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잘렉스 3제요법, 이식 불가 다발골수종 환자에 최적 치료"
히터뷰 |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변자민 교수 "DRd 요법, 기존 표준요법 대비 효과·내약성·안전성 모두 우수" "재발 시 예후 급격히 악화 …초기에 효과적 약제 병용 필요"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은 다발골수종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지만, 고령이거나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시행이 어렵다. 국내에서는 69세 이하를 이식 가능군으로 분류하며 이에 해당하지 않는 비이식군 환자들은 약물 치료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재발이 반복될수록 예후가 악화되는 다발골수종의 특성상, 신약을 기반으로 한 다중 약제 병용요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 가운데 다잘렉스(Daratumumab) 기반 DRd 요법(다잘렉스+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이 비이식군 환자에게 효과적인 1차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CD38 단백에 결합하는 단클론항체인 다잘렉스는 기존 요법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 객관적반응률(ORR)뿐 아니라 내약성 면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주요 3상 임상인 MAIA 연구에서 DRd 요법은 전체 생존기간(OS) 90.3개월로, 대조군(Rd)의 63.1개월 대비 사망 위험을 33% 낮추는 성과를 보여 임상적 유용성이 입증됐다.
히트뉴스는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변자민 교수를 만나 다발골수종 비이식군 환자의 치료 환경과 최근 핵심 치료 옵션으로 떠오른 DRd 요법의 임상적 유용성을 들어봤다.
다발골수종의 원인과 주요 증상은 무엇인가요?
"다발골수종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다만, 고령에서 잘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평균 발병 나이는 약 69~70세입니다. 다만 유전자 변이가 주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발생 요인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발골수종의 주요 증상에는 체내 칼슘 농도 증가, 뼈 병변, 빈혈, 심장 수치 악화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타 암종 대비 어떤 특징을 가지나요?
"다발골수종은 현재 의학으로서 완치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병을 컨트롤할 수 있는 '완전 관해'는 가능하지만 근본적 의미의 완치는 불가능합니다.
그 이유는 다발골수종이 하나의 클론(clone)에 의해 유래한 것이 아닌, 여러 가지 클론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 가지 약제를 쓰는 것보다는 여러 약제를 쓰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대표적인 치료제로는 프로테아좀 억제제(PIs, Proteasome Inhibitors), 면역조절제 (IMiDs, Immunomodulatory drugs), 스테로이드 약제, 면역 치료 등 4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더불어 초기에 이런 약제들을 병용해 쓰는 것이 효과적인데, 환자의 질병 관리나 삶의 질 유지 측면에서 가장 좋은 접근일 수 있습니다. 이런 접근은 보험 재정 측면에서도 좋은 접근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발이 빈번하고, 완치불가능인 만큼 긴 치료가 필요해 보입니다.
다발골수종 치료 예후는 어떤 편인가요?
"다발골수종 치료에서는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가능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나이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70세까지 이식이 가능하다는 보험 규정이 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69세까지를 이식군, 그 외를 비이식군으로 구분합니다.
일반적으로 1차 치료를 받을 경우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최대 10년까지 기대할 수 있으나, 2차 치료로 넘어가면 그 기간이 절반 수준으로 줄고, 3차 치료에서는 다시 절반으로 감소합니다. 특히 3제 요법으로 효과가 없을 경우 무진행 생존 기간은 크게 단축되며, 약 5개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기대 수명이 6개월 정도로 예측되기도 합니다.
즉, 약제가 하나씩 효과를 잃을 때마다 생존 기간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치료 과정에서 우수한 약제, 새로운 신약을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입니다."
고령인 '비이식군' 환자의 치료가 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그런가요?
"네, 그렇습니다. 실제로 고령 환자의 수행능력 상태(performance status)가 더 떨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만큼 치료에 대한 내약성(tolerability)도 낮습니다. 이에 고강도 치료가 필요하더라도 이를 못 견딜 수 있어, 치료 강도와 방법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측면에서도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가 병원에 내원해야 하는데, 고령환자는 이 부분에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병원 내원이 가능한지,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족이나 보호자가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더불어 고령 환자는 이미 앓고 있는 다른 기저 질환, 복용 중인 약들이 많기 때문에, 그것들과 다발골수종 치료제 간 상호작용까지 고려해야 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비이식군 환자의 1차 치료에는 어떤 약제들이 권고되나요?
"다발골수종은 이름처럼 병이 다발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 약제가 많을수록 효과가 높습니다. 사용 약제의 개수에 따라 2제, 3제, 4제 요법으로 구분합니다.
최근 해외 연구에 따르면, 다발골수종 비이식군에서 가장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는 건 4제 요법입니다. '이사툭시맙+VRd(보르테조밉+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다잘렉스+VRd' 4제 병용요법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미허가로 아직 사용할 수 없어 아쉽습니다.
그 다음 옵션으로는 3제 요법이 표준입니다. 현재 보험이 적용되는 3제 요법으로는 VRd가 있으며, DRd는 부분급여(다잘렉스 본인 부담 100%)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3제 요법이 어렵거나 주사 치료가 부담되는 경우에는, 2제 요법인 Rd 요법(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DRd 요법이 부분급여 적용된 데에는, 기존 VRd 요법의 미충족 수요가 있었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어떤 한계가 있었나요?
"VRd는 대표적인 3제 요법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독성 때문에 보르테조밉을 장기간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 경우 2제 요법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3~4제 요법에 비해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에 비해 DRd요법은 장기 안전성과 효과가 뛰어나 3제를 쭉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는 PFS를 2배 이상 차이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VRd 요법은 신경병증 등 이상반응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로 인해 임상 연구에서는 약제를 끝까지 사용하지 못하고 조기 중단 혹은 탈락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이 부분에서도 DRd 요법은 치료 중단율이 낮아 장점이 있습니다."
언급한 부분이,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 DRd 요법이 선호요법으로 권고된 이유일까요?
"물론, DRd 요법과 VRd 요법이 직접 비교(head to head)된 건 아닙니다. 하지만, 다양한 연구를 통한 메타 분석, 간접적 비교를 했을 때 DRd가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다잘렉스는 사용 시 환자 상태가 좋아지는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VRd 요법은 환자가 느끼는 증상 개선에 시간이 필요한 데 비해, DRd 요법은 환자가 한 사이클만에 증상 개선을 느낄 정도로 환자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통증이 심했던 제 환자들도 DRd 요법 몇 사이클 만에 통증이 사라지면서 만족함을 표현하곤 합니다. 혈구 감소가 있었던 환자들은 치료 후 혈구 수치가 개선되면서 ‘힘이 난다’고 말하기도 하고,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웠던 환자들은 이제 일상생활이 가능해져 ‘기쁘다’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DRd 요법 주요 임상 'MAIA' 연구에서 어떤 결과에 주목하나요?
"전체 생존(OS)도 중요하긴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완전 관해율(CR), 미세잔존질환(MRD)와 같은 반응률입니다. MRD란 암환자에서 치료 후 남아 있는 아주 적은 수의 암세포를 지칭하는데, 질병이 치료 후 얼마냐 잘 컨트롤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반응률이 첫 번째 중요한 데이터가 됩니다.
MAIA 연구 28개월 추적 시점에서, DRd 요법군의 객관적 반응률은 92.9%로, 2제요법군 81.3% 대비 유의하게 높았습니다. 이 중 CR은 각 47.6%, 24.9%, MRD 음성률은 24.2%, 7.3%로 나타났습니다.
더불어 OS보다는 PFS가 조금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다양한 혁신 항암제들이 빠르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환자의 5년후, 10년 후 선택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분명히 차이가 날 것입니다. 즉 환자가 최대한 재발 없이 오래 생존할 경우, 추후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더 좋아져 OS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PFS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DRd요법이 VRd 요법에 비해 PFS가 약 두 배 차이를 보였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재발을 막으면서 삶의 질을 오래 유지하는 게 중요하군요.
안전성·내약성 측면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가 있을까요?
"정확한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실제로 DRd가 3제 요법임에도 2제 요법보다 치료 중단율이 더 낮았습니다. 이는 다잘렉스 병용으로 인해 환자의 수행능력 상태(performance status)와 전반적인 치료 순응도가 개선됐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DRd 요법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큰 레날리도마이드 용량을 2제 요법대비 적게 사용하는데, 이로 인해 장기간 사용이 가능했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DRd 치료군에서 중도 탈락률이 현저히 낮았다는 점은 고령 비이식 환자에서 DRd가 내약성(tolerability)과 안정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잘렉스의 어떤 점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을까요?
"암 치료에서 면역치료의 효과적인 표적이 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①세포 내부가 아닌 표면에 타깃이 존재해야 하고 ②해당 타깃이 암세포의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③정상 세포에는 발현되지 않고 암세포에만 특이적으로 많이 발현돼야 합니다.
다잘렉스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CD38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치료제로, 다발골수종 세폼나 선택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면역치료이기 때문에 종양 자체뿐 아니라 종양 미세환경에도 작용합니다. 암세포와 면역세포가 상호작용하는 미세환경에도 작용해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며, 결과적으로 암세포를 직접 사멸시키는 효과와 면역환경 개선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습니다."
부분급여인 만큼, 적합한 환자군 고려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식군/비이식군 여부를 떠나, DRd 요법은 가장 효과적인 선택지로 생각됩니다. 고령, 동반질환 여부 등에 국한되지 않고, 비용적 제약이 없다면 모든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선택지입니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입니다. 환자분들께 치료 옵션을 설명할 때는 DRd 요법이 일정 비용을 수반하지만, 환급 프로그램이나 지원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는 점을 함께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경제적 부담으로 사용을 고민하는 환자들이 많은 상황입니다."
다잘렉스는 IV 제형 외에 SC 제형도 허가됐습니다. 반면 부분급여는 IV만 적용돼 있는데, 어려움은 없나요?
"다잘렉스와 같은 면역치료제는 첫 투여 시 주입 반응(IRR)으로 불리는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면역치료제 특성상 초기 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다잘렉스의 피하주사 제형(SC)이 허가돼 있습니다만, 국내에서는 부분급여 적용이 되지 않아 고가의 비용 부담 때문에 사용이 어렵습니다. 만약 사용한다고 하면, 다잘렉스 외의 제제들까지 100% 본인 부담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서 다잘렉스 SC의 보험급여 확대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습니다."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들에게 조언을 부탁합니다.
"다발골수종은 완치가 쉽지 않은 질환이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는다면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상태가 안정적일 때는 치료 없이 지낼 수 있고, 재발 시점에는 그때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하면 됩니다.
조급하게 생각하시기보다는 다발골수종을 평생 관리해야 할 동반자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꾸준한 관리와 치료를 이어가면서, 병원을 두려워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치료 과정에 참여하는 자세를 가지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