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포커스] 대웅 다이소 건강기능식품 회수… "과학적 근거 불충분"
"성분 문제인데 특정 로트 회수, 엉뚱한 방향 전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대웅제약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 대상으로 내린 회수 처분의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가르시니아 성분 자체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은데도 식약처가 분명한 근거 없이 대웅제약의 특정 로트에서 생산된 제품 11만개를 회수했다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지난달 23일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 제품을 섭취한 서로 다른 2명에게 유사한 간염 증상이 발생다는 것을 근거로 다이소에 유통된 대웅제약 제품 11만개를 회수했다고 발표했다.
식약처는 특히 소비기한이 2027년 4월 17일과 18일인 두 개 로트에서 이상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에 11만개의 제품을 회수한다고 덧붙였지만 약물 전문가들은 식약처 회수 처분의 과학적 근거가 다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약물 감시 전문가(의사)는 "건강기능식품뿐 아니라 더욱 엄격한 약물의 인과성을 평가할 때도 유의미한 빈도수는 최소한 세 건 이상"이라며 "한 두 건이라는 것은 부작용과 해당 제품의 인과성을 평가하기 위한 빈도로는 굉장히 적은 숫자"라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의 지적대로 특정 유통기한 제품의 11만개 제조공정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이상사례의 추이가 다른 경향성을 띠어야 한다"며 "이물 혼입 등으로 수십건 이상 폭발적으로 늘어나야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두 건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부실한 제조 공정 관리로 점안제 제조공정에 문제가 발생하면 눈에 발생하는 염증 사례가 특정 로트에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정 로트의 제조 공정 때문에 염증이 발생했다는 인과성 평가가 명확하기 때문에 일부 제품의 회수 처분이 내려진다. 그러나 이번 사례에서는 이 같은 경향성은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 식약처 인과성 평가 과정에서도 제조 공정 관련 언급이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식약처 '건강기능식품 심의위원회(이상사례평가분과) 회의록'에서는 다수의 심의위원이 "가르시니아 제품이 간독성 유발에 직접적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힌 대목만 등장한다. 품질, 제조공정 등에 관련된 언급은 찾아 볼 수 없다.
식약처 출신 약물 감시 전문가는 "특정 로트 생산분이 문제였다면 '이전 제품에는 해당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등의 내용이 논의됐어야 하는데 관련 내용이 없다"며 "오히려 위원이 '여러 자료들을 고려하면'이란 표현을 사용해 간독성 문제를 거론한 점을 보면 가르시니아 추출물 성분 자체의 독성 문제를 근거로 인과성 판단을 내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식약처는 대웅제약이 다이소에 유통한 11만개만 회수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식약처는 회수 처분 발표 당시 "해당 제품과 사용된 원료를 수거하여 검사한 결과 기준 규격에 부적합한 항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식약처 스스로 대웅제약의 제조공정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제약사 출신 건강기능식품 품질 관리 전문가는 "기준 규격에 적합하다는 것은 품질과 원료의 문제가 없다는 뜻"이라며 "그렇다면 특정 로트의 문제가 아니라 성분 자체가 간독성을 일으켰을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과관계 심의위원들이 성분에 초점을 두고 간독성을 언급한 배경"이라며 "그러나 식약처는 인과성 평가위원회의 의사 결정 과정과는 달리 대웅제약의 일부 제품을 회수하면서 성분보다는 특정 생산분 회수로 방향을 틀었다. 이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라고 밝혔다.
실제 2023년 국정감사 당시 백혜련 의원실 발표 자료에 의하면 2023년 기준 체지방 감소 건강기능식품 관련 중대한 이상 사례 138건 가운데 136건은 가르시니아 성분이 포함된 제품이었다. 특히 혈변, 부정출혈 등 중증도가 높은 이상 증상 대부분이었다.
국내 상위 제약사 출신 약물 감시 전문가는 "중대한 이상사례는 해당 성분을 섭취하고 최소 입원 이상의 중증을 겪었다는 것"이라며 "건강한 사람이 살을 빼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고 생명을 잃을 수 정도의 중증 이상사례를 겪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식약처가 과거에 이미 가르시니아 제품 전반을 검사하고 판매 중단 조치를 내렸어야 하는 사안"이라며 "하지만 식약처는 이때도 시중에 가르시니아 추출물을 유통하는 것을 허용하고 이번에 문제가 발생하자 원인 분석과는 다른 방향으로 특정 로트를 짚어 생산분을 회수 조치했다. 국가 규제 기관의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식약처 건강기능식품정책과 측은 지난 2일 "2명이 동일제품 섭취 후 유사시기에 심각한 급성감염이 발생했다"라며 "동일 로트 원료를 사용한 다른 제조사 제품에서는 이상사례 신고가 없었다. 이를 고려해 제품과의 인과관계 가능성이 매우 높고 위해 발생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건강기능식품 심의위원회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특정 로트 관련 언급이 없는데 회수 처분을 내린 과학적 근거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적절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대웅제약 측은 향후 식약처가 성분에 대해 과학적 재조사를 실시할 경우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이번 사례는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원료 자체의 구조적 문제일 수 있는 만큼,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안전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모든 과정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