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스다임, 미생물 기반 신속 생산 기술로 5년 내 'K-모더나' 목표"

히터뷰 | 김성재 백스다임 대표 일본 뇌염ㆍ독감 백신 관련 중기부, 복지부, 특허청 등 과제 진행 중 미생물 기반 유전자 재조합 기술 플랫폼 '샤페나' 기반 신속 생산 강점

2025-07-08     황재선 기자

2021년 12월에 설립된 백신 전문 기업 백스다임(VAXDIGM)이 향후 5년 내 K-모더나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백스다임은 미생물 세포 기반 유전자 재조합 기술 플랫폼인 '샤페나(CHAPERNA)'를 활용해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그 영역은 일본 뇌염 백신부터, 인플루엔자 백신까지 다양하다. 

수 년간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주요 글로벌 선진국들은 신속한 백신 개발과 백신 주권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이에 국내에서도 여러 기업들이 백신 업계에 뛰어들었다. 

백스다임도 그 중 하나다. 회사는 '비용-효과성 및 안전성이 향상된 나노입자 제품 신속 개발'이라는 미션 하에 보건복지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국책 과제에 참여하고 있다.

2022년 중기부 '트윈데믹을 위한 백신 생산 플랫폼 원천 기술 연구' TIPS에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2023년부터 현재까지 복지부의 '미래 대응 미해결 범용 독감 백신', '미래 팬데믹 대응 웨스트나일 백신', '필수예방접종자급화 일본 뇌염 백신' 등 전임상 과제에 선정돼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일에는 특허청과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이 주관하는 '2025년 특허로 R&D 전략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회사의 핵심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지식재산권 확보에도 나섰다. 

히트뉴스는 지난 3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제주에서 개최한 '백신 산업체 협력 워크샵'에 연자로 참석한 김성재 백스다임 대표를 만나, 회사 소개부터 주력 파이프라인 및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김성재 백스다임 대표 / 사진=황재선 기자

 

회사를 설립하시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백스다임은 화이자, MSD 등 글로벌 빅파마에서 임상, 허가, 학술 등 의약품 개발 전주기 관련 업무를 십년 이상 수행한 경험이 있는 기초 분자 및 세포생물학 연구자들이 의기 투합해 설립됐습니다.

백스다임이라는 이름에도 아실 수 있듯이, 백스(VAX)는 백신을, 다임 (DIGM)은 패러다임(Paradigm)을 뜻합니다. 즉, 혁신적인 방법으로 기존 백신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새로운 백신을 개발해 백신의 패러다임을 주도적으로 바꿔보자는 취지로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빅파마에서의 경험을 좀 더 소개해 달라. 

"연세대에서 생명공학과(학사)와 의과학(석사)을 전공했습니다. 이후 한양대 의대와 미국 'University of Texas Austin'에서 박사과정을 마쳤습니다. 박사 학위 수여 후, 한국MSD 의학부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인 '가다실'의 국내 임상 시험을 총괄했습니다. 이를 통해 하나의 백신이 인류의 복지를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화이자, 다케다 등 다국적 제약사에서 임상 시험과 허가 관련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빅파마들도 신약을 개발함에 있어, 수 천억원에 자금이 투입된 3상 임상시험을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경쟁 제품보다 출시 시기가 늦어지면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기도 하고, 수 조원의 매출을 보이는 블록버스터 제품이 심각한 이상반응으로 시장 철수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례들을 경험하면서, 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해 어떤 과정이 필요하고, 어떤 실패 요인들이 존재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됐습니다. 이 경험들이 향후 백스다임의 백신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작용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생물 기반 단백질 항원 신속 생산 원천 기술'은 어떤 기술이며, 개발 계기는 무엇인가. 

김성재 백스다임 대표가 지난 3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제주에서 개최한 '백신 산업체 협력 워크샵'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화이자와 모더나에서 mRNA 를 유효물질로 하는 백신을 신속하게 개발해 상용화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백신들은 급성심근염, 급성심낭염 등 이상반응 발생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존재해왔습니다. 

백스다임은 mRNA 백신 보다 안전하면서, 신속하게 개발될 수 있는 백신 모달리티가 있다면, 차후 팬데믹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백신 등 복잡한 구조의 단백질 의약품은 세포를 통해 만들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그동안 대장균, 효모, 곤충, 포유류 세포 등이 사용 돼 왔습니다. 

가격 경쟁력과 생산 속도 측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세포는 대장균입니다. 그러나  기존 대장균에서 생산되는 단백질은 그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구조'를 잘 형성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벡스다임은 연세대 산학협력단 등과 3년 이상의 연구 협력을 거쳐, 자궁경부암 백신과 같이 안전성이 확보된 단백질 기반 백신을 구조 형성 단점도 극복하면서, mRNA 백신과 같이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는 '미생물 기반 단백질 항원 신속 생산 원천 기술' 샤페나(CHAPERNA)를 개발했습니다."

 

얼마나 신속한 생산이 가능하다는 뜻인가.

"기본적으로 효모나 포유류 세포에 비해서 약 10배의 생산 속도로 유전자 재조합 합성항원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제안됐습니다. 물론, 생산을 위한 세부 배양 조건 및 배지 조건 등에 따라 속도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사용하는 포유류 세포 기반 방식으로는 바이러스 유사입자 백신 등의 단백질 의약품을 만들면 1g을 만드는데 약 10일이 소요됩니다. 그러나, 저희 기술을 바탕으로 대장균을 활용한다면 단백질 의약품을 만들면 약 6 시간이면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즉, 약 40배의 속도로 바이러스 유사 입자 단백질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회사에서 주력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백스다임 주력 파이프라인 / 출처=회사 IR 자료

"미생물 기반 유전자 재조합 바이러스 유사 나노입자 합성항원을 활용한 일본 뇌염 백신과 아데노 바이러스 벡터 기반의 범용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두 과제 모두 복지부 산하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의 전임상 과제로 진행 중에 있으며, 일본 뇌염 백신 과제는 가톨릭대학교 서상욱 교수 팀과, 인플루엔자 백신은 이화여자대학교 장준 교수 팀과 공동 연구 중에 있습니다. 각 연구는 내년 중순과 말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한국백신과 고밀도 부착형 세포를 이용한 계절형 인플루엔자 백신도 개발 중입니다. 2028년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현재까지 백스다임이 받은 누적 투자 금액은 시리즈 A를 포함해 총 35억원 가량입니다. 국책과제의 지원금을 합친다면, 약 95억원을 조달했습니다. 내년에는 시리즈 B 를 진행해 연구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자 합니다. 

백스다임의 '미생물기반 단백질 항원 신속 생산 원천 기술'은 다양한 의약품에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로열티나 라이선스 아웃 등을 통해 '조기 엑시트(early exit)'하는 사업 모델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차후 발생가능한 특허침해분석(FTO) 이슈를 방지하기 위해서 공정, 제형 등의 특허 출원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향후 5년 내에 모더나와 같은 신 기술(Modality) 기반의 혁신적인 백신 또는 의약품 개발사로 성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5년 이내에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와 같이 빠른 변종이 생겨날 수 있는 RNA바이러스가 유력한데, 백스자임이 개발하고 있는 평생 2~3회 접종으로 모든 독감 변종을 예상할 수 있는 범용 독감 백신 등이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울러 최근 백신이 암, 고혈압, 치매, 당뇨, 비만, 노화 등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도록 연구되고 있습니다. 백스다임의 생산 기술을 이용해 신 개념 백신 시장도 을 선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