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파드셉 병용, 조기 요로상피암에서도 통했다
수술 전후 키트루다+파드셉 병용 시 사건·사망 발생 위험 60% 감소 키트루다군 24개월 시점 약 80% 생존, pCR 달성율 57.1%
[베를린(독일)=황재선 기자] 30년 만의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 패러다임을 바꾼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요법이 이번엔 조기 단계로 그 가능성을 확장했다.
지난 18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고 있는 유럽종양학회(ESMO)의 'Presidential Symposium'에서는 백금 기반 화학요법을 받을 수 없거나 거부한 근침윤성 방광암(MIBC) 환자를 대상으로 근치적 방광절제술 전후로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파드셉(성분 엔포투맙 베도틴)을 병용 투여했을 때와 절제술만을 진행했을 비교한 3상 임상 'KEYNOTE-905/EV-303'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 결과, 24개월 시점에 수술 전후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요법을 투여한 환자들(이하 키트루다 병용군)에서의 무사건 생존율은 74.7%, 대조군은 39.4%로 나타났다. 이는 키트루다 병용군이 질환 관련 사건 및 사망 발생 위험을 대조군 대비 약 60% 낮춘 결과다(HR=0.40, 95% CI : 0.28-0.57, one-sided p<0.0001).
다만 대조군은 15.7개월(95% CI : 10.3-20.5)의 EFS 중앙값에 도달한 반면, 키트루다군은 아직 중앙값 관찰 시점에 도달하지 않았다(95% CI : 37.3-NR).
키트루다 병용군은 전체생존기간(OS) 및 병리학적 완전 관해율(pCR) 등 주요 2차 평가변수에서도 유의미한 개선을 입증했다.
키트루다 병용군의 24개월 시점 생존율은 79.7%으로 대조군은 63.1% 대비 높았으며, 사망 위험을 약 50%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HR=0.50, 95% CI : 0.33-0.74, one-sided p=0.0002). 해당 치료 실패 후 후속 치료를 이어간 환자의 비율은 키트루다 병용군에서 4.7%, 대조군에서 26.4%였다.
EFS와 마찬가지로 병용군의 OS 또한 아직 중앙값에 도달하지 못했다(95% CI : NR-NR). 다만, 지속적으로 대조군(41.7개월, 95% CI : 31.8-NR)과 차이가 벌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pCR은 수술만 진행한 대조군 8.6%(95% CI : 4.9-13.8) 대비 키트루다 병용군에서 57.1%(95% CI : 49.3-64.6)로 50%에 가까운 큰 차이를 보였다.
발표를 맡은 벨기에 겐트통합암센터(IKG) 종양 임상시험부 총괄인 크리스토프 불스테케(Christof Vulsteke) 박사는 “수십 년 동안 시스플라틴 치료가 불가능한 근침윤성 방광암 환자들은 제한된 치료 선택지 속에서 주로 수술에만 의존해 왔다. 이번 KEYNOTE-905/EV-303 연구의 중간 분석에서 확인된 획기적인 결과는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요법이 해당 환자들의 치료 접근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편, 키트루다+파드셉 병용요법은 지난 2023년 ESMO에서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제로의 임상적 혜택을 입증한 바 있다. 당시 기존 표준요법인 항암화학요법 대비 전체 사망 위험을 약 53% 감소시켰다는 데이터가 발표되면서 (HR=0.47, 95 CI : 0.38-0.58, P<0.00001), 청중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기도 했다.
현재 파드셉 개발사인 아스텔라스는 해당 적응증에 대한 급여 등재를 한국에서 추진 중에 있지만, 작년 7월 국내 허가된 이후 아직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중증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 안건에 상정되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암질심을 준비하며, EV-302의 최신 추적과날 데이터 뿐만 아니라, 재정분담안 자료를 추가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암질심은 임상적 유용성을 기반으로 심사가 진행되는데, 회사 측이 건강보험 등재 의지를 보인다는 측면에서 재정분담안 자료를 선제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파드셉 병용요법이 오는 10월 암질심 상정될 수 있을 지, 향후 어느 시점에 조기 요로상피암 적응증을 획득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