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업호(號), 박능후 복지부장관에 건넨 메시지는
"국민이익과 약사권익 교집합 찾아갈 것"
'김대업호(號)'가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전달한 약사사회 현안은 뭘까? 김대업(56, 성대약대) 대한약사회장 일행은 20일 오전 보건복지부를 찾아 박 장관을 접견했다. 취임 8일만이었다. 박인춘 부회장, 좌석훈 부회장, 이광민 정책실장, 최헌수 부국장 등이 동행했다.
김 회장은 "국민의 이익과 약사 권익의 교집합을 찾는 방향으로 약사회를 이끌어갈 계획"이라고 박 장관에게 의견을 전했다. 약사현안으로 공공재 성격의 전문의약품에서 비롯되는 재고와 카드수수료 문제, 상습·장기품절 의약품 문제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특히 장기품절 보험의약품의 경우 급여정지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복지부 제2차관 신설에 대해서도 필요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김 회장 일행은 이날 대한약사회 건의서도 박 장관에게 전달했다.
김 회장 일행은 장관 접견 직후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과 짧은 간담회도 가졌다. 안전상비의약품 품목확대 반대 등 현안과 함께 성분명처방 도입 등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건의서는 기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전문의약품은 공공재...부담은 약사에게만 전가"
김 회장은 전문의약품 문제에 대해 박 장관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전문약은 처방이 나와야 약국에서 주문한다. 약사가 임의로 정할 수 있다. 품목 뿐 아니라 구매량도 마찬가지다. 재고가 생기면 공산품은 '원플러스원(1+1)'으로 처분할 방법이 있지만 전문약은 소진방법이 없다. 국가가 약사면허를 만들고 약사에게 공공재인 전문약에 대한 적정 공급권한을 줬지만 사회적으로 분담해야 할 부담은 너무 약사에게 과도하게 지우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카드수수료를 거론했다. 김 회장은 "전문약은 마진이 없다. 약사는 조제행위료만 챙긴다. 그런데 환자가 카드로 결제하면 조제행위료 뿐 아니라 마진이 없는 전문약에 대해서도 약국이 수수료를 부담한다. 공공재인데 약사에게만 부담이 전가되는 것이다. 전문약은 카드수수료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수수료만큼 수가로 보전해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150일치 가루약?...상시적 위험이 돌발상황보다 더 위험"
김 회장은 약국현장에서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가루약 조제를 지목했다.
"연하곤란자 등은 가루약이 필요하다. 그런데 가루약 조제 자체는 비정상적이다. 우리 가족에게는 절대 가루약 안먹인다. 의약품은 부형제가 다수 들어 있는데 이걸 갈아서 섞었을 때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 지 모른다. 그런데 150일치, 300일치를 갈아서 조제하는 경우도 있다. 의사 처방에 따라 조제하는 것이긴 한데, 제도적으로 가루약 조제가 가능한 투약일수 상한을 15일이든 30일이든 정할 필요가 있다. 시럽제도 마찬가지다. 3일치 이상은 잘 안섞는다."
"초소형 약대 밀어붙이는 교육부...이게 정상적인가"
김 회장은 교육부의 약대신설 움직임에는 강한 반감을 나타냈다.
그는 "교육부가 약대신설 후보대학 1차 선정결과를 발표했다. 초소형약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교육부의 약대신설 결정은 가치도 없고 명분도 없다. 아주 상식적이다. 약대신설 진행단계를 보면 95%는 끝난듯한데, 아직 5% 공정이 남았다.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건 다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약대6년제와 함께 정원이 500명 증원됐고, 막 배출되고 있는 시점이다. 한해 졸업생이 1900명씩 나온다. 그런데 더 늘리려고 하니 화가 난다. 더구나 정원 30명 초미니 약대로는 교육을 제대로 할수도 없다"고 했다.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도저히 수용못해"
안전상비의약품 품목확대에 대해서도 철벽수비 태세를 보였다.
김 회장은 "스멕타가 대체 뭔데 그렇게 하려고 할까. 이걸 편의점에 갖다놓는 게 국민건강에 무슨 도움이 되는 지 모르겠다. 보건의료 주요 파트너로 우리도 정부화 함께 일해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가 이걸 확대하려고 고집을 부린다. (약사직능) 자존심 충돌문제로 가면 우리는 절대 수용 못한다"고 했다.
"발사르탄 170개?...잘못된 제도의 산물이다"
김 회장은 난립한 제네릭 품목수도 비정상적이라고 했다. 그는 "3만개 의약품 품명이 있는 나라가 어디있나. 발사르탄도 한국은 170여개였는데, 미국(30여개)이나 일본(7개)은 그렇지 않다. 세파클러 항생제도 한국은 103개이고, 일본은 6개다. 제네릭이 오리지널의 독점구조를 깨면서 적절히 시장을 쉐어하는 데 필요한 품목수가 5개 정도라고 한다. 제네릭이 많으니까 약국이나 도매업체 모두 재고 때문에 골치다. 불법 리베이트도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품명 대신 일반명으로 허가시스템을 변경할 필요가 있고, 숫자도 지금보다 대폭 줄여야 한다"고 했다.
커뮤니티케어, 약사직능도 함께 해야
김 회장은 "약사직능도 의료공공성 확충을 위해 정부정책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 커뮤니티케어도 마찬가지이고, 방문약료, 공공심야약국 등도 확대해야 한다. 이게 내 신념이고 정부와 관계에서 이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계명대병원 법인소유 약국, 참 나쁘다"
김 회장은 건의서에 의약분업 20주년과 관련된 내용이 들어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분업 틀을 깨는 사례로 조양호 면대약국, 계명대병원 법인소유 약국 등을 거론했다.
그는 "계명대병원 법인소유 약국은 정말 나쁘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교육기관이 이래도 되나. 이런 걸 막기위한 약사법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약, 교집합 찾아 협력할 수 있는 기반마련 필요"
김 회장은 약사와 의료계 간 교집합을 찾아 갈등보다는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의사 친구나 선후배들 많다. 의사와 한의사, 한의사와 약사, 의사와 약사 등 직능간 갈등과 견제가 끊이지 않는데 국민을 위한 보건의료라는 큰 틀의 접근을 통해 이 갈등구도를 빨리 벗어나고 싶다. 직능간 상생할 교집합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국민시각에서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막힌 복지부 대화통로...새 전기 만들어졌다"
김 회장은 이날 장관 접견을 계기로 복지부와 막힌 대화통로가 열린 것 같다고 했다. 새로운 전기가 만들어졌다고도 했다. 그는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공감대와 약사의 역할 등에 대해 그동안 막혔던 약사회와 복지부 간 대화통로가 이제 열린 것 같다.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과 윤병철 약무정책과장도 배석해 공감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