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항암제 병용요법, SC제형으로 바꾸면 '부분급여→비급여'
생각을HIT | 연이은 SC 제형 항암제 등장, 부분급여 제도 정비 필요
올해 6월 5일 의료계와 환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공고에 따라 일부 항암 병용 요법에서 부분급여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당시 공고에 따라, 15개 암종에서 총 35개 병용요법의 급여 기준이 신설됐다.
기존 급여 적용을 받던 약제가 동일 적응증 범위 내에서 타 약제와 병용요법이 적용됐을 경우 이를 유지해주는 게 요지다. 물론 기존 급여 약제 간의 병용요법이 완전 급여가 되지는 않았으며, 일부라도 급여가 적용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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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조합인 타그리소(성분 오시머티닙)+페메트레시드+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이 있었다. 이 요법은 각 약제별로는 모두 급여가 적용된 상태였지만, 이번 부분요법에서 타그리소에 한해서 급여가 유지됐다.
이렇듯 부분급여가 적용되면서 일부 병용요법의 사용이 물꼬를 틀었다. 환자들은 최신 치료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치료 환경이 개선됐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는 새로운 문제점도 제기되기 시작했다.
바로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이 피하주사(SC) 제형으로 개발돼 출시됐을 때 이를 어떻게 할 것이냐다. 같은 성분이므로 동일 품목으로 간주해 나머지 약제의 부분 급여를 유지해야 할 지, 다른 제형이므로 규정대로 부분급여로 인정할 수 없을 지에 대한 문제다.
SC 제형은 IV 제형 대비 투여 시간과 주입 관련 반응(IRR)을 현저히 줄인 옵션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환자에게 들어가는 인적, 물적 자원을 최소화할 수 있고, 기존 대비 더 많은 환자들을 받을 수 있다.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는 빠르게 경제 활동 또는 학업에 복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듯 장점이 존재하지만, IV 제형 기반의 부분급여가 적용된 요법에서 이를 SC 제형로 바꿨을 때는 모든 약제가 비급여로 취급된다. SC 제형을 급여해주는 것도 아닌데 나머지 급여 약제들까지 모조리 비급여 적용되는, 과거 부분급여를 도입하게 된 상황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현재 이 문제가 작용하는 약제로는 한국얀센의 다잘렉스(성분 다라투무맙)가 있다. 다잘렉스는 다발골수종에 사용되는 단클론항체 의약품으로, 환자의 질환 상태, 치료 차수 등에 따라 보르테조밉, 탈리도마이드, 레날리도마이드, 덱사메타손 등 약제와 병용요법 또는 단독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조혈모세포이식이 적합하지 않은 다발골수종 환자의 1차 치료에서 △다잘렉스IV+보르테조밉+멜팔란+프레드니솔론(DVMP 요법), 1차 이상 치료에서 △다잘렉스IV+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DRd 요법) 그리고 조혈모세포이식이 적합한 환자의 1차 치료에서 △다잘렉스IV+보르테조밉+탈리도마이스+덱사메타손(DVTd 요법 중 공고요법) 등 요법에서 다잘렉스를 제외한 약제에 대해 부분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한 의료진은 “2020년 SC 제형이 허가됐고, 이후 다잘렉스를 활용한 병용 요법들에 부분급여가 적용됐음에도, 여전히 IV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SC 제형이 가지는 편의성은 상당하다. IV와 SC 제형 둘 다 급여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SC 제형을 활용한다고 나머지 약제들까지 비급여 취급하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키트루다, 엔허투, 옵디보 등 다양한 항암 치료 옵션들의 SC 제형이 해외 규제기관으로부터 허가되거나 개발을 순항 중에 있다. 과거 부분 급여가 도입되기까지 많은 환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최신의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돼 왔다. 정부는 이번에도 똑같은 혼란이 올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학계와 논의를 통해 사전에 대응 체계를 마련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