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균 완제약 '품절 릴레이' 현실화 '우려 확산'... "위탁도 쉽잖아"
식약처 고시 개정하고 2~3년 유예기간 부여... 12월 시행 업계 "업계 현실 반영하고 품절 고려한 장기적인 안목 필요"
오는 12월 무균 완제의약품에 대한 GMP 기준 강화가 예고된 가운데, 제약업계는 대규모 투자와 인력 확충 등 현실적인 부담을 호소하며 기준 적용에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최근 국가필수의약품 '아티반주사'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GMP 강화 규정에 맞추기 위해서는 생산라인 전반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인력 보강이 필요한데, 부담을 느껴 생산을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가 제시한 기준을 맞추려면 위해서는 단순히 시설 하나만 투자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PIC/S 등의 규제조화를 하기 위해서는 공장 증설에 가까운 투자를 해야 한다. 일동제약뿐 아니라 부담을 느낀 제약사들의 무균 제제 생산 중단이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식약처는 2023년 12월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에 관한 규정(식약처 고시)'를 개정하고 'PIC/S GMP 개정 규정 이행의무' 준수를 업계에 고지하면서 유예 기간을 줬다. 무균 완제의약품 공장은 2년, 무균 원료의약품 공장은 3년의 시간을 부여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무균제제의 GMP 강화는 '유예 기간'의 문제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제약사 공장 관계자는 "무균제제는 관리가 까다로워 유지 보수 비용이 상당히 투입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투자 대비 이익이 크지 않다. 무균 제제를 오랫동안 생산해온 제약사들의 생산라인이 노후화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품질을 올리기 위해 시설을 추가하면 변경허가, 무균 공정 벨리데이션, 품질 보증과 관리를 위해 투자와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면 원가 보전이 어렵다"면서 "유예기간을 더 늘린다고 해도 해결은 쉽지 않다. 일부 제약사들이 안 하는 것이 아니다. 시설을 정비할 엄두를 못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제약사 생산본부장은 "제약사들이 처음부터 채산성을 가져갈 수 있다고 확신을 했으면 2년의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준비를 해야한다고 품질 관리팀이 먼저 제안을 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투자를 해서 공장을 정비하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추진이 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더구나 "메디아필 벨리데이션 등 GMP 규정 강화를 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정비하면 생산일수 12개월 중에 3개월의 공백이 초래된다"며 "원가를 보전하고 마진을 남길 수 있다는 자신이 있으면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고 준비하지만 자신이 없으면 생산 중단이나 위탁을 고려하는 것이다. 일부 제약사 입장에서는 식약처가 계도를 한다고 되는 부분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때문에 중소제약사들 사이에서는 무균제제의 위탁을 맡기는 것도 쉽지 않으며 의약품 품절까지 예상된다는 주장이다.
중소 제약사 공장 품질 보증 담당자는 "무균제제를 생산하는 제약사 숫자가 얼마되지 않는다"며 "여기에 해외 규제 조화 강화 규정을 마친 제약사는 최근 공장을 새로 짓거나 무균 제제로 글로벌 수출을 해온 곳이다. 이렇게 범위를 좁히면 현실적으로 위탁을 맡아줄 제약사는 10곳 이내로 좁혀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0곳 이내의 제약사들도 수탁 조건을 까다롭게 제시할 수밖에 없다"며 "자신들의 생산량과 글로벌 수출량 이상의 마진이 남아야 무균 제제 시설에서 수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소수의 제약사를 제외하고는 식약처의 GMP 규정을 감당할 제약사가 없다는 뜻이다. 위탁을 맡기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품절 릴레이'가 현실화된 이상 식약처가 이제부터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GMP 규정 강화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에서 유예 기간을 부여했는데 지키지 않은 잘못도 있다"라며 "하지만 고시 개정 추진 당시에는 의약품 품절 상황이 심각하지 않았다. 식약처가 지금이라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필수적인 무균제제에 대한 공급 조사를 실시해서 대책을 세우고 제약사의 현실을 고려한 정책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갈수록 병원과 환자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