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파트너사 잇단 IPO·M&A… K-바이오 기술수출 '선순환' 가속

디앤디파마텍·한올바이오·에이프릴 기술수출 후 '한번 더 밸류업' 기술 수출 → 美 시장 검증 → 국내 기술 재평가... '선순환' 이어져

2025-11-12     김선경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미국 바이오텍에 기술을 이전한 이후, 미국 파트너사들이 나스닥 상장(IPO), 인수합병(M&A) 등 긍정적인 후속 성과를 거두면서 국내 기업의 가치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이는 곧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과 기술 경쟁력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디앤디파마텍, 한올바이오파마, 에이프릴바이오 등 국내 기업이 기술을 수출한 미국 파트너사들이 잇따라 상장과 인수합병 등 성과를 내며, 원천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앤디파마텍-멧세라 

14조 M&A로 가치 입증한 '멧세라'

디앤디파마텍의 파트너사인 멧세라는 최근 비만 치료제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했다. 지난 1월 공모가 대비 47% 급등한 가격으로 나스닥에 상장한 데 이어, 11월에는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에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6500억원) 규모로 인수되는 대형 M&A에 성공했다.

디앤디파마텍은 멧세라에 경구용 GLP-1/GIP 수용체 이중작용제 'MET-GGo'를 포함한 총 6개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약 1조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이 파이프라인에는 독자적인 경구 펩타이드 기술 플랫폼인 오랄링크(ORALINK) 기반 약물도 포함된다.

최근 멧세라가 노보노디스크와 화이자의 인수 경쟁 대상이 되면서, 멧세라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원천기업으로서 디앤디파마텍의 기업 가치도 재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 9월 중순까지 16만원대에 머물렀던 디앤디파마텍 주가는 화이자의 멧세라 인수합병 소식이 처음 전해진 직후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지난 11일 기준으로는 28만원대에서 거래됐다.

 

 한올바이오파마-이뮤노반트 

'이뮤노반트' M&A 가능성에 주가 ↑

이처럼 미국 자본시장에서 성과가 국내 기업 주가를 견인하는 흐름은 한올바이오파마에서도 이어졌다

최근 한올바이오파마의 파트너사인 이뮤노반트는 M&A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잠재적 인수 대상으로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 소식에 당일 이뮤노반트와 한올바이오파마의 주가가 각각 +12.8%, +22.3% 급등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뮤노반트의 최대 주주인 로이반트가 주요 인수자로 거론되며, 실제로 로이반트는 올해 들어 이뮤노반트의 지분을 크게 확대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인수 논의가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인 '바토클리맙(HL161)'의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있다고 분석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2017년 이뮤노반트에 바토클리맙을 5250만 달러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대신증권에서는 최근 발표한 종목리포트에서 이번 임상3상 결과에 따른 바토클리맙의 출시 및 상업화 여부가 이뮤노반트와 한올바이오파마의 기업 가치 재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만일 TED에서 신약으로 승인받을 경우 이는 한올바이오파마에게 로열티 및 마일스톤 수익 증가와 함께 대형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이프릴바이오-에보뮨 

NYSE에 성공 데뷔한 '에보뮨', 6억달러 확보

에이프릴바이오는 지난해 6월 자가면역·염증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PB-R3(EVO301)'을 에보뮨에 최대 4억7500만 달러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에보뮨은 지난 9일(미국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에 성공하며 공모가 대비 26% 이상 상승해 시가총액 6억 달러를 달성했다.

에보뮨은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APB-R3의 임상2상에 집중하고, 만성 두드러기·궤양성대장염 등 적응증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임상 데이터가 긍정적으로 도출되면 마일스톤 수익과 에이프릴바이오의 시장가치가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의 주가는 에보뮨의 IPO 성공 모멘텀에 힘입어 9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상승했으며, 자체 플랫폼 기술인 SAFA의 글로벌 재평가 역시 본격화되고 있다.

 

美 자본 시장 통한 새로운 '선순환 모델' 구축

이 사례들은 국내 바이오기업의 기술수출이 단순한 계약 체결에 그치지 않고, '기술수출 → 미국 파트너사의 IPO 및 M&A → 자금 유입 및 임상 가속 → 국내 기술가치 재평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모델을 보여준다.

특히 미국 파트너사의 성공은 원천기술 보유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 신뢰성을 크게 높이며, 이는 후속 라이선싱 협상에서 긍정적인 신호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