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 대통령 보건의료 지시에 '조건부 공감'
탈모 급여화엔 신중론, 연명의료 인센티브엔 반대 입장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지시 사항과 관련해 탈모 치료제 급여화, 연명의료 중단 인센티브, 응급실 뺑뺑이 대책, 필수의료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공식 입장을 24일 밝혔다.
환자단체연합회는 탈모 치료제 급여화 논의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 건강보험 재정 투입의 우선순위에 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전성 탈모 치료제는 효과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 사회적 합의를 얻기 어렵다며, 유방재건술 급여율 상향이나 항암제 유지요법 급여 확대 등 아직 급여화되지 않은 항목들과 함께 재정 우선순위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명의료 중단 환자에게 건강보험료 인하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강한 우려를 표했다. 연명의료 중단으로 절감되는 재정은 호스피스와 생애 말기 돌봄 강화에 재투입돼야 하며, 생명 단축 선택에 국가가 재정적 유인을 제공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의 강도 높은 문제 제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구급차 안에서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중증응급환자를 수용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일정 요건 하에 형사책임 감면과 함께 국가 차원의 공적 보상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필수의료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서는 낮은 수가 구조와 사법 리스크를 구조적 문제로 인식한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의료사고 형사처벌 면제 논의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망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처벌 면제는 사회적 합의가 어렵다며, 대신 중상해 의료사고에 한해 의료분쟁 조정이 성립될 경우 형사처벌을 면제하는 방안은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이번 대통령 업무보고가 전면 생중계된 점은 의미가 있지만, 의정 갈등으로 발생한 의료공백 피해에 대한 구제와 재발 방지 대책이 논의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며 "보건의료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의료계뿐 아니라 환자와 환자단체의 목소리도 직접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