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26% 칼춤'서 살아남은 제약바이오... 웃지못할 불안 요소 여전

톡신·시밀러 등 주요 품목 위기 탈출, '중간선거등 영향' 분석도 오히려 닥친 환율 변동성 문제에 '국내 제조단가 상승' 등 우려

2025-04-04     이우진 수석기자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에서 의약품이 빠지며 업계에서 관세로 인한 피해는 덜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환율 불안정성 문제는 여전히 안고 있어 제조 등 분야에서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3일 새벽 발표된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 및 행정명령 발표 이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은 '일단 살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지시각 2일 백악관에서 모든 교역국가에게 10%의 기본 관세와 함께 무역흑자 규모가 큰 각 국가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 명령을 발표했다. 특히 우리나라에 부과되는 상호관세 비율은 26% 수준으로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등 일부 국가를 소위 '최악의 침해국(Worst Offenfers)'으로 분류하면서 일본(24%) 및 유럽연합(20%)보다 높은 수준으로 설정했다.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기준 한국의 미국 수출시 관세는 사실상 0%이지만 이번 상호관세 행정명령으로 인해 국내 여러 분야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다만 행정명령 부속서 기준으로 의약품은 반도체, 목재, 특정 광물, 에너지 등과 함께 관세 종가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일단 업계는 이번 행정명령 조치로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어느 정도 부담감을 덜었다는 반응이다. 국내 제약사 한 관계자는 "미국 수출과 관련해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이는 분야가 바이오시밀러와 톡신 등인데 이들 제품의 (관세)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다"면서 "아직 환율 등이 안정화되지 않은 이상 쉽사리 상황을 장담하지는 못하지만, 미국으로 가는 의약품에서 관세 자체를 붙이지 않는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고 전했다.

특히 의약품이 빠진 이번 조치는 기본적으로 미국 내 특정 상황이 반영됐다고 보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원료의약품 및 의약품 사용 부자재 문제 등으로 현재까지 공급 중단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이 과정에서 의약품 수출입 분야가 자국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내 의약품 상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소는 원료의약품이다. 미국 미중비즈니스위원회 기준 미국이 수입하는 전체 원료의약품 중 중국 비중은 약 7%에 불과하다. 오히려 비중으로 계산하면 약 18%는 인도산으로 단일 국가 기준 가장 높다. 문제는 미국 코네티컷약대 보고서 기준 인도의 자체 API의 원료 중 70%를 중국에서 공급받는다는 점이다.

더욱이 인도 역시 이번 상호관세 조치에서 27%라는 매우 높은 수준의 상호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실제 관세조치가 시행되면 정작 미국 내 의약품 부족은 물론 외교가에서 이번 관세조치의 목적 중 하나로 꼽고 있는 2년 뒤 트럼프 행정부의 중간선거에서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은 이 때문에 나온다. 더욱이 상호관세 조치로 대 한국 관세가 적용될 경우 미국 기업의 타격 가능성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상호관세 행정명령이 나오기 전 이미 미국제약협회를 비롯해 관련 단체들은 관세 부과 예외에 의약품 분야를 넣어달라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안도는 자연스럽게 시장 분위기로도 이어진 분위기다. 실제 3일 기준 코스피지수는 2486.70포인트로 전일 대비 19.16포인트. 약 0.76% 하락했다. 반면 제약 업종 184곳의 시세는 전일 대비 평균 약 3.58% 상승장으로 마감했다. 또 KPX헬스케어 지수 역시 3723.25로 전일 대비 69.26포인트, 약 1.90% 상승하며 기록하며 3월 말 주주총회 마감 이후 하락하던 분위기가 다시금 올라오는 분위기다.

업계는 다만 이 과정에서 아직 완벽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환율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오늘(4일) 오전 11시에 선고될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관련 심판 판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이번 상호관세 조치의 또다른 목적인 환율 관리라는 측면에서 원화 가치 감소는 자연스럽게 수출이 아닌 내수 제조 의약품의 제조단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오늘 환율의 경우 원-달러 환율 역시 1470원대로 반등했다가 1451원으로 하락세로 접어들었지만 이같은 불안 요소는 제약사에게는 리스크로 올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다른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중국만 해도 실제 원료나 부자재 등은 위안화가 아닌 달러를 사용한다. 그만큼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불안은 국내 제약업계 입장에서는 생산단가와 직접 연결되는 요소인 만큼 관세 조치 이후 정부의 대처와 환율 동향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