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위 국감, 노보진코리아·간납도매·신약 약가 등에 집중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 진행...정은경 장관, 복지 현안 전방위 대응

2025-10-15     이현주 취재팀장/기자

[2025 보건복지위 국정감사]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가 14일 열렸다. 피감기관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이다. 이날 국감에서는 국가 생명정보 보호, 의약품·의료기기 유통 구조, 위장약 과다처방, 신약 접근성 보장 등 다양한 현안이 다뤄졌다. 정은경 장관은 여야의 공세적 질의에도 차분히 답변하며 실무 중심의 태도를 보였다. 복지부 현안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함께 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해 첫날 국감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유전체 분석기업 관련 '노보진코리아' 논란

이날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중국 유전체 분석기업 BGI와 관련된 ‘노보진코리아’ 문제였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국가 보건안보의 핵심은 인체 생명정보 관리인데, 현재 바이오데이터 관리가 부실하다"며 "중국 BGI가 전 세계 52개국에서 800만 건의 임산부 유전체 데이터를 수집해 인민해방군과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회사 출신 인사가 국내에 노보진코리아를 세워 유전체를 국내에서 수집하고, 분석은 해외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도 "해당 회사는 한국건강관리협회 건물에 입주해 있으며, 방대한 건강데이터 접근 가능성을 언급한 인터뷰가 있었다"며 "국민 건강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은경 장관은 "국가 보건안보 차원에서 인체정보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노보진코리아의 건강관리협회 데이터 공유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빅데이터 접근 여부는 추가 확인하겠다. 해킹 시도 등 보안 위협에 대해서는 전문기관과 협력해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답했다.

 

병원-간납도매, 불공정 구조 여전...공정위 등과 합동조사 검토

또 다른 현안은 의료계 내 구조적 불공정으로 지적돼 온 '간납도매' 문제였다.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은 "병원과 특수관계에 있는 간납업체들이 일반 업체보다 10~20배에 달하는 이익을 올리고 있다"며 "복지부, 식약처, 건보공단뿐 아니라 공정위, 국세청까지 합동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김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일부 대형병원은 가족·측근이 운영하는 간납업체를 통해 독점적으로 물품을 공급받으며, 영업이익률이 최대 40%에 달했다.

정은경 장관은 "간납업체의 불공정 구조 문제는 오래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공정위, 국세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합동조사 방안을 검토하고, 관련 법적 근거를 마련해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의 김선민 의원도 간납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에서 공급된 의약품 중 98%가 도매상을 통해 납품되고 있다"며 "이 중 8곳은 한 도매상이 90% 이상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의료기기 유통은 더 심각해 25곳 병원에서 한 곳이 90% 이상 공급 중"이라고 말했다. 또 "사립병원 중심의 간납업체 구조가 병원 계열사를 통한 물품 거래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의료기기 간납도매 문제도 심각하다며 대응마련을 촉구했다.

정은경 장관은 "의약품처럼 의료기기 유통에도 규제와 관리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의료계 현황을 조사해 제도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은 위장약 과다처방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소화기 질환이 없음에도 위장관 부작용 예방 명목으로 관행적으로 위장약이 처방되고 있다"며 "2024년 기준 위장약 처방 인원은 43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84%에 달하고, 약품비는 2조 원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장관은 "다약제 복용이 많은 고령층의 불필요한 약물 노출을 줄이기 위해 의료계와 협력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한국은 약값 싸지만 신약없는 나라 지적에 '이중약가' 검토 중
합성의약품, 국가전략기술 제외 이유 파악하겠다

이날 한지아 의원은 신약 접근성 보장을 위한 약가 제도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의 MFN(최혜국 약가제도) 도입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저가 시장을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은 OECD 평균의 5분의 1 수준의 약가로 인해 신약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은경 장관은 "신약 도입이 늦어지거나 철수되는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며 "신약 보상을 강화하고 약가가 지나치게 투명하게 공개되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이중약가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지아 의원은 "제약·바이오산업은 백신 자급률과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공급 등 보건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산업이자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할 분야"라며 "합성의약품이 여전히 전 세계 시장의 70%, 국내 신약 파이프라인의 40%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국가전략기술에서 제외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은경 장관은 "합성의약품은 현재 조세특례법상 국가전략기술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신성장 원천기술로 지정되어 있어 최대 40%의 세액공제가 가능하다"면서 "왜 합성의약품이 국가전략기술에서 제외됐는지는 파악한 후 관계부처와 협의해 포함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건강보험 부정수급은 가짜뉴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외국인 건강보험 부정수급이 5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지적에 대해 "부정수급의 대부분인 99.5%는 사업장 퇴사 후 사업주가 신고를 늦게 해 발생한 행정적 문제"라며 "이용자 의도에 따른 부정수급은 아니며, 제도 보완을 통해 재발을 막겠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 부정수급자 중 70% 이상이 중국인이라는 통계에 대해서는 "중국인 가입자가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며 가입자 비율로 보면 다른 국적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이른바 '외국인 건보 먹튀' 논란 관련 "현재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은 전체적으로 흑자 상태며 중국인 가입자의 경우도 지난해 55억 원가량 흑자를 기록했다"며 "혈세 낭비로 단정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