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사성의약품 선두 퓨쳐켐 …"FC705, 안전성과 효율 극대화"
퓨쳐켐 박찬수 개발본부장/개발이사 ESMO 현장 인터뷰 "누적선량 국제 안전 기준 이하 …체내 순환 시간, 종양 내 축적 향상"
히트뉴스, 'ESMO 2025'서 K-바이오 주역들을 만나다
세계 3대 종양학회로 꼽히는 '유럽종양학회(ESMO)', 그 연례학술대회에는 글로벌 각국의 종양전문가와 제약바이오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3상 임상시험의 주요 분석 결과 구두 발표 외에도 기업 부스 홍보, 비즈니스 미팅, 포스터 발표 등 다양한 활동들이 진행되고 있다. 히트뉴스는 이번 행사에 참여한 국내 바이오 기업 관계자를 만나 ESMO 참여 목적과 주요 발표 내용 그리고 비즈니스 성과와 향후 계획 등 글로벌 무대를 향한 그들의 노력을 들어봤다.
1. 지아이이노베이션 장명호 대표ㆍ윤나리 임상개발부문 전무
2. 퓨쳐켐 박찬수 개발본부장/개발이사
[베를린(독일)=황재선 기자] 올해 17일부터(현지 시각) 22일까지 독일 ‘메쎄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유럽종양학회(ESMO) 국내 방사성의약품 전문기업 퓨쳐켐이 참여했다.
퓨쳐켐은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의 PSMA를 타깃하는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방사성의약품 신약으로 ‘FC705’를 개발하고 있다. 임상시험 진행 단계도 지난 4월 국내 2상을 마치고, 지난 9월 3상에 진입하는 등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상 임상 결과에서, 회사는 해당 암종 환자를 대상으로 객관적반응률(ORR) 60.0%, 질병통제율(DCR) 93.3%를 보이는 등 경쟁 약제 대비 우월한 결과를 선보였다.
방사성의약품은 유효성만큼이나, 안전성이 중요한 약제다. 방사선 피폭에 따른 누적선량이 허용치를 넘어설 경우, 환자에게 치명적인 이상반응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퓨쳐켐은 이 점에 주목해, 이번 ESMO에서 2상 임상시험 데이터 중 안전성에 초점을 맞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히트뉴스는 ESMO 현장에서 퓨쳐켐 박찬수 개발본부장/개발이사를 만나, 올해 행사 참여 이유와 주요 비즈니스 논의 사항 그리고 'FC705'의 개발 계획 등을 들었다.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박찬수 이사 = "저는 퓨쳐켐에서 개발본부장 및 개발이사로 근무하고 있는 박찬수입니다.
퓨쳐켐은 방사성의약품 개발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진단 및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의 연구개발, 제조, 임상, 상용화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전립선암 표적 진단제 FC303과 치료제 FC705를 비롯해 다양한 신규 방사성의약품 파이프라인을 국내외에서 활발히 개발 중입니다.
저는 회사 내에서 신약개발의 CMC, 임상, 허가를 총괄하고 있으며, 국내 및 글로벌 허가 전략, 기술이전, 연구개발과 사업화 연계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SMO 2025 참석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ESMO는 전 세계 종양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고 영향력 있는 학회 중 하나입니다. 최신 연구성과와 혁신적인 치료 기술이 발표되는 글로벌 암 연구 교류의 중심 무대죠.
이런 뜻깊은 자리에서 퓨쳐켐의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하게 돼 개인적으로도, 회사 차원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전립선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FC705의 국제적 경쟁력을 알릴 수 있었고, 글로벌 선도 기관들의 혁신 기술과 임상 전략을 직접 접하며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ESMO라는 큰 무대에서 퓨쳐켐의 기술과 연구 방향을 세계와 공유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앞으로도 국제 협력과 혁신을 통해 방사성의약품 분야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더욱 확고히 다졌습니다."
이번 학회에서 FC705 관련 어떤 내용이 발표됐나요?
"FC705는 전립선암을 표적하는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adioligand Therapy)로, '전립선 특이 막 항원(PSMA)'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리간드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물질입니다. 방사성 동위원소 루테튬-177(Lu-177)을 결합시켜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방사선을 전달해 종양을 치료합니다.
현재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3상 임상과 글로벌 2상 연구를 진행중이며,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지역으로 개발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FC705는 높은 표적 결합력, 우수한 안전성, 치료 효율성 개선으로 기존 루테튬 기반 PSMA 타깃 치료제 대비 차별화된 차세대 방사성의약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ESMO에서는 2상 임상시험 내용 중 FC705 다회 투여 시의 방사선량(dosimetry)과 안전성 평가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연구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총 68회의 치료 주기를 분석했으며, 장기별 흡수선량, 적골수 선량, 안전성 프로파일을 평가했습니다.
FC705를 반복 투여 후 침샘 선량은 유의하게 감소했고(p<0.001), 신장·간·적골수 선량은 경미하게 증가, 그 외 모든 누적 선량은 국제 안전 기준 이하로 확인됐습니다.
또 개발 중 최대 6회 투여 기준으로 보면, 신장 누적선량: 18.1 Gy (기준치 23 Gy 이하), 적골수: 1.28 Gy (기준 2 Gy 이하), 침샘: 15.3 Gy (기존 PSMA 치료제와 동등 또는 낮은 수준) 등을 기록했습니다.
이 결과는 FC705의 반복 투여가 방사선학적 안전 기준 내에서 이뤄졌음을 보여주며, 우수한 내약성과 예측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한 것입니다."
이번 결과가 향후 어떤 임상적 혜택과 연결될 것으로 보시나요?
"이번 연구는 FC705의 장기별 흡수선량을 수치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FC705는 경쟁약 플루빅토(¹⁷⁷Lu-PSMA-617)와 동일한 표적 기전을 가지지만, 알부민 결합(albumin-binding) 구조를 통해 체내 순환 시간을 연장하고 종양 내 축적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됐습니다.
국제 기준(신장 23 Gy, 적골수 2 Gy)을 모두 하회했기 때문에, FC705 반복 투여에도 장기 안전성을 확보 했습니다. 초기에는 순환시간 연장으로 안전성 우려가 있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해당 이슈가 해소됐습니다.
종양 흡수선량은 국내 임상에서 플루빅토 대비 약 1.6배, 미국 임상에서는 2배 이상 높게 나타났습니다. 결과적으로 안전성은 동등, 효과는 우수한 치료 잠재력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발표로 나선 이번 연구의 주 저자 오주현 서울성모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연구자 입장에서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안전이다. 치료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도입했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미가 있다"며 "기존에는 안전성을 예측 모델을 기반으로 대략적인 평가만을 진행했다. 이번 연구 방법은 체내에 오래 지속되는 방사성의약품을 평가하는 데 적합하다고 할 수 있으며, 약제를 더 많이 투여할 수 있는 근거가 돼 안전한 환자 치료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국내 2상 임상의 최종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요
"국내 2상에서는 PSA 반응률(PSA-RR), 영상학적 반응률(ORR), PSA 기반 무진행생존기간(PSA-PFS), 전체생존기간(OS)을 분석했습니다.
FC705 투여군에서의 PSA-RR과 ORR은 73.3%와 60%(완전관해 13.3%, 부분관해 46.7%)로 플루빅토 46%, 29.9% 대비 개선을 보였습니다. PSA-PFS와 OS도 마찬가지로 중앙값 7.1개월, 14.4개월로, 플루빅토 투여군 5.8개월, 12.4개월에 비해 연장된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 결과는 FC705의 우수한 종양 억제력과 생존 연장 효과를 입증하며, 안전성 연구와 함께 FC705의 효능·안전성 균형을 뒷받침합니다."
향후 FC705의 상용화 소식은 언제쯤 들을 수 있을까요?
"FC705는 이미 국내 임상 3상 승인을 획득, 곧 임상시험 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서울성모병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국립암센터 등 주요 기관이 참여해 다양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할 예정입니다.
미국 임상 2상은 대상자 등록이 완료되어 내년 상반기 주요 결과 공개가 예상됩니다. 이는 글로벌 기술이전 및 개발 전략의 핵심 근거가 될 것입니다.
상용화 측면에서는 국내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을 목표로 올해 내 식약처 제출을 준비 중이며, 빠르면 내년 중 국산 전립선암 방사성치료제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입니다.
또한 PARP 억제제 병용 임상 연구도 준비 중으로, 방사선 치료와 DNA 복구 억제 간 시너지 효과를 검증할 예정입니다."
국내 경쟁 주자로 '셀비온'의 ¹⁷⁷Lu-DGUL이 있습니다. FC705와의 차이점을 어떻게 보시나요?
"경쟁 약물 간 직접 비교(head-to-head) 임상은 없으므로 효능을 단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구조적 특성과 개발 전략 측면에서는 차이가 분명합니다.
각 물질 연구 논문 기준으로 종양 흡수율을 살펴보면, 플루빅토는 약 8.47 %ID/g, ¹⁷⁷Lu-DGUL 약 4.66 %ID/g로 나타나는데 FC705는 이들보다 3~5배 높은 24.43 %ID/g를 기록했습니다.
72시간 후에 그 경향은 더 차이가 났는데, 플루빅토 9.52 %ID/g 대비 약 5배 이상 높은 51.39 %ID/g라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즉, 셀비온은 신장 피폭 저감을 중점으로 개발 중인 반면, FC705는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치료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동일한 루테튬-177을 써도 종양 내 실제 방사선량 차이가 커 치료 효과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FC705타 제제 대비 절반(3.7 GBq) 수준, 간격은 8주로 더 길어 환자 편의성도 뛰어납니다."
이번 ESMO에서 주목하는 발표가 있다면요?
"여전히 방사성의약품 분야는 플루빅토의 개바사인 노바티스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소개된 'PSMAddition' 임상 3상 결과가 Presidential 심포지엄에서 발표될 예정인데, 이는 PSMA 타깃 방사성의약품의 적응증이 거세저항성(mCRPC)에서 더 조기 단계인 호르몬 민감성(mHSPC) 단계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입니다.
또한 최근 PARP 억제제, 표적치료제 병용 전략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퓨쳐켐이 준비 중인 병용 임상 방향성과도 일치해 관심이 있습니다."
글로벌 제약사와의 비즈니스 미팅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구체적인 일정이나 협의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이미 국내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데이터 요청을 해온 글로벌 제약사들이 다수 있습니다.
이번 ESMO를 계기로 이들과 개발 방향과 협력 가능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향후 퓨쳐켐의 계획과 포부를 말씀해 주세요.
"퓨쳐켐은 진단제 FC303과 치료제 FC705의 공동 개발을 통해 '테라노스틱(Theranostics)' 플랫폼을 확립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립선암 환자의 정밀의료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진단제는 개발을 완료하고 국내 품목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며, 중국과 유럽 진출을 목표로 현지 임상도 병행 중입니다. FC705는 국내 임상 3상과 미국 임상 2상을 기반으로 조건부 허가 및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퓨쳐켐은 자체 방사성의약품 연구소를 기반으로, 췌장암, 방광암, 폐암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국산 방사성의약품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환자 중심 치료 혁신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