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12세 남아 HPV 4가백신 도입 추진...연구 따로, 정책 따로
[2025 복지위 국정감사] 김선민 의원, 9900만원 들인 연구결과 반영 안해...NIP 재검토 필요
질병관리청이 9900만 원을 들여 실시한 국가예방접종 도입 우선순위 연구 결과를 반영하지 않은 채, 최하위로 평가된 '12세 남아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4가 백신 도입'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은 14일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가예방접종 도입 우선순위 설정 및 중장기 계획 수립(2023) 연구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이 국가예방접종사업 확대를 위한 백신 도입의 과학적 근거와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총 99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수행한 연구용역이다. 연구에서는 질병 특성, 백신 효과, 자원 배분의 합리성 및 효율성, 접종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백신 도입 우선순위를 산정했다.
그 결과 HPV 관련 백신 중에서는 '12세 여아 9가 백신 전환'이 전체 15개 백신 도입안 중 3순위, '12세 여아·남아 동시 9가 백신 도입'이 6순위, '12세 남아 4가 백신 도입'이 14순위로 평가됐다.
그러나 김 의원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이 같은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 12세 남아 4가 HPV 백신 도입 사업만을 반영했다. 질병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도 예산편성안에는 백신 전환 없이 남아(12세) HPV 예방접종 예산만 포함됐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실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6년도 질병관리청 예산안에는 연구결과에서 최하위로 평가된 12세 남아 HPV 예방접종 사업에 9257백만 원이 편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질병청이 스스로 발주한 연구에서 ‘12세 여아 HPV 9가 백신 전환’이 우선 도입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음에도 이를 반영하지 않고 최하위 항목인 남아 4가 백신 도입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접종 현황과도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청 자료에 따르면 남성 청소년의 1차 접종 중 83.2%가 9가 백신(1만8713건)으로, 4가 백신(3655건)은 16.2%에 불과했다. 반면 여성 청소년의 경우 1차 접종 중 4가 백신이 전체의 86.9%(171만4679건)를 차지했고, 9가 백신은 2.5%(4만9075건)에 그쳤다.
김선민 의원은 "질병청이 9900만 원을 들여 연구를 하고도 연구결과를 반영하지 않았고, 실제 접종 현실과도 맞지 않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연구 따로, 현실 따로, 정책결정 따로인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질병청은 HPV 예방접종 우선순위가 바뀐 이유를 국민에게 명확히 설명하고, 과학적 근거와 현장의 접종 흐름에 부합하도록 국가예방접종사업의 우선순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