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만료약 비아트리스?…급성심근경색 신약 '셀라토그렐' 국내 3상
세네리모드 포함 스위스 '아이도시아'서 도입 정제 치료제 대비 빠른 효과·자가 투여 장점 내밀어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등 만성 질환과 통증 분야 강자 비아트리스가 차세대 급성 심근경색 신약 개발을 위한 행보를 국내에서 이어간다. …
비아트리스코리아는 지난달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급성 심근경색 병력이 있는 환자의 '모든 원인에 의한 삼아 예방 및 급성 심근경색 치료'를 위해 자가 피하 투여한 '셀라토그렐'(Selatogrel)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3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셀라토그렐은 작년 2월 비아트리스가 스위스 바이오제약기업 '아이도시아(Idorsia)'로부터 도입한 두 개의 신약 파이프라인 중 하나다. P2Y12 수용체 억제제인 이 물질은 혈소판 응집을 억제해 혈전 형성을 방지하는 항혈소판제의 한 종류로,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등 혈전성 심혈관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당시 회사는 셀라토그렐과 함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신약물질인 '세네리모드(Cenerimod)'를 3억5000만 달러 선지급 조건으로 글로벌 권리를 확보했다. 이후 개발ㆍ규제 승인ㆍ매출에 따라 추가 마일스톤 및 로열티가 지급될 예정이다.
이번 승인 임상은 국내 161명의 환자 참여를 목표로 2027년 8월까지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15개 의료기관에서 진행된다.
참여 환자들은 급성 심근경색을 암시하는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허벅지 또는 복부에 시험물질을 자가 투여하고 즉시 응급 의료 지원을 받도록 설정됐다. 연구의 1차 유효성평가변수로는 '시험 요법 자가 투여 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또는 비치명적 급성심근경색 발생'으로 정의됐다.
기존 국내 시장에서는 심근경색 치료제로 클로피도그렐과 티카그렐러(오리지널 브릴린타) 성분의 항혈소판제가 사용돼 왔다. 가장 오래 사용된 클로피도그렐은 현재 140개 품목이 국내 허가돼 있으며, 작년 원외처방액은 약 5625억원에 달한다(유비스트 기준). 또, 티카그렐러도 연간 약 50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고 있다.
클로피도그렐은 약물이 저렴하고 처방 범위가 넓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경구 투여 특성상 약효 발현이 느리고 유전적 대사 효소 차이에 따라 환자 간 반응성이 다를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후 이를 개선한 티카그렐러가 개발됐지만 고가라는 점과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였다.
더불어 급성 심근경색은 빠른 대처가 핵심임에도 두 약물 모두 병원에 도착해서야 처방 후 투여가 가능하다는 미충족 수요가 존재했다. 급성 심근경색은 증상 발생부터 1~2시간 이내 치료 여부가 환자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골든 타임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반면, 셀라토그렐은 자가 투여가 가능하고 수분 내 효과가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미충족 수요를 개선할 수 있는 '패러다임 체인저'로 주목받았다. 급성 심근경색 병력 환자가 항시 휴대용 자동주사기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증상 발현 시 바로 약물을 체내에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추후 셀라토그렐이 허가된다면 기존 경구제와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될 뿐 아니라, 응급 대응이라는 새로운 시장 영역을 개척하는 신약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비아트리스는 아이도시아 도입 신약물질 외에도 다수의 임상 3상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이들의 연구 결과가 연이어 발표되고 있는 상황이다.
급성 통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멜록시캄(Meloxicam)'은 최근 탈장 교정술과 건막류 절제술을 받은 성인 환자 대상 위약 및 트라마돌 투여 환자 대비 유의미하고, 신속한 통증 개선을 입증했다.
또한 가임기 여성을 대상으로 한 피임용 저용량 주1회 부착 패치 '줄레인 엘오(XULANE LO)' 또한 13주기 동안의 누적 피임 확률 3.7%라는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며,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비아트리스코리아는 글로벌 차원의 신약 도입과 개발 계약과 관련돼 정보 공개를 극히 제한해 왔다.
빌 슈트터 비아트리스코리아 대표는 지난 5월 14일 <히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진행 중인 글로벌 차원의 신약 도입 및 연구 동향 공개를 제한하는 이유에 대해 "정보 비공개는 한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과 무관하다. 파이프라인 정보는 주가에 영향을 미쳐 매우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 "향후 국내 도입 자산이 확정되면 필요한 임상 및 마케팅 투자는 충분히 이뤄질 것이다. 단순히 의약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조직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국내에서도 과학적·제도적 기반을 함께 구축해 나가는 파트너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에 상응하는 투자와 협력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 이후 불과 몇 달 만에 셀라토그렐의 국내 임상 승인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비아트리스가 한국 시장에서의 신약 개발도 실제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오랜 기간 만성질환 시장을 주도해온 리피토(성분명 아토르바스타틴), 노바스크(성분명 암로디핀) 등으로 시장을 장악했던 비아트리스코리아가 향후 신약을 필두로 한 신규 매출 증대를 이끌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