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 판별력' 앞선 퓨쳐켐 FC303, 전립선암 진단 새 옵션 될까
[HIT 포커스] 공개된 3상 임상결과 살펴보니 조기 진단에는 유리... 허가는 좀 더 지켜봐야
전립선암 진단에서 기존 MRI 영상검사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암세포를 표적하는 PSMA-PET 영상기술 기반의 진단제가 실제 임상에서 활용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퓨쳐켐(대표 지대윤)이 개발 중인 'FC303'의 임상3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향후 허가 및 상용화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퓨쳐켐은 전립선암 진단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인 ‘FC303’의 임상3상 결과보고서를 수령했다고 지난 9일 공시했다. 이번 임상은 고위험군 전립선암 환자 398명을 대상으로 FC303 기반 PSMA-PET/CT 영상검사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으며, 기존 MRI 영상진단과 비교 결과도 포함돼 있다. 회사는 FC303은 진단 민감도에서 경쟁 약물 대비 우위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FC303이 기존 진단법의 한계를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지, 임상 데이터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양성' 진단은 더 정확하게...안전성도 무난
전립선암은 국내에서도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남성암이다. 조기에 정확한 진단이 이뤄질 경우 치료 성과가 좋은 편이지만, 진단이 지연되거나 부정확할 경우 불필요한 조직검사나 과잉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진단의 정확도는 진단제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작용한다. 이번 임상은 FC303이 기존 진단법 대비 얼마나 정확하고 안전한 진단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FC303은 전립선암 세포 표면에 많이 발현되는 PSMA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도록 설계된 방사성의약품이다. 체내에 FC303을 주사한 뒤 PET/CT로 촬영하면, 암의 위치와 분포를 고해상도로 확인할 수 있다. MRI가 해부학적 구조를 정밀하게 보여주는 데 강점이 있다면, FC303은 종양의 대사활동이나 특정 표지자 발현 여부까지 시각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호보완적이다.
FC303의 진단 정확도는 양성예측도(PPV)로 평가할 수 있다. 이는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왔을 때, 실제로 암이 존재하는 비율을 뜻한다. FC303의 PPV는 86.96%를 기록해, 기존 글로벌 표준 진단제인 필라리파이의 81.9%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PET/CT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왔을 때, 실제 암이 존재할 확률이 약 87%에 이른다는 의미다.
안전성도 이번 임상의 주요 평가 항목이었다. 방사성의약품은 체내에 방사성 물질을 주사해 사용하는 진단제인 만큼, 이상반응 발생 여부가 실제 사용 가능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총 398명 중 28명(7.14%)에게서 이상사례가 보고됐으며, 중대한 이상사례는 10명(2.55%), 임상 중단 사례는 단 1건(0.26%)에 불과했다. 약물과 직접 연관된 사망이나 심각한 이상반응은 발생하지 않았다. 회사는 이를 근거로 FC303이 임상적으로 수용 가능한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MRI보다 '조기 발견률' 높지만 '오진'도 많다
진단 정확도를 구성하는 또 다른 핵심 지표는 민감도와 특이도다. 민감도는 '암이 있는 환자를 암으로 제대로 진단하는 비율'로 암을 놓치지 않고 잘 찾아내는 능력을 뜻한다. 반면 특이도는 '암이 없는 사람을 정상으로 정확히 판별하는 비율'로 암이 아닌 병변을 잘못 암으로 오인하지 않는 능력을 의미한다.
퓨처켐은 FC303 기반 PSMA-PET/CT 영상검사와 기존 MRI 영상진단의 민감도와 특이도를 비교해, 실제 환자 진단에서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인지를 평가했다. 그 결과, FC303 기반 PET/CT의 민감도는 76%로, MRI의 61%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이는 전립선암 환자 100명 중 PET/CT가 약 76명을 진단한 반면 MRI는 약 61명을 찾아냈다는 의미로, 고위험군이나 조기 진단이 중요한 환자에서 암 병변을 놓치지 않고 진단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특이도는 MRI가 90%로, PET/CT(55%)보다 높아, 암이 아닌 병변을 '암'으로 오인할 가능성은 FC303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쟁 약물인 미국 렌티우스의 필라리파이와 비교했을 때도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 FC303의 전립선암 대상 임상시험에서 민감도는 76%로, 필라리파이의 40%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특이도는 필라리파이가 98%로 FC303의 55%보다 높아, 오진 가능성 측면에서는 FC303의 개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두 약물의 임상시험은 환자군, 평가 시점, 설계 방식 등 여러 조건에서 차이가 있어, 단순 수치만으로 절대적 우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 회사는 "FC303의 낮은 특이도는 약물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초기 전립선암 환자에서 PSMA 발현이 낮거나, 염증성 병변 등에서 PSMA가 비특이적으로 결합하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현상은 미국에서 승인된 PSMA 진단제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FC303은 전이가 의심되거나 재발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에서 높은 진단 성능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임상 1차 지표인 특이도가 대조군 대비 낮은 결과가 나타난 것은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며 "진단제 허가 과정에서 민감도와 특이도 모두 일정 수준 이상 충족돼야 하기 때문에, 실제 허가 가능성은 보수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