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I-123 방사성의약품 수급 중단… 소아암 진단 차질

'I-123' 진단용 방사성 요오드 한국원자력의학원이 독자 생산 "부품 교체로 생산 중단...내주 공급 재개 가능" 의료계 "진단 일정 밀려 환자와 부모 고충 크다"

2025-05-27     최선재 기자
퍼플렉시티 AI로 재구성한 이미지. 사진=최선재 기자

'소아암 진단용' 방사성 의약품' 수급이 중단되면서 진단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는 한국원자력의학원이 독자 생산하는 방사성 의약품으로, 부품 교체로 인한 일시적인 중단이라고 밝혔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갑상선학회는 최근 의사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단용 방사성요오드 I-123을 공급하는 원자력의학원의 사이클로트론이 5월 중순 고장이 발생해 내달 9일까지 I-123 공급 제한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히트뉴스 취재결과,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운영 중인 '싸이클로트론(30-MeV, 100만 전자볼트)'이 부품 교체를 이유로 가동을 멈추면서 I-123 방사성 의약품의 생산이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싸이클로트론 끝에 생산장치가 붙어있다. 생산장치와 빔 사이에 쓰이는 링 교체 작업 때문에 I-123 생산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링은 약 30cm 크기로 해외에서 수입해온다"며 "부품이 이번주에 도착할 예정이지만 방사선 노출 때문에 내부로 들어갈 수 없다. 일단 차폐된 상태지만 반감기가 지나고 노출량이 없어지면 부품 교체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싸이클로트론은 표적 물질의 원자핵에 높은 에너지의 양성자를 충돌시켜 원자핵을 이루고 있던 중성자 또는 양성자 한 개(또는 그 이상)를 방출시킨 이후 새로운 입자로 바꾸는 핵반응으로 각종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하는 가속기다. 

I-123은 소아암뿐 아니라 파킨슨병 진단에 쓰이는 방사성 의약품이다. 2018년 소아암 진단용 주사액 요오드엠아이비지([123I]mIBG), 갑상선질환 진단용 주사액 요오드나트륨([123I]NaI), 파킨슨씨병 진단용 주사액 요오드에프피씨아이티([123I]FPCIT)은 식약처로부터 GMP 적합 판정을 받았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싸이클로트론으로 독자 생산한 I-123 진단용 요오드 방사성 의약품을 전국 주요 대학병원에 공급해왔다. 

서울 서대문구 소재 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I-123는 감상샘암, I-123 MIBG는 소아암 진단에 쓰이는 방사성 의약품"이라며 "한국원자력의학원이 I-123을 전국 대부분에 공급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일주일만 일정이 밀려도 차질이 생긴다. 소아암 진단이 미뤄지면 부모의 고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I-123 이외에 다른 방사성의약품의 공급은 차질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I-123 이외에 생산을 오랫동안 담당해온 탈륨-201 등 다른 방사성 의약품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며 "링 부품을 이번주에 교체하면 다음주에는 I-123 공급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핵의학과 교수는 "전국적으로 I-123 등 방사성 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조처가 한국원자력의학원외에는 없다기 때문에 가속기가 멈추면 대안이 없다"며 "소아와 희귀질환 환자를 위해 쓰이는 방사성의약품의 공급 중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