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카그릴린티드' 활용 비만 치료 전략, 위고비 한계 보완할까
'RENEW 2' 연구, 16일 3a상 임상시험계획 국내 승인 카그릴린티드 단독 · 위고비 단독 · 카그리세마 등 다양한 전략 연구 중
노보 노디스크가 아밀린(amylin) 유사체 계열 비만 신약 후보물질 '카그릴린티드' 단독요법 3상 연구 시작을 앞둔 가운데, 자사 제품 위고비(성분 세마글루티드)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아밀린은 인체 내 췌장 β세포에서 식사 후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포만감을 유도하고 식사 후 혈당 증가(postprandial glucose excursion)를 조절한다. 카그릴린티드는 아밀린과 유사한 펩타이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아밀린 수용체에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당뇨 및 비만 환자의 주1회 피하주사(SC)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은 지난 16일 과체중 또는 비만의 제2형당뇨병 환자의 체중 관리를 위한 카그릴린티드 단독요법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위약 대조 3a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이번 연구(연구명 RENEW 2)는 오는 11월부터 2027년 7월까지 서울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경희대병원 전남대병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목표 대상자수는 33명(글로벌 330명)이다.
연구진은 1차 유효성평가변수로 투여 종료(64주)까지의 '체중의 상대적 변화율', '5% 이상 체중 감량 달성자수'를 확인한다.
또, 2차 유효성평가변수로 △허리둘레 변화(cm) △중성지방의 베이스라인 대비 변화율 △고감도 C반응단백(hsCRP)의 베이스라인 대비 비율 △체중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약식 임상시험 버전 (IWQOL-Lite-CT) 신체 기능 점수의 변화 △체중 변화 (kg) 등을 확인한다.
노보 노디스크는 그동안 카그릴린티드와 위고비와의 병용요법인 '카그리세마(CagriSema)'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왔다.
비만 또는 과체중(BMI 27이상)+체중관련 동반질환 보유 환자를 대상으로 카그리세마군과 위고비 단독군, 카그릴린티드 단독군을 비교한 'REDEFINE 1' 연구와 이 환자 군에 제2형당뇨병까지 가지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카그리세마군과 위약군을 비교한 'REDEFINE 2'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REDEFINE 1 연구에서 투여 68주차 카그리세마군은 베이스라인 대비 20.4% 체중 감량을 보였으며, 위고비 단독군은 13.1%, 카그릴린티드 단독군은 8.1% 체중이 감량했다. REDEFINE 2 연구에서는 68주차에서 카그리세마군과 위약군의 체중 감량은 각 13.7%와 3.1%였다.
일각에서는 카그릴린티드가 기존 GLP-1 제제들의 한계점으로 꼽히던 제지방 감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GLP-1 작용제들은 체중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지만, 이와 함께 근육, 뼈 등 지방을 제외한 체성분인 '제지방(lean body mass)'도 함께 손실시킨다.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에서는 근육량 저하로 낙상, 골절 위험 증가, 대사 이상이 발생할 수 있어 제지방을 유지하면서, 체중 감량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는 카그리세마의 비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REDEFINE'과 제2형당뇨병을 대상으로 한 'REIMAGINE' 프로그램에 이어 카그릴린티드의 단독요법을 연구하기 위한 글로벌 임상인 'REMARK' 프로그램을 올해 4분기부터 본격 개시한다.
노보 노디스크의 최고과학책임자(CSO)이자 연구개발 담당 부사장인 마틴 홀스트 랑게는 지난 16일(덴마크 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및 미래의 치료법은 비만 환자들이 의미 있는 체중 감량과 더 광범위한 건강상의 이점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개인의 필요와 선호도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과학적 혁신과 치료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카그릴린타이드는 기존 비만 치료제와 차별화된 방식으로 상당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으며, 내약성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3상 RENEW 프로그램에서 카그릴린타이드의 잠재력을 더욱 심도 있게 연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