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 안구건조증약 '아이커비스', 한미약품 후발약 첫 특허도전
제형특허 끝난 뒤, 2027년 7월 만료 조성물 2건만 노려 심판 승리시 얻을 '우선판매품목허가' 힘주나
지난해 유통액 121억원을 기록한 한국산텐제약의 안구건조증 치료제 '아이커비스'의 후발 제제를 내기 위해 한미약품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번 달 끝난 제형 관련 특허가 만료되는 시점에 맞춰 조성물 특허를 깨기 위한 심판을 제기한 것이다. 다만 이번 심판은 심판 자체가 아닌 우선품목판매허가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제약특허연구회의 데일리 알럿 서비스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최근 특허심판원에 '4급 암모늄 화합물 함유 조성물' 특허 2건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제기했다. 이 특허는 한국산텐제약이 출시한 안구건조증 및 각결막염 치료제 '아이커비스점안액0.1%'(성분명 시클로스포린)의 조성물 관련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둘 다 2027년 7월 27일 만료될 예정이다.
아이커비스는 안구건조증 치료에 쓰이는 소위 사이클로스포린 계열 약물이다. 다만 기존 제품 대비 두 배의 용도인 0,1%를 채택해 하루 1회 점안으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여기에 기존 0.05% 사이클로스포린 점안액 대비 눈 표면의 각막염색지수 등 임상 지표에서 개선된 효과를 입증하며 지난해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약 121억원 상당의 유통액을 기록한 바 있다. 국내 시클로스포린 성분 제제 중 단일 제품으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 특허목록 내 등재된 특허는 총 네 건이다. 이번 심판의 대상이 된 조성물 특허와 제형 특허인데 이들은 각각 에버그리닝 전략의 일환으로 하나의 특허를 쪼개 등록한 형태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이 중 제형 특허가 만료된 10월 10일 전후에 맞춰 조성물 특허 두 건에만 각각 하나의 심판을 제기했다. 실제 한미약품의 경우 매출 중 100억원에 조금 모자란 금액이 안과계 제품이다. 금액만으로만 보면 다소 적어보이지만 안과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제법 높은 편이다.
이번 한미약품의 특허분쟁에서 눈여겨봐야 할 지점은 바로 '시점'이다. 조성물 특허의 만료일을 역산하면 후발 제제가 나올 수 있는 시점은 약 22개월여에 불과하다. 전반적인 분쟁 종료 시점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1심과 같은 역할을 하는 특허심판에서 한미약품이 이기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1년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제네릭 개발 등을 감안하면 실제 허가까지 시간은 더 걸린다. 이미 오리지널사가 특허 쪼개기까지 할 정도로 에버그리닝 전략을 생각해보면 향후 특허법원, 길게는 대법원에서 상고심 가능성도 있다. 소송이 끝나기 전에 특허가 만료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우선판매품목허가는 상황이 다르다. 최초심판 승리와 최초 허가라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된다. 한미약품 입장에서는 제제 개발 및 허가를 최대한 앞당겨 먼저 허가를 받는 동시에 심판에서 승리하면 분쟁 중이어도 우선판매품목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미 안과 분야 강자인 태준제약, 국제약품 등의 회사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우선판매품목허가를 얻어 시장 1위 제품의 후발 제제를 판매할 수 있는 후발 제제를 선행 출시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 깔려 있는 셈이다.
우선판매품목허가의 또다른 단계인 생동성시험은 아직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1위의 후발약제를 준비하는 한미약품의 움직임에 향후 특허분쟁 추가 진입 가능성과 개발 움직임 등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