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제니오 vs 키스칼리, 조기 유방암 장기 생존 경쟁 돌입
버제니오, 7년 장기 생존 혜택 입증 …대조군 대비 사망 위험 15.8% 감소 키스칼리 5년 장기 추적 결과 발표 …IDFS, DRFS 개선 지속 확인
[베를린(독일)= 황재선 기자] 조기유방암 치료에 사용되는 CDK4/6 억제제 버제니오(성분 아베마시클립)와 키스칼리(성분 리보시클립)가 유럽종양학회(ESMO) 연례학술대회에서 나란히 장기 생존 데이터를 공개함에 따라, 향후 국내 급여 심사 진행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ESMO에서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HR+), HER2 음성(HER2-)의 재발 위험이 높은 조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 'MonarchE', 'NATALEE'의 장기 생존기간 데이터가 발표됐다.
버제니오는 MonarchE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에 2022년 11월 28일, 키스칼리는 NATALEE 연구에 근거해 올해 8월 22일 적응증을 획득했다. 다만, 연구 디자인에 따라 적응증의 범위는 상이하다.
키스칼리는 재발 위험이 높은 2~3기 재발 위험이 높은 조기 유방암의 환자를 대상으로, 버제니오는 이보다 좁은 림프절 양성의 재발 위험이 높은 조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적응증을 획득했다.
버제니오, 5년 넘어 벌써 7년 장기 생존 혜택 입증
급여 문턱 넘을 근거 될까
monarchE 연구는 첫 2년간 버제니오+내분비요법을 병용하고, 이후 내분비요법만을 진행하는 조기유방암 치료법이다. 연구에는 ①양성 액와 림프절(ALN)이 4개 이상이거나 ②1~3개이면서 조직학적 3등급 또는 종양 크기가 5cm 이상인 환자들을 고위험군들이 참여했으며, 종양 크기가 5cm 이상인 환자들은 코호트1에(5120명), 1~3개 ALN 양성+암세포 활성도(Ki-67) ≥20%인 환자는 코호트2(517명)에 배정됐다.
이번 ESMO 발표에서는 OS 데이터와 함께 지난 5년 추적 결과 이후 업데이트된 IDFS(침습적 무질병 생존율), 무재발 생존율(DRFS) 데이터가 공개됐다.
중앙 추적 기간 중앙값 연구 결과(중앙 추적관찰 기간 6.3년), 버제니오군은 내분비요법 단독군 대비 사망위험을 15.8%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HR=0.84, 95% CI : 0.72-0.98, p=0.027). 이는 사전 정의된 통계적 유의성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모든 사전 정의 하위군에서도 일관된 경향을 보였다.
더불어 IDFS 및 DRFS의 개선도 최대 7년까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7년 시점 버제니오군의 IDFS 달성 비율은 77.4%로, 대조군 70.9% 대비 6.5% 높았으며, 이는 침습적 질병 또는 사망 발생 위험을 27%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HR=0.73, 95% CI : 0.66-0.82).
더불어 동일 시점 DFS 달성율은 버제니오군 80.0%, 대조군 74.9%로, 버제니오군에서 원격 재발 또는 사망 발생의 위험이 25% 낮았다(HR=0.75, 95% CI : 0.66-0.84).
이런 개선 경향은 전체 환자군 외 코호트1 하위 분석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다만, 이는 지난 5년 장기추적 결과 발표 시 보고됐던 IDFS, DFS 데이터보단 격차가 좁혀진 결과다.
연구진은 이 결과가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여전히 버제니오 병용요법이 임상적 혜택을 제공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5년 데이터 발표 당시 버제니오 군은 침습적 질병 또는 사망 발생의 위험을 33%, 원격 재발 또는 사망 발생 위험을 33.5% 낮췄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이번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 중 후속 치료 요법으로 CDK4/6 억제제를 사용한 비율은 버제니오군에서 34%, 내분비요법 단독군에서 52%로 나타났으며, 장기 안전성 평가에서 지연성 독성(delayed toxicity)에 대한 우려는 보고되지 않았다.
키스칼리, 5년 장기 생존 데이터 공개,
림프절 전이 무관 침습적 질병/사망 발생 위험 개선 유지
키스칼리도 장기 생존 및 치료 예후의 핵심 근거가 되는 5년 장기 생존 데이터를 확보하게 됐다.
이번에 발표된 NATALEE 연구는 재발 위험이 있는 2~3기 HR+, HER2- 환자 5101명이 참여한 3상 임상이다. 환자들은 키스칼리와 내분비요법 투여군 2549명과 내분비요법 단독요법군 2552명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버제니오와의 차이점은 투약기간이 3년이라는 점이다. 키스칼리군은 3년간 병용 투여 후 내분비요법이 유지요법으로 이어졌고, 대조군에서는 내분비요법이 단독으로 지속됐다.
연구 결과(데이터 컷오프 2025년 5월 28일, 중앙 추적기간 55.4개월), 키스칼리군의 IDFS 달성 비율은 85.5%로, 내분비요법 단독군 81.0% 대비 4.5%의 개선을 보였다. 이는 침습적 질병 또는 사망 발생 위험을 27% 낮춘 결과다(HR=0.716, 95% CI : 0.618-0.829).
과거 3년 시점 IDFS가 각 90.8%vs88.0%(+2.7%), 4년 시점 88.3%vs81.0%(+4.4%)로 나타났던 점을 고려하면, 개선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를 맡은 아일랜드 두블린 시(Dublin City) 의대 존 P. 크라운(John P. Crown) 교수는 "하위군에서도 일관된 침습적 질병 또는 사망 발생 위험 감소 혜택이 확인됐다"며 "특히, 림프절 음성 환자에서도 39.4%의 위험을 감소시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DRFS 위험도 30.1%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나, 원격 재발 및 전이 위험 감소 효과 또한 지속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다만, 아직 OS 데이터는 성숙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HR=0.800, 95% CI : 0.637-1.003, nominal 1 sided p=0.026). 연구진은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할 단계까지 데이터가 성숙하지 않았지만, 긍정적 추세가 유지되고 있음이 확인됐다는 의견이다.
암질심 3번 고배 맡은 버제니오, 상황 지켜보는 키스칼리
버제니오는 3번의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에서 고배를 맞았다.
당시 일각에서는 급여 심사 탈락의 이유가, 장기 생존율이 높은 조기 유방암의 특성상 버제니오가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전체생존기간(OS) 이점을 입증하기 전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조기 유방암은 수술이 가능한 만큼, 95% 이상이 완치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보조요법을 시행한다고 해도 약 14~23%의 환자가 재발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위험군은 이 확률이 2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급여의 필요성이 강조돼 왔다.
더불어 중년 여성 환자 비율이 많은 만큼, 사회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가정 내에 미치는 영향 도 크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중년 여성들이 직장, 가사, 양육을 상당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그 여파가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장기 생존 결과를 통해 한국릴리 측이 급여 재신청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노바티스도 이 상황을 예의주시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추후 OS 데이터 성숙 후 똑 같은 급여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또 키스칼리가 버제니오의 '림프절 양성의 재발 위험' 환자 조건이 없는 만큼 더 많은 환자들에 사용할 수 있지만, 대상 환자가 많은 만큼 보험 재정이 필요할 여지가 있다.
두 회사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급여 심사 전략을 펼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