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생물보안법 최종 승인에 셀트∙삼바∙롯바 중장기 수혜 기대
18일 트럼프 대통령 국방수권법안 최종 서명 1년 이내 우려 바이오기업 공개 …장비∙서비스 획득, 계약 제한 "업계, '우시텍' 등 中 CMO 대체할 현지 생산시설 보유 업체 탐색 중"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생물보안법에 최종 서명하면서 현지 생산시설을 보유 혹은 인수 추진중인 국내 바이오 기업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지난 10일 미국 하원의원, 17일 상원의원은 생물보안법이 포함된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켰다. 뒤이어 18일 트럼프 대통령까지 해당 법안에 최종 서명하면서 최초 발의된 지 약 2년만에 생물보안법이 통과됐다.
이번에 통과된 국방수권법안 8장(title VIII) E절(subtitle E) 851조(SEC. 851)에는 ‘특정 바이오기술 제공자와의 계약금지(PROHIBITION ON CONTRACTING WITH CERTAIN BIOTECHNOLOGY PROVIDERS)’ 조항이 포함돼 있다.
미국 관리예산국(OMB)은 이 법 발효 후 1년 이내에 '우려 바이오기업(biotechnology companies of concern)' 명단이 공표될 예정이다. 우려 기업에는 '국방권한법 1260H' 규정에 따른 기업들이 포함되는 데, 그 자회사와 모회사, 계열사 또는 승계 회사도 영향을 받는다.
제약바이오 업계와 관련해서는 어떤 유전체분석 서비스기업과 위탁개발생산기업이 포함될 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국방부는 1260H 규정 내에 BGI, MGI tech 등 중국 기업을 포함시켰으며, 일각에서는 글로벌 최대 규모 위탁개발생산기업인 우시앱텍(Wuxi Appec)도 해당 명단 대상으로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 기업에게 있어 미국 내 우려기업 지정은 굉장히 치명적이다. 미국 행정기관은 자국 내 기업들이 해당 기업에서 생산하거나 제공하는 바이오 장비 및 서비스를 조달하거나 획득할 수 없고, 장비 계약을 연장 또는 갱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거기다 해당 기업에게 대출 및 보조금을 사용하는 데 제한을 받는다.
이에 미국 생산시설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의 중장기 반사 이익이 기대된다는 의견이 공유되고 있다. 현지 생산시설을 보유하거나 인수를 추진중인 대표 기업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등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2일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아메리카'가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 소재 '휴먼지놈사이언스(HGS)'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2억8000만달러(약 4147억원)이며, 인수 절차는 내년 1분기 내 완료될 예정이다. 회사는 락빌 생산시설을 통해 향후 총 6만L 규모의 원료의약품(DS)을 생산할 예정이다.
셀트리온도 현지 공장 인수 절차 막바지에 한창이다. 회사는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소재 일라이 릴리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를 연내 마무리하고, 그 즉시 캐파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정진 회장은 지난 11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공장의 현재 캐파만으로도 미국 내 판매할 셀트리온 제품 생산이 가능하지만, 가까운 시일 내 추가될 신규 제품과 이미 예정된 일라이 릴리의 위탁생산(CMO) 물량 동시 생산을 고려해 단계적 증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회사는 1차 증설로 3년에 걸쳐 1만1000L 배양기 3기를 추가하고, 이후 미국 내 제품 수요 상황을 고려해 2차로 1만1000L 배양기 3기를 추가해 총 6만6000L의 캐파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미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생산시설을 보유한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중장기적 수혜가 기대된다. 회사는 현재 4만L 규모의 항체의약품,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모달리티 제품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캐파를 가지고 있다.
이들 기업의 향후 상황에 대해 오인환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은 "최근 미국과의 15% 관세 협정과 더불어 이번에 생물보안법까지 통과되면서 미국에 생산시설을 가지고 있는 국내 바이오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당장 제재 대상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이미 미국 내에서는 중국 기업과의 신규 계약을 배제하거나, 향후 이들을 대체할 기업을 찾는 움직임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추후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이라도 이런 생물보안법과 관련된 내용을 주의 깊게 보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지 생산시설 보유 바이오 기업들에게 이번 생물보안법 통과가 즉각적으로 반영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대표적으로 생산 캐파 문제가 있다. 이들의 생산 캐파는 4~6만L 수준으로 국내에 마련 혹은 마련 중인 바이오의약품 공장 캐파에 절반 수준도 미치지 못한다. 그만큼 기존 수주 물량 외에 생물보안법으로 유입이 예상되는 신규 수주 물량을 받아드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으로 해석된다.
다만 셀트리온의 경우처럼 추가 투자로 생산시설을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가게 된다면, 향후 생물보안법으로 인한 추가 수혜를 받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투자 업계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신증권 이희영 연구원은 기업분석을 통해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국 관련 투자 시나리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향후 미국 내 생산 거점과 연계된 전략적 투자를 진행할 경우, 수주 경쟁력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빅파마의 멀티소싱 수요가 확대되면서, 주요 CDMO 기업들이 이미 미국, 유럽, 아시아에 생산 거점을 분산 운영하고 있다"며 "의약품 관세 및 생물보안법 이슈로 미국 내 생산 단가가 상승하는 환경을 감안하면, 미국 투자는 이익률 부담보다는 중장기 수주 확대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