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본이 베팅한 'HLB 리보세라닙', 3번째 도전 준비
FDA 승인 지연에도 2000억 해외 자금 유입 전 계열사 가치 재평가…HLB에 다시 '주목'
HLB가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재신청과 담관암 후보물질 라라푸그라티닙 FDA 허가 신청을 앞두고 대규모 해외 자금을 확보했다. 특히, 리보세라닙은 두 차례 보완요청서(CRL)를 받았던 상황에서도 글로벌 투자자금을 끌어들이며 FDA 승인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4일 주식시장에서 HLB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외국 자본 유입 소식에 일제히 급등했다. HLB바이오스텝이 상한가(+29.98%)를 기록했고, HLB생명과학(+19.10%), HLB제약 (+16.34%), HLB테라퓨틱스(+13.88%), HLB(+13.68%) 등 그룹주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 HLB그룹의 사업성과 리보세라닙의 상업적 잠재력에 외국 자본의 '직접 베팅'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이번 상승의 배경에는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로부터 유치한 2070억원 규모의 해외 투자와, 리보세라닙 FDA 승인 재도전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UBS가 단독 주관한 이번 거래에서 HLB는 1억4000만달러(약 2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고, HLB생명과학은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HLB가 발행한 BW는 일정 기간 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으로, 투자자는 연 5%의 이자를 받으며 HLB 주가가 전환가 4만8917원을 넘을 경우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 HLB생명과학이 발행한 EB는 구조가 조금 다르다. 이 채권은 HLB생명과학이 자금을 빌리지만, 나중에 HLB생명과학 주식이 아닌 모회사 HLB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어 있다. 결국 두 사채 모두 HLB 주가 상승에 연동된 수익 구조를 갖고 있어, LMR이 HLB그룹의 성장 가능성에 직접 베팅한 셈이다.
조달한 자금은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를 통해 신약 개발과 글로벌 상업화에 투입된다. 엘레바는 리보세라닙과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FDA 승인 재신청을 준비 중으로, 이번 자금 유치는 그 일정과 맞물려 추진 동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은 이미 두 차례 CRL을 받으며 승인 일정이 지연된 상태지만, 이번 자금 조달의 시기와 목적이 투자 심리를 되살리고 있다. 특히 투자자의 풋옵션(조기 상환 요구권)이 3년 이후부터 행사 가능하다는 조건은, HLB가 단기적인 재정 압박 없이 장기간 신약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조달 자금의 대부분이 해외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되어 용도가 제한된 조건은, HLB가 자금 운용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해외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는 곧 회사가 재정 리스크를 해소하고, FDA 승인과 상업화라는 목표에 전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 번째 도전을 앞둔 HLB가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