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보건의료 지속가능성 열쇠… 가치 재정립 필요"

KPBMA Brief 제29호태평양 최윤희 전문위원 기고 신약 중심 가치평가로 공공적·산업적 기능 반영 어려워

2025-12-08     이현주 취재팀장/기자

정부의 제네릭 산정률 개편 및 기등재약 약가인하가 예고된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제네릭 의약품과 개량신약의 가치를 재정립하고 그에 상응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공중보건 위기 상시화 등 의료환경 변화 속에서 제네릭과 개량신약이 보건의료체계의 실질적 기반이자 신약 창출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의 동력임에도 불구하고 현행 약가제도가 이를 충분히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태평양 최윤희 전문위원은 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KPBMA Brief 제29호 기고문을 통해 "제네릭 의약품과 개량신약은 단순한 복제약이나 대체재가 아니라 보건의료의 지속 가능성을 떠받치는 전략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 제네릭 의약품 생산을 유지함으로써 △치료 공백을 최소화하는 기능, △고령층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개량신약의 임상적 가치, △R&D 성장을 촉진하는 기술적 파급효과는 신약 중심의 현행 제도에서 간과돼 왔다고 지적했다.

최 전문위원에 따르면 제네릭 의약품은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 만료 후 약가 인하를 유도해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고령층에서 빈번하게 처방되는 만성질환 치료 영역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성분은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제네릭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약가 조정 없이 오리지널 의약품이 유지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량신약 역시 복약 편의성 개선을 통해 고령 환자의 순응도를 높이고 장기 의료비 지출을 줄이는 효과를 갖고 있지만 신약 중심의 가치평가 체계에서는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복합제 개발, 투여 횟수 감소, 제형 개선 등 기술적 혁신이 실제 임상적 효용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제도적 인센티브는 제한적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최 전문위원은 약가제도가 2007년 선별등재제도 도입 이후 위험분담제도, 경제성평가 면제제도 등 혁신 신약 중심의 가치평가 체계를 강화해온 반면 제네릭과 개량신약은 급여적정성 재평가, 상한금액 재평가 등 규제적 성격의 사후관리 제도가 중심을 이뤄 균형 잡힌 제도 설계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연간 2~3차례 약가 인하가 발생하는 등 잦은 사후관리는 기업의 중장기 투자계획에 불확실성을 높여 R&D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최 전문위원은 "제네릭과 개량신약 개발을 통해 축적된 경험과 기술은 궁극적으로 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확대로 이어지는 핵심 기반"이라며 "국민 건강과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지켜내기 위해서는 제네릭 의약품과 개량신약의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