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제약 합작사의 결별… BMS, SASS 지분 60% 매각

구형 의약품 ·소비재 제조 관련 사업조정...혁신신약 사업 변화없어

2025-09-16     이현주 취재팀장/기자

미국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가 중국 합작 투자회사인 중미 상하이 스퀴브 파마슈티컬스(SASS)의 지분 60%를 매각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은 미국과 중국 간 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이에 앞서 지난 8월 벨기에 제약사 UCB도 중국 본토의 성숙 사업 부문을 현지 투자사 CBC 그룹과 아부다비 소재 투자기관 무바달라에 약 6억8000만 달러 규모로 매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는 15일(현지시간) 제약전문지 피어스파마(Fierce Pharma) 보도를 인용해 BMS가 중국 국영기업 시노팜과의 합작으로 설립한 SASS의 지분을 넘기기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BMS는 지난 1982년 시노팜 외국무역회사와 손잡고 SASS를 설립했다. 당시 중국은 외국 기업의 직접 진출을 허용하지 않아 다국적 제약사는 현지 국영기업과 합작 투자 형태로만 시장에 들어올 수 있었다.

이번 매각은 최초의 미중 제약 합작회사 설립 이후 40여 년 만에 지배 지분을 현지 투자자에게 넘기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라고 외신에서는 바라봤다. 인수자로는 중국 바이오제약사 BeOne Medicines(구 베이진)과 헝루이제약(Jiangsu Hengrui Pharmaceuticals)에 투자한 힐하우스 캐피털(Hillhouse Capital)이 거론되고 있으나, BMS는 구체적인 인수자 신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BMS에 따르면 SASS는 현재 상하이에 위치한 제조시설에서 항생제, 심혈관 치료제, 진통제, 대사질환 치료제를 생산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조치가 중국 내 구형 의약품 및 소비재 제조와 관련된 사업 조정 차원이라며 혁신 의약품 사업 운영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은 틱톡 강제 매각과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으며, 중국은 보복관세와 미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덤핑 조사로 맞대응하고 있다. 특히 미국 의회는 중국 바이오기업을 겨냥한 생물보안법안을 추진 중이고,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의약품 허가와 거래에 제한을 가하는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BMS는 지분 매각이 시장 요구에 따른 리소스 재조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지만, 전문가들은 양국 간 긴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다국적 제약사의 중국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