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환자 1주 새 68% 폭증…질병관리청 "백신 접종 권고"
감염 증가 속도 예년보다 두 달 빨라…아동·청소년 환자 기준치 '7배'
최근 독감(인플루엔자)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은 지난 9일 발표한 주간 감시 결과에서, 10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전국 300개 표본감시 의원을 찾은 독감 의심 환자가 전주 대비 67.6% 급증했다고 11일 밝혔다.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증상자는 43주차 13.6명에서 22.8명으로 늘며, 유행 기준치(9.1명)의 약 2.5배에 달했다. 감염 증가 속도는 예년보다 두 달가량 빠르다. 특히 7~12세 아동·청소년층 환자가 외래환자 1000명당 68.4명으로, 유행 기준치의 7배를 넘었다.
질병관리청은 생후 6개월 이상부터 만 13세, 임신부, 만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2025–2026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전국 지정 병·의원과 보건소에서 무료로 시행 중이다. 당국은 "예방접종은 감염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증화와 입원을 막는 것"이라며 "지금 접종해야 면역 공백을 막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절기부터 국내 인플루엔자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A형 2종과 B형 1종을 포함한 3가 백신으로 전환됐다. 그동안 검출되지 않았던 B형 '야마가타' 계열이 접종 균주에서 제외된 것이다. 질병청은 "3가 백신으로도 현재 유행 중인 바이러스에 충분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 기술의 변화도 감염병 대응의 한 축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달걀(유정란) 배양 대신, 사람 세포 환경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세포배양(cell-based) 방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방식은 유정란 배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항원 변형 위험이 적고, 실제 유행 바이러스와의 일치도가 높다.
최근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에서는 세포배양 방식 백신이 기존 달걀 배양 백신보다 예방 효과가 약 20% 높았다(BioSpace, 2025년 10월). 영국 보건당국(NHS)은 이를 반영해 올해부터 성인 대상 우선 권장 백신으로 세포배양 및 재조합 백신을 지정했다.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 3가'가 세포배양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이는 WHO와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모두 획득했다.
WHO는 인플루엔자 백신을 "가장 오랜 기간 전 세계에서 사용돼 온 안전한 백신 중 하나"로 평가하며, 접종 후 흔히 나타나는 반응은 팔의 통증·미열·근육통 등 경미하고 일시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백신 접종자는 미접종자보다 독감으로 인한 입원 위험이 30% 이상 낮고, 기저질환자의 심혈관 합병증 발생률도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됐다.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올해는 독감, 코로나19,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는 복합 양상이 뚜렷하다"며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고령층은 한 번 감염되면 합병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예방접종이 최선의 방어 수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