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종양 조직도 활용 …급변하는 삼중음성유방암 신약 개발
유방암 중 15% 차지 …혁신 신약 중 급여 적용 약제는 '트로델비' 뿐 국내 연구진, 자가암조직 유래 물질서 면역치료 가능성 확인
항암화학요법, 면역항암제, 항체약물접합체(ADC)에서 환자 본인의 종양 조직을 활용까지, 삼중음성유방암 치료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중음성유방암(Triple-Negative Breast Cancer, TNBC)은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 △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2형(HER2) 등 종양의 유전자 아형이 중요한 바이오마커로 꼽힌다. 각 양성/음성 유무에 따라 분류되는 데 이들 모두가 음성인 유방암을 삼중음성유방암이라고 지칭하며, 전체 유방암 환자 중 약 15~20%가 해당한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유방암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인 아형으로 꼽히는데, 50% 이상의 환자가 첫 진단 후 3~5년 이내 재발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바이오마커들의 부재로, 효과적인 표적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과거 삼중음성유방암의 치료 백본(Back-bone)으로는 파클리탁셀, 도세탁셀, 카보플라틴, 시스플라틴 등 항암화학요법들이 사용돼 왔다. 이후 2021년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의 적응증 획득을 시작으로, ADC, PARP 억제제 등 치료 옵션이 넓어져 갔다.
각 약제별로 사용할 수 있는 변이 기준은 상이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수술 전후 조기 삼중음성유방암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로는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과 PARP 억제제인 린파자(성분 올라파립), 탈제나(성분 타라조파립) 등이 존재한다.
또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에 대해서는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병용과 ADC 인 트로델비(성분 사시투주맙 고비테칸)과 엔허투(성분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을 사용할 수 있다.
이들 치료제 중 현재 급여 적용되고 있는 약제는 트로델비 뿐이다. TROP-2를 타깃하는 ADC인 트로델비는 지난 6월부터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의 3차 이상 치료에 대한 급여가 적용됐다. 선행항암요법 또는 수술후보조요법을 받는 도중 또는 투여 종료 후 1년 이내에 재발한 경우에는 1차 투여를 실시한 것으로 간주돼 2차 치료에서도 급여 적용이 가능하다.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움직임은 국내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현재 △피노바이오(ADC 'PBX-001') △엔에이백신연구소(면역증강제) △디어젠(DGP-113) △엔솔바이오사이언스(카리스1000(C1K)) △현대ADM(가짜내성 치료제 '페니트리움') 등 기업들이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자사 파이프라인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최근에는 국내 연구진이 환자의 암세포에서 얻은 신항원을 직접 활용해 강력한 종양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기도 했다.
서울대병원·서울대·KAIST 공동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환자 암세포에서 얻은 신항원이 포함된 자가종양유래물(TdL)을 폐 전이를 줄일 뿐만 아니라, 기존 면역항암제와 병합 시 효과가 크게 강화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공동 연구팀(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문형곤 교수, 서울대 허유정 암생물학 협동과정 박사, KAIST 생명과학과 전상용·바이오및뇌공학과 최정균 교수팀)은 ①환자 암세포를 분해해 얻은 신항원이 포함된 TdL을 투여해 종양 항원 정보를 면역계에 제공하는 방법 ②신항원만 선별해 나노입자(LNP)에 담아 전달하는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 결과, TdL을 투여한 경우 면역세포가 종양 내부로 더 많이 침투했고, 종양을 공격하는 T세포가 활발히 활성화됐다. 또한 폐 전이 결절 수와 전이 면적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전이 억제 효과도 확인됐다.
신항원을 LNP에 담아 전달한 경우(LNP-T군)에서도 종양 크기가 유의하게 감소했으나, TdL군보다는 그 정도가 적었다. 특히 TdL을 기존 면역항암제와 함께 사용했을 때는 면역항암제 단독요법보다 종양 억제 효과가 뚜렷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형곤 교수는 이번 연구와 관련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자신의 암조직을 활용해 면역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된다면 새로운 면역치료 전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 신약이 차례로 도입되면서 환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바이오벤처들의 신약 개발과 환자 종양조직을 활용한 맞춤형 면역치료 전략까지 더해짐에 따라 향후 삼중음성유방암 치료 환경은 ‘표준요법의 다변화’와 ‘맞춤형 면역치료’라는 두 축에서 빠르게 진화하고,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