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시장은 만들면 돼"... 동구바이오, '두타+타다'로 두 번째 도전

이우진의 Peri-Scope | 복합제 개척자 노리는 '유로가드' 영업 풀어보기 비급여 판정에도 여타 복합제 대비 낮은 가격에 출시 비뇨기과 특징+CSO 영업 강화, 누적 효과 나타날 듯

2025-11-20     이우진 수석기자

동구바이오제약이 건강보험 급여 등재에 실패했던 '두타스테리드+타다라필' 복합제를 비급여 출시한다. 발기부전과 조루치료 성분으로 새 조합에 나섰던 '구세정'에 이어 두 번째 같은 시도다.

회사는 세계 첫 조합, 낮은 약가를 내세워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12월 1일 두타스테리드와 타다라필 성분의 복합제 '유로가드정'을 출시하고 영업에 나설 예정이다. 두타스테리드는 전립선 비대 및 탈모 등에 쓰이는 '아보다트' 주성분이며, 타다라필은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의 주성분이다. 유로가드정의 적응증은 '중증도부터 중증까지의 양성 전립선 비대증 증상의 치료'다.

통상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두 가지 문제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이 실제로 커지는 구조적 문제와 방광 및 요도주변 근육이 긴장해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기능적 문제다.

두타스테리드는 5알파환원효소 1형과 2형을 동시에 억제해 전립선을 키우는 주범인 남성호르몬 생성을 90% 이상 차단한다. 전립선 크기도 줄인다. 

타다라필은 방광 및 전립선과 요도 주변 평활근을 이완시켜 소변이 잘 나오게 한다. 복용 후 증상 개선도 빠르다. 무엇보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부수적으로 겪는 발기부전을 개선하는 형태다.

장기적으로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지만 치료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두타스테리드와 당장 배뇨증상을 개선하는 타다라필을 한 알에 복용할 때의 장점을 살리는 전략이다.

이 중 적응증만으로 보면 중증의 전립선 비대증 환자들은 이미 5-알파효소 저해제, 알파차단제, 타다라필 등을 조합해 복용 중인 경우가 많다. 약을 3~4개 먹는 환자에게 복합제 1알은 편의성이 높다.

무엇보다 소변이 잘 나오게 하는 탐스로신 등 치료제의 경우 증상완화 효과가 빠르지만 관계시 사정이 지연되거나 역행성 사정 등을 걱정하는 이가 많다. 이를 제외한 5-알파효소 저해제 두타스테리드와 타다라필의 '케미'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미 시장에서는 한미약품의 '한미탐스' 등을 필두로 동일 계열 약제인 탐스로신+타다라필 약제가 나와 있기도 하다.

두타스테리드는 실제 병용으로 활용되는 요법으로 Type I+II 이중 억제를 통해 더욱 강력한 효과를 내기 위한 시장에 도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구바이오제약 본사. / 사진제공=동구바이오제약

급여는 얻지 못했지만

낮은 약가로 진료 현장 마음 잡을까

흥미로운 부분은 가격이다. 두 제제를 한꺼번에 복용하는 금액보다 다소 높게 느껴질 수 있지만 피나스테리드+타다라필 복합제보다 낮은 금액으로 시장에 접근한 것이다.

실제 영업 현장에 나온 교육자료에는 1정 가격이 1300원으로 책정됐다. 탐스로신+타다라필 복합제 역시 비급여로 금액은 각 기관마다 다르지만 처방시 정당 최대 2500원 이상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이다.

물론 두 제제를 한꺼번에 복용했을 때 가격은 다소 다르다. 대표적으로 처방되는 두타스테리드+탐스로신 조합의 경우 현재 두타스테리드 제제 역시 약국마다 금액은 다르지만 탈모치료의 경우 가장 저렴한 비급여 약가가 정당 370~380원 선에 불과하다. 타다라필은 최대 비급여 약가가 700원대다. 비급여 기준으로 따면 약 1100원 이내에서 처방이 가능하다. 피나스테리드와 탐스로신을 활용할 경우 가격은 더욱 내려간다.

동국제약, 동아에스티, 신풍제약과 공동 개발한 품목이지만 경쟁력 있는 비급여 약가로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의 이같은 움직임은 유로가드의 급여화 실패에 따른 것이다. 건보공단은 지난 9월 해당 제제를 급여하지 않기로 했다. 복약순응도 개선 등 의학적 근거가 명확하다는 의견에도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급여화가 된다면 틈새시장을 구축할 기회가 있었지만, 급여화를 위해 신약으로 심사를 받는 과정은 시간이 오래걸려 비급여로 제품을 출시하되 공격적 가격 책정으로 시장에서 틈새를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동구바이오제약의 주요 처방과 중 하나로 언급되는 곳은 비뇨기과다. 실제 10위권이었던 동구바이오의 비뇨기과 처방액은 이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성장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의 특성과 의료기관의 수요가 잘 맞는 것으로 보인다. 비뇨기과 영업의 특징은 대형 병원보다 의사 1~2인이 운영하는 의원 비중이 많고 의사결정이 빠르며 처방권자가 명확해 밀착 영업이 필요하다.

여기에 탈모 치료제, 발기부전 치료제, 조루 치료제 등 상당수가 비급여 혹은 일부 급여인 탓에 비급여도 필요하면 시장이 만들어진다는 경험이 쌓인 곳이다. 만성질환까지는 아니어도 장기 처방도 가능해 초기 영업이 성공을 거두면 꾸준히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이 시장은 제약사 내부 영업으로 모두 커버할 수 없어 CSO 의존도가 높다. 

동구바이오는 이 환경을 구축해왔다. CSO를 관리하는 씨앤와이즈라는 회사가 있을 만큼 CSO+인하우스 병행 구조가 잘 작동한다. 여기에 씨티씨바이오와 공동 개발 이후 출시한 '클로미프라민+실데나필' 복합 성분의 복합제 '구세정'을 홍보하면서 학술 행사 등을 통해 단순 제품을 파는 것만이 아닌 '학술적 성과'로 홍보한다는 의료현장의 심리까지 함께 잡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시장성 낮다 우려 따라 붙지만

비뇨기과 특성 맞춘 CSO 영업 콤비로 '돌파'

물론 시장에서 이러한 조합이 성공적일 것인지 관심이 높다. 대부분 전립선비대증 치료제가 급여 적응중인 만큼 비급여 가격에 구매할 수요층이 크지 않은데다 기전이 다른 약제이긴 하지만 '탐스로신+타다라필' 조합도 있는 탓이다.

더욱이 적응증이 전립선 비대증에만 고정돼 있어 제제가 가진 타 적응증 영업이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과거 동구바이오제약 '구세정'이 출시될 때도 따라붙었던 이야기다. 

구세정은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으로 초기 실적이 기대에 못미치는 편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CSO 수수료를 다소 높게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세정의 경우 성장 속도는 느리지만 출시 초기와 비교하면 올해 9월 20%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는데, 영업 누적효과가 쌓이면 처방액도 높아진다는 것으로 실증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구세정에 홀로그램을 부착하는 등 프리미엄 전략과 학술 행사는 유로가드에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세정에 이어 없었던 카테고리를 만들며 비뇨기 시장에서 두 번째 도전장을 던진 동구바이오제약의 움직임은 그래서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