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절벽 직면 빅파마, '내부 개발→외부 조달' 무게추 이동

기술이전, 마일스톤 구조 중심 재편…리스크 최소화 전략 '바이오텍 개발→빅파마 상업화' 구조 뚜렷해져

2025-11-21     김동우 기자

글로벌 빅파마가 특허만료와 약가 압박으로 성장 전략을 재정비하면서 외부 기술 확보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주요 제약사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 중심의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고, 기존 내부 파이프라인 개발 중심 구조가 소형 바이오텍과의 협력 중심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초기 개발의 상당 부분을 바이오텍이 주도하고, 빅파마는 후기·상업화 단계에서 역할을 확대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사는 내부 파이프라인이 특허절벽에 직면하면서 외부 기술 도입 비중을 절반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이전 거래 형태도 선급금보다 옵션·단계별 마일스톤 구조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임상 성공 가능성과 상업화 전망을 기준으로 기술 선택에 있어 더욱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허만료·약가 규제…빅파마, '리스크 회피형 투자' 강화

보고서는 빅파마들이 직면한 △특허만료 △약가 규제 강화 △연구비 지출 부담 증가가 투자 방향을 변화시키는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내부개발로 장기간 R&D 비용을 부담하기보다, 임상 가능성이 이미 어느 정도 입증된 후보물질을 외부에서 도입하는 선택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항암제·면역질환 분야에서는 실패 확률이 높은 초기 개발 단계보다 후기 단계 자산 확보를 선호하는 경향이 더 강해진 것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글로벌 빅파마가 후보물질 발굴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모달리티 중심의 파이프라인 구성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NA 치료제, 이중항체,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의 비중 확대가 대표적이다.

아울러 상위 제약사의 연구개발 포트폴리오에서 외부 도입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점도 강조됐다. 내부 R&D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개발 단계가 앞선 자산을 확보해 보완하는 전략이 점차 일반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소형 바이오텍 개발→빅파마 상업화' 구조 고착화

보고서는 초기 신약개발을 소형 바이오텍이 담당하고, 후기 개발·승인·상업화를 빅파마가 이어받는 구조가 더욱 굳어지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빅파마는 초기 단계의 R&D 부담을 줄이면서 유망 후보물질을 조기에 확보하고, 후기 단계에서 자본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상업화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자료에 제시된 글로벌 기술이전 현황 역시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최근 대형 거래는 대부분 후기 단계 후보물질이나 플랫폼 기술을 중심으로 이뤄졌고, 임상 단계가 높을수록 거래 규모가 커지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환경은 소형 바이오텍에게 초기 단계 파이프라인만으로도 글로벌 협력 기회가 열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동시에 기술이전 시점이나 임상 설계 과정에서 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빅파마의 전략 변화가 기술거래, 투자 심리, 기업가치 평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