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진단 '조기검사 vs 의료진 판단' 업계-정부 동상이몽

중증안과질환 치료환경 개선 정책토론회 패널토론 국내 유전자 치료제 성과평가 타국 대비 3배 이상 엄격 "치료 환경 개선에 앞서 질환 발견율부터 높여야"

2025-04-18     방혜림 기자

희귀질환의 조기발견을 위한 국가건강검진사업 안저검사 항목 도입과 희귀질환 치료제의 급여기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는 건강보험의 예산이 제한돼 전문가 판단이 먼저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17일 개최된 '중증안과질환 치료환경 개선 및 보험적용 요건 완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제약업계와 정부의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사진 왼쪽부터) 홍인자 한국노바티스 부사장, 최경식 한국포도막학회장

최경식 한국포도막학회 회장은 "중증안과질환 치료는 △치료제를 사용한 질환 치료 △안과 검사 및 합병증 치료 △의료비 지원 사업을 통한 생활 여건 보장 등 3가지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에 따르면 현재 희귀질환의 유전자 검사 비용이 지속 증가해 진단에 소요되는 비용이 높아 질병 진단 자체가 늦어지고 있다. 실제 2022년 희귀질환 통계자료의 망막색소변성 환자 나이 분포에서 9세 미만이 17명, 20세 미만이 48명으로 나타났다. 시신경척수염도 20세 미만에서 12명, 40세 미만에서 160명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 최 회장의 말이다.

최 회장은 "진단이 돼야 치료를 진행하기 때문에 치료 환경 개선에 앞서 질환 발견율부터 향상시켜야 한다. 학회 측에서 안저검사 도입을 위해 요청하니 비용효과성 때문에 안 된다고 하더라. 인구 구조, 식생활 습관 등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적합한 진단을 할 수 있도록 국가검진사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인자 한국노바티스 부사장은 유전성 망막변성 치료제 '럭스터나(성분 보레티진네파보벡)' 사례를 바탕으로, 희귀질환 유전자 치료제의 급여기준이 개선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홍 부사장은 "럭스터나가 위험분담제(RSA)로 급여 등재 됐는데, 성과 판정에서 아쉬운 부분은 국내 성과평가 기준이 외국에 비해 3배 이상 엄격하다는 것"이라며 "치료제 복용이 가능한 환자를 찾기 위해 회사에서도 유전자 검사 지원을 진행했지만, 고가이다보니 감내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반면 정부 측은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검사도입 및 급여기준 완화에 있어서 전문가의 판단이 우선시된다는 입장을 전했다.

(사진 왼쪽부터) 송양수 복지부 보험정책과장, 정혜은 복지부 건강증진과장, 강미영 심평원 약제기준부장

정혜은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과장은 "국가건강검진 항목 도입 여부는 무증상 국민의 질병 조기 발견과 사회적 비용 원칙으로, △유병률 및 사망 도달률 △조기발견시 치료 가능성 △검진 방법의 수용성 △검사 안전성 △비용효과성 등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안저검사 도입을 검토했을 때 40대 이상 연령층에서 유병률이 10%를 넘는 것 외에 근거가 부족했다는 게 정 과장의 설명이다. 그는 "관련 학회에서 임상결과와 역학 자료 등을 제출하면 검토 후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송양수 복지부 보험약제과 과장은 "국내 환자의 특성을 반영해야 되기 때문에 외국과 기준의 차이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혁신 치료제나 유전자 치료제는 고가약이다보니 기존의 평가 체계로 가치를 반영하기엔 한계가 있다. 중증도와 질환 특성을 반영해 급여기준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논의하겠다"고 첨언했다.

강미영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기준부장은 "지난 2023년 건강보험 의약품 청구액이 25조8000억원이고, 최근 5년간 연평균 7.5%가 증가했다. 희귀질환 특성상 환자 수의 한계 등으로 장기임상효과가 불확실하다. 치료제의 장기 사용으로 인한 소요도 상당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허현아 히트뉴스 기자

허현아 히트뉴스 기자는 "지난 2018년에도 국회에서 중증안과질환의 안저검사 국가검진도입을 논의했고, 2021년에도 종합계획을 통해서 타당성 검토가 이뤄질 정도로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라며 "데이터 축적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질병이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정책과 현장의 괴리감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질병의 양상이 변화함에 따라 자원의 배분 계획과 정책의 우선순위 재정비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진료과에 비해 안과 질환의 정기 검진 접근성과 인식도가 매우 낮은 상황에서 인식도 제고를 위한 활동이 중요하다. 언론을 포함한 미디어가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인식도 향상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