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위고비 넘는 비만약 가시권… MASH 치료제도 품나
10명 중 8명은 체중 감소율 5% 도달하는데 성공 구토 오심 등 부작용 낮아져...내년 하반기 출시 목표 26'1Q에 나올 'MASH 임상 2상 결과'도 기대
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HM11260C(성분 에페글레나타이드)'가 국내 3상에서 유의미한 체중 감소와 낮은 부작용을 입증하며 내년 하반기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시에 머크에 기술이전한 MASH 치료제의 임상 2상 결과가 내년 초 공개를 앞두고 있어 대사질환 영역 전반에서 한미약품의 입지가 확대되고 있다.
10명 중 8명이 5% 이상 감량 성공
27일 한미약품은 주 1회 투여하는 GLP-1 수용체 작용제 'HM11260C'의 국내 3상 톱라인 결과를 공개했다. 당뇨병이 없는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의 비율은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에서 79.4%, 위약군에서 14.5%로, 두 그룹 간 차이는 65.0%포인트에 달했다(40주, p<0.0001). 10명 중 8명 가까이가 유의미한 체중 감량을 경험한 셈이다.
체중이 줄어든 폭 역시 유의미했다. HM11260C 투여군은 40주차에 체중이 평균 9.75% 감소했으나, 위약군은 0.95% 감소에 그쳤다(ANCOVA, p<0.0001).
위고비(성분 세마글루타이드)가 68주간 아시아인 40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평균 -13.2%(위약군 -2.1%)의 감소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같은 작용기전을 가진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위고비와 근사한 수준의 효능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오심ㆍ구토 등은 위고비 대비 ↓...근육량 보존은 '아직'
이번 임상의 안전성 평가에서 오심 16.72%, 구토 11.71%, 설사17.73% 등의 위장관 부작용이 주요하게 보고됐으나, 이는 경쟁약물 대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각 임상시험의 설계, 투여 기간, 평가 시점이 달라 직접 비교로 효과를 단정짓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세마글루타이드(제품명 위고비)에서 오심 24%, 설사 26%, 터제파타이드(제품명 마운자로)에서 오심 31%, 설사 23%의 결과를 나타낸 것에 비해 부작용 수치가 낮아진 경향성을 보였다.
하지만 이 약물이 GLP-1 계열 약물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근육 손실 부작용까지 피해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번 공시에서 근육 손실 관련한 결과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회사 관계자는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위장관 부작용을 낮춘 것이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근육량 보존과 체중 감량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후보 물질로 삼중작용제 'HM15275'와 CRFR2 선택적 UCN2 유사체 'HM17321'를 개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HM15275는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삼중작용 비만치료제로, 지난 7월 미국 FDA로부터 임상 2상 진입 승인을 받았다. HM17321은 체중 감량과 근육량 증가를 동시에 유도하는 신약 후보로, 9월 말 FDA에 임상 1상 IND를 신청했다. 두 후보물질 모두 오는 11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2025 미국비만학회(ObesityWeek)에서 연구 성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 상용화 목표…국내 시장 진입 가속화
한미약품은 HM11260C의 이번 3상 결과를 기반으로 연내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40주 핵심 치료기간 이후 24주 연장시험을 추가해 총 64주간 체중 감소의 지속효과도 평가할 계획이다.
현재 위고비의 국내 매출은 출시 반년 만에 2000억원을 넘어섰으며, 증권가에서는 올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최소 5000억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생산 능력을 이미 확보했으며,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으로 구축한 유통망을 기반으로 대사질환 치료제 시장 진입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한미약품이 내년 말 제품을 출시할 경우,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최근 비만약 오남용과 과대처방에 대한 우려를 표한 만큼, 향후 보험 등재 및 처방 관리 정책이 시장 확대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MASH 치료 후보물질…내년 상반기 '주목'
한미약품은 비만치료제뿐 아니라 MASH(대사관련지방간염) 치료 영역에서도 성과가 기대된다. 2020년 머크에 기술이전된 MASH 치료제 'MK-6024(성분 에피노펙듀타이드)'가 임상 2b상 마무리 단계에 있다.
머크는 총 360명을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군과 위약군을 포함한 3개 군을 비교하는 임상을 진행 중이며, 12월 종료 후 내년 1분기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주요 평가 지표는 ‘52주차에 섬유증 악화 없이 MASH가 해소된 비율’이다.
FDA가 올해 8월 MASH 치료제로 승인한 위고비가 임상 3상에서 같은 지표로 62.9%를 기록한 만큼, 머크의 결과에 따라 한미약품 기술력이 재조명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