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처리 제도, 명문화·추적관리 필요…인력·재정 현실론도 제기"

심평원, 안전한 치료재료 재처리 제도 도입 공동 심퍼지엄 개최 산업계와 심평원, 제도 도입 필요...국내 맞는 기준 정립 강조 복지부-식약처, 신중한 접근 언급

2025-07-05     방혜림 기자

의료기기·치료재료 산업계가 '치료재료 재처리 제도' 도입을 촉구했지만, 관리 인력의 부재 등으로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타 국가를 모방하기보다 국내에 맞는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대한병원협회·대한수술감염학회는 치료재료 재처리 제도 도입 관련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패널로 나선 이윤태 HM&컴퍼니 대표는 "지난 2011년부터 제기된 문제점이 여전히 남아있고 관리가 미흡하다"면서 원활한 제도 도입을 위한 고려사항으로 △명문화 △안전성·유효성 △시스템 구축 등 3가지를 꼽았다.

즉, 재처리의 정의 재정립부터 시작해 보상을 받지 못하는 치료재료가 생기지 않게 명확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의료기기의 안전성·유효성 평가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할 것인지, 재제조사의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재평가 기간을 어떻게 설정할지 등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 외에도 어떤 회사에서 재처리했고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추적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과 환자 동의에 관한 메뉴얼을 먼저 정립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환경적·경제적 측면에서는 재처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제도 도입에 환자도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 회장은 "미국에 도입됐다고 국내에 효과가 있는 게 아니지 않나. 국내에 도입했을 때 효과와 진행 속도를 고려해 국내 환경에 맞춰야 한다"며 "현재 혁신의료기기 등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규제가 과도하게 완화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보다 강력한 규제로 사전 검토를 진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심평원도 산업계 의견에 힘을 실었다. 최수경 건강보험혁신센터장은 "미국,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 도입이 됐다면 현재 국내에서 이뤄지는 고민이 해결됐다는 것"이라며 "급여기준으로 인해 기기 사용이 제한되고 고가 제품이 늘어나면 일회용 사용도 증가하면서 제도 도입 필요성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련 법령을 정하기 위해서는 기반 구축이 필요하고, 허가부터 안전품질 확보·비용정산 체계·사후관리 등 다양한 관리가 필요한 것은 맞다. 정부와 산업계가 협력해서 안정적인 제도 도입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보건복지부와 식약처는 인력·재정요건·관련 제도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남효 복지부 보험급여과 사무관은 "치료재료 재처리에 수가를 적용하려면 여러 조건의 검토가 필요하다. 재처리를 학계와 현장에서 중요시하는 만큼, 재정요건과 관련 제도를 고려해서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성홍모 식약처 의료기기 정책과장은 "의료기기 법 관련 조항이 많아서 제도를 추진하기 위한 고려사항이 많다. 법제화가 되려면 인력이 필요한데, 미국 의료기기 2개 기관 근무자는 2200명인 반면, 국내는 관련 기관을 다 합쳐도 2000명 정도"라고 말했다.

허가와 안전성 측면에서도 관리 어려운데다 국내 판매 가격이 낮아 공급 지속성 문제도 제기되는 등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또한 재처리 제품이 낮은 수가로 유통과정에 도입되면, 기존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