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영업이익률 10% 돌파 비결은 '남의 상품→내 제품으로 전략'
3분기 제약 실적 IR 톺아보기 | (8) 보령제약 3분기 영업익 51% 급증… 자사 제품 매출 1461억 '역대 최대' 젬자·알림타 LBA 효과, 수익성·글로벌 CDMO 확장 발판 마련
보령의 2025년 3분기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매출 뒤에 숨겨진 숫자다. <히트뉴스>가 IR 자료에 적힌 실적을 보니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은 2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710억원 대비 90억원 늘었다. 증가율은 3.3%다. 영업이익은 294억원으로 전년 동기 195억원에 비해 99억원 늘어 51.3% 증가율을 보였다.
보령 영업이익률은 지난해까지 7.2% 선에 지나지 않았으나, 올해 3분기 10.5%까지 올랐다. 직전분기 10.1%에 이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이다.
매출총이익률도 36.9%로 전년 동기 33.7% 대비 3.2%p 회복했다. 원가절감과 제품 믹스 개선으로 수익을 극대화했다는 것이 보령 측 설명이다.
3분기 자사 제품 매출은 146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
I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보령 실적은 성장통을 앓았다. 당시 매출은 271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1% 급증했지만 영업이익은 195억원으로 5.4% 늘어나는데 그쳤고, 매출총이익률은 33.7%로 외려 전년 대비 5.7%p나 떨어졌다.
보령은 제품과 상품간 비중 변화로 인한 원가율 부담을 표기했는데, 실제 코프로모션 등 '상품' 비중은 45.1%까지 올랐다. 회사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전사적 비용구조 합리화를 추진하고 중기적으로 기존 품목과 신규 품목 포트폴리오간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IR자료에서 밝혔다.
회사는 자료에서 '제품 매출 증가'를 강조했다. 실제 3분기 자사 제품 매출은 146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241억원, 19.8% 증가했다.
회사는 3분기 IR 자료에 자가제품 매출을 별도 공개했다. 카나브 패밀리는 3분기 42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355억원 대비 70억원, 19.7% 성장했다. 전년 '투베로', '아카브'의 코프로모션 종료 이후 자가제품 중심 체질도 다졌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엘' 시리즈는 3분기까지 기준 매출 179억원으로 전년 동기 111억원 대비 68억원, 61.3% 급증했다. '엘오공', '엘제로', '엘제로젯' 등 라인업 확대 영향을 받았다.
트루리시티는 빠졌지만 당뇨 매출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제품 매출은 3분기 누적 52억원으로 전년 동기 39억원 대비 36.9% 늘었다. 절대 금액이 높지 않지만 성장률은 낮지 않다.
회사는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 부문에서 경쟁시장 대비 2배 이상 성장하며 시장점유율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3분기 기준 고혈압 시장이 4.1% 성장한 것에 비해 보령 제품군이 8.1%, 이상지질혈증은 보령 61.3% 대 시장 27.0%, 당뇨는 보령 49.5% 대 시장 0.4% 성장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항암 영역에서 젬자가 성장 중인 가운데 알림타가 3분기 73억원으로 전년 동기 195억원 대비 62.7% 감소했다. 회사는 자사생산 전환을 위한 상품 재고 일시 출하 영향일 뿐 정상 판매는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질환 영역에서 '뮤코미스트'가 3분기 단일 기준 62억원, '맥스핌'은 41억원으로 27.0%, '나제론'은 35억원으로 41.5% 각각 늘었는데 의정갈등이 수습되며 매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도 했다.
자기 제품화 LBA 확장 중... 로열티 부담 덜고 실속 챙겼다
보령이 IR자료에서 특히 강조한 부분은 '내재화'다. 코프로모션의 필요성은 인정하되 자체 생산이나 인수한 제품을 개량해 수익 구조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회사는 유방암 1차 치료제 '탁소텔'의 전세계 제조-판매 등 사업권을 사노피에서 사들인 바 있다.
대표 사례로 알림타가 있다. 2024년 3분기까지 '상품'으로 판매하던 알림타의 매출 195억원을 기록했다. 자사 생산 전환 과정으로 규모가 줄었지만 로열티가 사라지면서 마진율은 오히려 나아졌다.
기존 제품 인수(LBA) 전략의 대표 품목인 '젬자'는 액상 제형으로 전환하며 수익성을 높였다. 2021년 매출 172억원, 매출총이익률 27.6%였던 젬자는 2025년 9월 누적 기준 400억원, 매출총이익률 60.6%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일반의약품 등 컨슈머헬스케어 부문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보령컨슈머헬스케어의 경우 별도 기준 3분기 매출 201억원, 영업이익 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4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전년 영업손실 25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겔포스가 53억원으로 전년 동기 40억원 대비 33.1% 늘어난 가운데 용각산은 46억원으로 29.8% 감소했다.
필수의약품 생산시설 증설 위해 300억 투자
보령은 IR 자료에서 LBA 확장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회사는 이미 로투스 및 체플라팜 등과 함께 위탁제조 계약을 체결했다. 내용고형제 필수의약품 생산시설 증설을 위해 기존 안산 및 예산캠퍼스에 300억원을 투자한다.
예산캠퍼스에는 글로벌 CDMO 준비를 위한 설비를 갖춘다. 항암주사제는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추가 투자가 예정돼 있다. 글로벌 직접 판매 및 생산수요에 따른 대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보령 측은 이를 기반으로 세포독성 항암제 포트폴리오 구축, 글로벌로 족적 확장, 글로벌 CDMO 기회 창출을 3대 축으로 설정했다.
보령의 3분기는 '남의 상품'을 통해 올린 성장에 이어 '내 제품'으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