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가 큰손'은 40대 여성... 가족을 대표해 '싹쓸이' 구매

남성보단 여성...50대 여성도 구매력 상당 '잇치페이스트' 저력 발휘

2025-05-08     최선재 기자

히트뉴스와 빅데이터 분석회사 비저너리 데이터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약국경영 관련 원본데이터를 생성한 전국 330곳 패널 약국 데이터를 기반으로, 15% 박스권에 갇힌 일반의약품 시장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한다.   

① 제약회사 순위로 살펴본 약국 일반약
② 브랜드 순위로 살펴본 약국 일반약 톱20
③ 젊은 OTC의 산실로 우뚝 선 '동아제약
④ 약물군 순위로 살펴본 약국 브랜드 톱20
⑤ 연령별 순위로 살펴본 약국 구매 트렌드 

330곳 패널 약국 데이터 토대로 재구성한 성별과 연령에 따른 OTC 인덱스 표 이미지. 

 용어설명 

OTC 인덱스는 2024년 1월 타이레놀정의 표본약국매출을 100으로 설정한 상대비교지수다. 패널약국 330곳은 전국에 분포해 있다. 예를 들어 2024년 1월 1일 330곳의 약국에서 각 약국당 판매된 타이레놀 매출이 30만원이다. 산술적으로 (30만원x330곳)이면 한달 매출 1억을 100으로 잡을 수 있다. 동아제약 OTC 인덱스가 2853이 나왔다는 뜻은 약 28억의 매출을 올렸다는 뜻이다. 다만 2024년 1월 타이레놀정의 표본약국매출을 100으로 설정한 OTC 인덱스는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1억 또는 10억 등으로 특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챗GPT로 재구성한 연령별 성별 약국 매출 추이. 

남성보다 여성...'약국가 큰손'은 40대 여성

2024년 1월부터 12월말까지 패널 약국의 경영 실적과 10대부터 80대까지 연령과 성별을 분석한 결과 남성보다는 여성이 약국을 많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전체 OTC 인덱스가 6715를 기록한 반면 남성은 4571이었다. 

20대부터 70대까지, 남성과 여성의 OTC 인덱스가 꾸준히 차이를 보였다.

20대에서는 여성(644)의 OTC 인덱스가 남성(322)을 압도했다. 40대 여성(1168)도 남성(620)을 뛰어넘었고 50대 여성(1166)이 남성(771)을 제쳤다. 60대에서도 여성(1061)이 남성(787)을 넘어설 정도로 차이가 컸다. 약국의 주된 고객층이 남성보다는 '여성'이란 뜻이다.

서울 서초구 정형외과 인근 약국을 운영하는 A 약사는 "여성과 남성의 성향 차이가 드러난 대목"이라며 "약국을 운영해보면 남성보다 여성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다. 남성들은 몸이 아파도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반면 여성들은 자주 찾는다"고 밝혔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40대 여성'이 약국가의 '큰손'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40대 여성은 모든 연령대와 성별을 통틀어 제일 높은 OTC 인덱스를 기록했다. 

제약사 PM은 "미성년 자녀를 둔 40대 여성이 주된 고객층"이라며 "보통 40대 여성이 가족을 대표해서 가정상비약을 한꺼번에 구매한다. 여드름약, 진통제, 영양제 등을 종류를 가리지 않고 구매하기 때문에 약국을 많이 찾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강남구 내과 인근 약국을 운영하는 B 약사도 "가정 주부 중에서는 아무래도 여성 비율이 높다"며 "이중 40대 여성이 가정에 필요한 약들을 두루 구매한다. 매출 자체도 크고 품목도 다양하다. 남성들은 자기가 복용할 약을 사오지만 여성들은 가족들 전부를 케어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약뿐 아니라 가족약을 한꺼번에 사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40대 여성은 '약국'에서 가족들의 약을 산다

40대 여성은 주로 해열진통제, 기침 및 감기치료제, 관절 및 근육통에 작용하는 국소제제 순으로 OTC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 제품 '톱5'에 타이레놀정(42,한국존슨앤존슨), 텐텐츄정(18,한미약품), 탁센연질캡슐(18,GC녹십자), 비판텐연고(16,바이엘코리아), 노스카나겔(14,동아제약) 등 다양한 제품이 포진한 점이 특징이다. 

서울 광진구 내과 1층 약국을 운영하는 C 약사는 "타이레놀정과 탁센연질캡슐은 가정상비약으로 가족을 대표해서 구매하는 것"이라며 "어린 자녀를 위한 텐텐츄정과 비판텐연고를 구매하고 미성년 자녀를 위해서는 노스카나겔을 찾는다. 전반적으로 가족 전체를 위해 약을 사기 때문에 매출이 40대 여성을 중심으로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제약사 매출을 좌우하는 대형 OTC 품목들의 TV 광고 타깃이 '40대 여성'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제약사 PM은 "TV 광고 타깃은 보통 40대 여성"이라며 "OTT 중심 시청층이지만  아직은 TV 광고에 익숙한 연령대이기 때문이다. 매출 100억 이상을 일으키는 가정상비약 블롣버스터 TV 광고 모델은 대부분 40대 여성이다. 40대 여성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느냐에 따라 한해 OTC 농사가 결정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잇몸과 관절 통증 시작? 50대 여성은 잇치페이스트를 찾았다

50대 여성(1166)이 40대 여성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50대 여성의 톱5 구매 제품은 타이레놀정(40), 잇치페이스트(31,동화약품), 케토톱플라스타(24,한독), 아로나민골드프리미엄정(16,일동제약), 둘코락스에스장용정(13,오펠라헬스케어코리아)이다. 

40대 여성과 달리 다른 제품들이 톱5에 이름을 올린 점이 특징이다. 잇몸약, 첩부제, 비타민, 변비약이 매출 순위 상단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서울 중랑구 1층 치과 인근 약국을 운영하는 C 약사는 "50대에 들어서면 남녀노소와 상관없이 잇몸과 관절에 문제가 생긴다"며 "50대 여성은 40대와 마찬가지로 가족을 위한 약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는데 남편과 자신을 위해 치약을 잇치페이스트로 바꿔 잇몸을 관리하기 시작한다"라고 설명했다.

잇치페이스트. 사진=동화약품 홈페이지

이어 "케토톱을 구매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관절통이 점차 생기기 시작하는 연령대"라며 "육체 피로도 심해지기 때문에 아로나민을 구매하는 주된 연령층도 50대 여성이다. 40대 여성의 변비는 불편한 정도이지만 50대는 양상이 다르다. 변이 며칠씩 나오지 않기 때문에 둘코락스에스장용정을 산다.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전립선은 내게 맡겨! 카리토포텐, '60대 남심' 사로잡다

그렇다면 남성 중에서 큰손은 누굴까. '60대 남성'이 약국가에서 제일 높은 구매력을 보였다. 60대 남성은 OTC 인덱스 787을 기록하면서 다른 연령대 중에서도 선두권을 유지했다. 

60대 남성의 주요 구매 제품은 잇치페이스트(25), 아로나민골드프리미엄정(25), 케토톱플라스타(21), 타이레놀정(20) 순이었다. 50대 여성에 이어 60대 남성에서도 잇치페이스트가 1위를 기록한 것이다. 

더욱 주목할만한 사실은 카리토포텐연질캡슐(17, 동국제약)과 광동우황청심원현탁액(11, 광동제약)이 60대 남성 구매 제품 톱10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카리토포텐. 사진=동국제약 홈페이지

서울 광진구 비뇨기과 인근 약국을 운영하는 D 약사는 "카리토포텐은 전립선 비대증에 의한 배뇨장애 개선제"라며 "60대가 넘어가면 남성에게 자연스레 찾아온다. 소변줄기가 약해지고 화장실에 자주간다. 약국에서 카리토포텐을 많이 찾는 이유다. 비뇨기과를 가는 것을 꺼려하는 남성들이 구매하는 편이다. 항문 사이로 손을 넣어서 촉진을 경험해야 처방약을 받을 수 있어 수치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내과 인근 약국을 운영하는 E 약사는 "50대까지는 청심원을 긴장되거나 떨리면 먹지만 60대부터는 자양강장제로 복용한다"며 "청심원을 대하는 인식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극심한 피로를 느낄 때마다 마치 보약처럼 우황을 찾기 때문에 60대 남성이 우황청심원 제품을 자주 찾는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