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 음료부문의 짙은 그림자를 완벽히 지워버린 '케이캡'

3분기 제약 실적 IR 톺아보기 | (3) HK이노엔 매출 13%, 영업익 16%, 당기순익 28% 모두 UP UP UP 소화·항암제에다 '다파엔' 등 분발, 34% 준 음료 공백 메웠다

2025-11-03     이우진 수석기자
HK이노엔 스퀘어 / 출처=HK이노엔

HK이노엔이 음료 분야 등 부진에도 의약품 부문에서 확장에 성공하며 3분기 매출을 끌어올렸다. 특히 케이캡은 회사 넘버 원 브랜드를 넘어 '회복탄력성'을 만드는 '정신적 지주같은 품목'으로 자라났다.

HK이노엔의 2025년 3분기 경영실적 발표 자료를 보니 케이캡의 이같은 대표성은 이번 분기에 더욱 두드러졌다.

먼저 연결 기준 매출은 26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9억원으로 16.4%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186억원으로 전년 145억원 대비 28% 증가하며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갖췄다.

부문별로 보면 ETC 매출은 24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9.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05억원으로 53.6%나 성장했다. 특히 소화기계 매출이 크게 증가했고, 로슈 품목인 '아바스틴' 실적 증가도 눈에 띈다.

반면 음료·건기식(H&B) 부문은 제품 회수 여파로 매출 151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34.7% 줄었다. 영업손실은 4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숙취해소제의 소비 감소는 물론 음료의 6~7월 제품 회수와 판매 재개라는 한 달의 기간이 회복세를 지연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ETC부문 실적 / 출처=HK이노엔

 

원톱 넘어 '정신적 지주'로... 케이캡, 어디까지 올라갈까

ETC 부문 성장의 중심에 케이캡이 있었다. 케이캡은 3분기 매출 464억원(국내 438억원·수출 26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내내 시장 1위를 유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으로 케이캡 브랜드의 원외처방액은 품목 합산 16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6억원 증가했다. IR 자료에서 설명한 소화기계 매출 증가 중에도 케이캡이 일익을 맡고 있다.

케이캡의 분기당 처방액  / 출처 = HK이노엔

회사 측은 중국 로열티 수익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어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는 점을 밝혔다. 뤄신을 통해 판매 중인 '타이신짠'이 국가의료보험(NRDL)에 등재된 후 병원 처방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는 여기에 현재 임상 1상 진행 중인 주사제형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케이캡의 확장은 중국과 미국을 넘어섰다. 2025년 3분기 기준 케이캡은 53개국과 계약을 맺었으며 18개국에서 출시됐다. 3개국은 허가를 완료했고 5개국은 심사 중이다.

이미 출시된 18개국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몽골, 필리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멕시코, 페루, 칠레, 콜롬비아, 도미니카공화국,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파나마, 인도 등이다.

동남아에서는 인도네시아 칼베(Kalbe)와 필리핀 MPPI, 싱가포르 UITC, 말레이시아 현지사가 판매를 맡고 있다. 남미에서는 멕시코 카르디오파마(Cardiopharma)를 비롯해 페루·칠레·콜롬비아·파라과이·에콰도르 등으로 유통망을 넓혔다.

인도에서는 닥터레디스(Dr. Reddy's)와 협력해 2025년 9월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남아공·러시아·우크라이나·우즈베키스탄 등에서도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중동과 중남미 일부 지역에서는 신규 유통 계약이 검토되고 있어 연내 60개국에 근접할 것이고 더 큰 처방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세벨라와 체결한 케이캡의 미국 임상 3상은 미란성·비미란성 식도염 대상 시험을 모두 완료했다.

한편 케이캡 이외에도 유비스트 기준 로바젯이 전년 대비 처방액이 75억원, 다파엔이 64억원, 카발린이 24억원 등으로 꾸준히 처방을 올리며 여타 제품의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HK이노엔의 '케이캡 원톱'은 '잘 낳은 신약' 하나가 회사의 회복탄력성까지 높인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