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약 급여는 11.28 약가 개편안과 정책 모순 관계다"

생각을 HIT | 이재명 대통령의 '열린 검토 주문'은 조정 받아야 한다

2025-12-18     이우진 수석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단순히 질병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여겨진다"면서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급여화를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정은경 장관은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언론과 SNS에서는 '포퓰리즘'이니 '청년복지'니 논쟁이 한창 일었다. 제약바이오 전문언론의 기자에게 이 대통령의 발언은 불편하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으로 대표적 탈모치료제인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성분 단일제(제네릭 포함)의 2022년 유통액은 2265억원, 2023년 2470억원, 2024년 2594억원 선이다. 유통 정제 숫자 같은 맥락이다. 2022년 3억1027만정, 2023년 3억4551만정, 2024년 3억7050만정 선이었다. 전립선 치료 용도 등 비탈모인을 10%로 가정하면 대략 90만명이 탈모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정치권이 이야기했던 연간 '700억원 정도면 (급여) 가능하다'는 말은 성립이 어렵다.

대선 기간 탈모치료제 급여화 검토는 민주당 청년위에서 나왔고, 이번에도 '청년복지' 개념으로 급여화에 접근하고 있다. 급여화를 반대하는 이들은 보건의료 측면서 건강보험 재정을 종합적이며 조화롭게 관리하는 정부가 사느냐, 죽느냐와 같은 생명 관련성이 낮은 탈모치료제를 급여권으로 끌여들여 건보재정을 쓴다는 것이 맞느냐고 비판하고 있다.

16일 보건복지부 대통령 업무보고가 생중계로 진행됐다.

 

업계를 고려하지 않는 보건은 결국 모래 위 누각

건강보험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保健福祉部)'의 어원을 보자. 보건을 뜻하는 한자 '지킬 보(保)'와 '튼튼할 건(健)'이다. '보'라는 글자는 '사람 인(人)'과 '어리석을 매(呆)'의 조합이다. 힘든 이가 힘들어하지 않도록 사람이 있어준다는 뜻이다. '건'은 무엇을 세울 때(建) 옆에 사람(人)이 붙어 강하게 돕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필요로 할 때 사람이 붙어주는 의미다. 

'복지' 역시 보건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복(福)'이라는 글자는 항아리가 가득() 하도록 제사(示)를 지낸다는 의미다. 그도 모자라 '복지'는 신의 비석에 멈춰서() 제사를 지낸다는 뜻이 담겨있다. 제사라는 의미가 글자마다 들어있다. 종합하면 복지는 결국 '원함을 반복한다'는 뜻으로 풀이 가능하다.

약업계는 탈모치료제 급여화를 바람직하게 여기지 않는다. 정치 문제가 아니다. 이미 비급여 시장이 경쟁 구도로 성장하고 있고, 시장 기능이 작동해 탈모약은 예상보다 저렴하게 구매 가능한 현실이다. 특히 11월 28일 약가개편이 '혁신신약 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한 것'이라는 정부 측 목표 제시와 달리 산업계는 고가 약 급여 재정을 벌충하기 위한 제네릭 약가 인하라며 불편해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탈모약 급여 검토 지시'는 정부의 약가 개편 논리와 대척점에 있다.

보건에서 사람을 빼면 '매건'(呆建)만 남는다. 속이 빈 채로 틀을 세운다는 뜻으로 바뀐다. 복지는 분명히 사람을 행복하고 풍족하게 한다. 복지의 필요성은 공감하나 보건이라는 말과 함께 보면 결국 환자만 아니라 산업계 전체의 사람들을 일으켜 세운다는 뜻을 이기기 어렵다고 본다. 중계되는 업무보고를 보고 판단하건대 이 대통령은 '열린 검토'를 주문한 것이지 '정책 시행'을 지시한 것은 아니다. 탈모약 급여화는 그래서 확정된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