기업의 신속 대응과 글로벌 수주 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뿐만이 아니다. CDMO 특성을 반영한 적합 인증 및 규제지원 체계를 마련해 CDMO기업의 원료물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을 확립하고 국제기준과 정합성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업계는 특히 법안에 포함된 '바이오의약품 원료물질 제조‧품질 인증제'를 주목하고 있다. 원료물질 중 하나인 세포배양배지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필수적인데 이번 법안 통과로 내년부터 국산 배지 개발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예측이 들린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복합제 임상 3상 면제

내년부터 ARB·CCB·스타틴·에제티미브 22개 성분 조합을 중심으로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복합제 임상 3상이 면제될 예정이다.

이는 식약처가 2013~2024년 국내에서 임상시험이 허가된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복합제 전체와 관련된 치료적 확증 임상시험 결과 보고서(3상)을 메타 분석한 데 따른 후속 조치의 일환이다.

메타분석은 22개 성분 조합과 28개 품목, 시험대상자 약 5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메타 분석 결과 고혈압 치료제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는 각각의 치료 효과나 안전성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식약처는 전했다.

메타 분석 대상은 ARB·CCB·스타틴·에제티미브 성분이다. 이들 성분의 2제, 3제, 4제 복합제만 임상 3상 자료가 면제된다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다만 메타분석 대상 성분이 아니라면 기존과 동일하게 3상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이뇨제를 포함한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복합제는 기존처럼 임상 3상 자료 제출 대상이다.

'1551-3655' 사전상담 핫라인 개설

식약처가 내년부터 '혁신 제품 사전 상담 핫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직통 번호는 '1551-3655'로 스타트업부터 제약사 개발팀까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1551-3655는 신청자(국민·기업·1)와 상담자(식약처·1)가 두 손(55)을 맞잡고 1:1(11)로 연중무휴(365) 응답(5)한다는 의미다.

'혁신제품'은 '식의약규제과학혁신법' 제5조에 따른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식품의약품을 뜻한다. 핫라인 상담 대상은 의약품, 바이오의약품, 의료기기, 식품 등 전 분야의 혁신제품 개발자다. 초기 스타트업 연구자, 제약사 개발팀 등 제한 없이 상담이 가능하다.

핫라인은 접수, 배정, 답변, 사후관리의 네 단계로 운영된다. 혁신제품 사전상담 대상이라면 분야별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즉시 답변한다. 심층 검토가 필요한 경우에는 '콜백(callback)' 서비스를 통해 후속 상담도 진행될 전망이다.

필수의약품 공공생산·유통 네트워크 협의체 가동

식약처는 내년부터 '필수의약품 공공생산·유통 네트워크'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에 추진될 필수의약품 공공 네트워크는 2022년부터 운영된 보건복지부 주도 '품절의약품의 수급 안정을 위한 민관협의체' 등 그동안 출범해온 회의체와 성격이 다르다.

필수의약품 주문 생산 분야에서 처음으로 구성된 협의체다. 필수의약품 주문 생산 품목 선정, 참여 희망 업체 탐색, 지원제도 등을 논의하는 정부-협회·단체-제약사 간 상설 네트워크다.

필수약 공공 네트워크서 제약사 인센티브 지원 제도 신설 논의

식약처는 이번 네트워크 협의체를 통해 필수의약품의 주문 생산 제도를 확대하고 공급망 전주기를 포괄하는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식약처는 이번 필수의약품 공공 네트워크 협의체를 통해 제약사 대상 인센티브 지원 제도 신설도 논의할 계획이다. 필수의약품 공공 네트워크가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물론 유통업체들이 참여 의사를 밝힌 점도 주목된다. '정부기관'-'제조단계'에서만 머물던 필수의약품 주문 생산 과정에 '유통단계'까지 포함한 구상이기 때문이다.

한편 '필수의약품 주문생산 제도'는 채산성 이슈로 공급이 중단된 국가필수의약품을 제약사를 대상으로 제조 의뢰하는 사업이다. 식약처가 제조 희망 업체를 섭외하고 수량·가격 협의 등 계약을 체결한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제약사가 생산한 필수의약품 전량을 구매해서 공급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