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형제약 인증 개선안 준비…약가 개편 맞물려 업계, 관심 집중
혁신형 여부 따라 약가 격차 확대 예상 업계, 개인 일탈·연대 책임 구조 개선 요구 커져
정부가 혁신형제약기업 인증 기준 개선안을 준비 중인 가운데 최근 발표된 약가제도 개선안과 맞물리며 제약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혁신형제약기업 여부가 약가 우대와 직결되는 구조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앞서 보건복지부는 혁신형제약기업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인증 및 사후관리 기준 전반을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리베이트 등 의약품 판매질서 위반 시 혁신형제약기업 인증을 취소하는 현행 기준에 대해 업계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제도 개선 여부가 논의 테이블에 올라 있다.
제약업계가 인증 개선안을 주목하는 배경에는 최근 공개된 약가제도가 있다. 가산제도 개편 및 사후관리 영역에서 혁신형제약기업 우대 구조를 보다 명확히 반영하고 있어, 혁신형 인증 유지 여부가 약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복지부에 따르면 내년 7월부터는 기본 가산제도(혁신형제약 68%, 비혁신형 59.5%)가 폐지되고 혁신형제약이면서 R&D 비율 상위 30%사는 68%, 하위 70%사는 60%로 가산된다. 가산 기간은 3년 플러스 알파다. 사후관리 영역에서는 혁신형제약기업일 경우 사용량-약가 연동 약가 조정 시 감면율이 50% 적용된다.
때문에 제약업계는 혁신형제약기업 인증 유지 여부가 단순한 제도 문제가 아니라 향후 약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현행 혁신형제약기업 인증 취소 기준이 개인 일탈 행위와 법인 책임을 충분히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약사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에 이르는 영업 조직을 운영하는 특성상, 준법·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더라도 종사자의 일탈을 100% 사전에 차단하는 데 현실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현행 제도에서는 개인의 위반 행위가 발생할 경우 기업의 관리·감독 노력과 무관하게 혁신형제약기업 인증이 취소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 같은 구조가 약사법상 양벌규정의 취지와도 상충된다는 의견이다. 약사법은 위반 행위에 대해 행위자와 법인을 함께 처벌하되, 법인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한 경우에는 면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혁신형제약기업 제도에서는 형사상 무혐의나 불기소, 행정처분 감경 여부와 관계없이 처분 이력이 존재하면 인증 취소로 이어져 제재의 비례성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또 개인 일탈이 곧 기업 전체의 인증 취소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자체 영업 조직을 축소하고 CSO(영업대행업체)로 외주화할 유인이 커질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통제가 어려운 영역으로 리베이트 리스크가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는 내부 통제 및 준법감시 체계를 충실히 운영한 기업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계도 또는 취소 유예를 적용하고, 재발 방지 계획과 개선 노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재심의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처벌 중심이 아니라 예방과 책임 경영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약가제도 개편으로 혁신형제약기업의 의미와 영향력이 더 커진 만큼, 인증 취소 기준 역시 형평성과 비례성을 갖춘 방향으로 정비돼야 한다"며 "인증 제도가 R&D 투자와 윤리경영을 장려하는 본래 취지에 부합하도록 개선 논의가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