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애지중지한 식약처, 여론 나빠지자 허가 취소하고 '자기권한' 검찰에 넘겨
마중물 사업 1호 인보사 집중 관리하고도 권위도, 주도권도 포기
COVER STORY 산업 프렌들리? 식약처 규제 정책의 명암
규제 혁신을 대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태도는 이중적이다. 태평성대에는 허가권의 일부를 풀어 '기업 프렌들리 정책'을 외치지만, 사회적 관심을 받는 사건이 터지면 남의 일처럼 검찰에게 권한을 넘기고 뒤로 빠진다. 과학적 판단 기관이라는 자부심은 온데 간데 없다. 인보사 케이스에서 허가당국의 발전 방향을 찾아보자.
<글 싣는 순서>
① 공들인 마중물협의체 1호 인보사의 허가 취소
② 미국 3상 순항 인보사와 한국 식약처의 문제점
③ 규제혁신을 대하는 식약처와 산업계의 온도차
④ 칼럼 | 졸겐스마와 FDA, 인보사와 식약처
[끝까지 HIT 13호] 인보사케이주가 허가되기 전부터 2024년까지 인보사 이야기를 쫓아다녔다. 소송만 6년을 취재를 하며 언젠가 한 번은 써야겠다 마음먹었다. 클라우드에 저장된 일련의 취재 메모를 읽어보며 우리나라 규제정책의 명과 암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보사 이야기는 산업통상자원부(당시 산업자원부)가 2005년 2월 시행한 '바이오스타 프로젝트'에서 비롯된다. 바이오스타 프로젝트는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바이오신약의 완제품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동물이나 일부 인체 대상 초기임상 비용을 지원해주는 정책이었다. 인보사는 2010년까지 총 195억원을 지원하는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티슈진-C(인보사 개발명)의 상용화 과제' 였으며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 바이오스타 프로젝트의 첫 사례로 언급될 만큼 관심을 받았다.
인보사를 향한 관심은 꾸준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 국책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됐고, 바이오업체 신약개발 지원을 위한 식품의약안전처의 '마중물 사업' 1호 대상에도 뽑혔다.
마중물 사업은 ①첨단바이오의약품에 대한국가 R&D 전담 컨설팅을 비롯해 ②규제과학 상담 ③제제별 맞춤형 협의체 운영 ④허가심사 교육 및 워크숍 ⑤평가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제공한다는 콘셉트의 종합선물이었다. 지하수를 끌어올리려면 먼저 수동펌프 안에 물을 부어야 한다는 뜻을 담은 '마중물 사업'은 규제를 앞세우던 허가 당국이 신약개발을 매개로 규제를 넘어 기업 친화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당시 식약처를 출입하던 기자의 눈에 인보사의 허가를 앞둔 식약처의 자부심은 대단해 보였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골관절염 치료제를 선보일 수 있다는 기대감은 커져갔고, 그만큼 정부도 성과를 만들기 위해 마중물을 부으며 힘차게 펌프질을 했다.
식약처의 자부심은 이어졌다. 인보사 허가 이후인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제2차 바이오의약품 허가·심사설명회'에서 마중물 사업 성과를 강조하는 내용이 나온다. 2018년 성과로 국가 R&D 과제 중 제품 개발·허가를 목적으로 한 과제의 허가심사 시험·자료 컨설팅은 올해 15개 과제를 선정해 과제별로 전담 컨설팅 팀을 투입시켜 개발을 지원했으며 유전자치료제 1건이 기술이전 및 상업화 임상을 준비했다고 자랑했다.
여기에 개발자들이 허가심사를 준비하도록 돕는 첨단바이오의약품 규제과학 상담은 2018년 발표 당시 한 해만 122건에 달했고 이에 맞춰 협의체도 운영했다. 식약처는 대표적 성과로 인보사를 늘 언급했다. 규제당국이 야심차게 진행한 프로젝트였던만큼 인보사는 식약처에게나, 마중물 사업에게나 자랑거리였다.
당시 이 같은 기대에도 허가 절차를 밟던 인보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문기관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에서 허들을 만났다. 2017년 4월 4일 열린 첫 중앙약심에서 해당 제품의 허가를 내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중앙약심 위원들은 인보사가 기존 치료제와 비교한 메타분석 자료만 제출하는 등 여타 세포치료제와 비교가 필요하다는 점을 비롯해 골관절염 구조 개선 자료 부족, 유전자치료제를 증상 완화 목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는 점, 작용 메커니즘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을 내세워 허가가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결국 이를 보완해 두 달 뒤인 2017년 6 월 14일 인보사의 허가가 중앙약심에서 결정되면서 인보사는 세계 첫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자리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앞선 두 번의 중앙약심에서 식약처가 허가와 관련해 매우 신중한 시각을 보였다는 점이다.
당시 식약처는 ①임상 과정에서는 6개월의 추적 연구로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하기에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뉘앙스의 말과 ②허가 관련 첫 중앙약심에서는 FDA 가이드라인을 따랐으며 기존 세포치료제와 직접 비교할 필요가 없다고 전하기는 했으나 유전적 변화 가능성이 있는 만큼 허가 요건이 엄격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했다.
그런데 허가 관련 두 번째 중앙약심(세 번째)에서 식약처는 앞선 주장을 전하면서도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고, 인보사 1상 시험 환자의 추적 결과 에서 종양 발생 등의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회의록에서 식약처 측 움직임이 미묘하게 바뀌는 듯 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 2차 회의록에 따르면 식약처 측에 절차 및 해석과 관련한 질문을 여러 번 중앙약심 위원들이 던졌다. 식약처의 중앙약심 재신청과 관련해 식약처 측은 ①기존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간 효과(12개월)를 보였으며 ②관절기능과 통증완화를 동시에 평가해 유효성을 입증한 결과 기존 치료제 대비 개선된 것으로 판단되고 ③위해성 최소화와 시판 후 3000명 조사계획을 받았다며 '보완자료 검토 결과 주요 미충족 사유에는 적합한 것으로 판단되나 신청 효능 및 효과는 임상시험 결과를 반영해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을 했다.
여기에 IKDC 변화 15점의 임상적 정립기준을 묻는 질문에는 '2013년 임상 승인시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8점 이상은 유의미하다는 의견을 줬다는 답과 함께 미국과 유럽의 임상 가이드라인을 참고하면서' 증상개선 약물은 임상적 평가 변수로 통증과 기능개선이 있고, 구조는 악화되지 않으면 중대한 이상반응이 없다고 표현돼 있다는 점을 들며 국제적인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데다가 연골결손 회복 목적 제품에서도 기능과 통증 개선이 있을 경우 기준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며 "결론적으로 국제적으로도 구조개선이 있으면 좋겠지만 구조개선이 없는 경우에도 허가하는 사례가 있다"는 답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한 위원이 다른 질환을 가지고 기준을 삼을 수 없다고 지적하자 "설명 드리려는 것은 연골 결손에 대한 회복을 위한제품조차 구조개선을 반드시 임상 1차 평가변수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전하는 등 결과만 놓고 보면 허가 쪽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또 다른 위원은 연골세포를 채취해 지놈을 분석해야 한다며 자료를 제출했냐며 따져 묻자 "제출했다. 규정에 따라 유전자변형생물체 위해성 자료를 받도록 돼 있고 어느 염색체, 어느 사이트, 주변 부위의 염기서열까지 확인했다"며 안전성 관련 문제 제기에 식약처가 자료 관련 해명을 하는 느낌의 답변도 이어졌다.
실제 식약처의 주장을 옳다 혹은 그르다의 잣대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당국 주장의 상당수는 실제 코오롱생명과학이 했던 말들과 궤를 같이 한다. 코오롱생명과학 역시 식약처와 사전 협의를 통해 임상시험을 설계했으며 허가 심사 과정에서 필요한 서류를 성실히 제출했다고 주장했다는 점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결국 임상부터 허가까지 세 차례의 중앙약심을 거친 뒤 마지막 중앙약심 이후 한 달 만에 '인보사케이주'는 2017년 세계첫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라는 타이틀을 거머 쥐었다. 그러나 인보사에 담긴 두 액 중 2액에 담긴 연골유래세포가 허가사항과 다른 신장유래세포였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2019년 결국 허가가 취소됐다. 현재는 미국 코오롱티슈진이 TG-C라는 이름으로 세포 문제를 해결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지만 사실상 국내 재도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코오롱생명과학 역시 국내 개발은 진행하고 있지 않다.
FDA의 질문 하나 '그거, 연골세포 맞나요?'
한국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한국에서 인보사의 비극이 시작된 지점은 2016년 코오롱생명과학 미국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미국 진출을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하면서부터다. 인보사는 원래 연골세포를 기반으로 한 골관절염 치료제로 1액에는 관절염 치료유전자인 TGF-β1(형질전환 성장인자 베타1)이 포함된 세포가, 2액에는 이 성분을 보조하는 동종 연골세포(Chondrocyte, 연골세포)가 들어 있어야 했다. 2액 내 신장유래세포(GP2-293)가 밝혀지게 된 계기는 FDA의 질문 때문이었다. '2액 안에 들어있는 세포가 연골세포가 맞는지' 였다. FDA는 미국 내에서 유전자치료제 개발을 관리하면서 세포 기원의 정확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었다. 여기에는 세포 배양 과정에서 어떠한 이물질이나 변이가 발생하지 않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정책적 방향이 깔려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를 위해 미국 연구기관에 STR 검사를 의뢰했다. 여기서부터였다. 2액 내 세포가 신장유래세포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 결과는 인보사를 이미 허가한 식약처에도 전달됐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허위 자료를 제출한 것이 아니라며 세포 기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기존 데이터가 잘못된 것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당시에는 STR 검사가 일반적이지 않았던 만큼 우리 역시 관련 내용을 모른 채 2액을 연골세포로 알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실제 해당 문제가 터지고 나서 한 달 사이 소규모로 진행된 코오롱생명과학과 몇몇 기자 간 만남에서 이우석 당시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이같은 내용을 간절하게 호소했다.
그러나 '마중물 사업의 부드러움 대신 엄격한 표정’으로 얼굴 표정을 바꾼 식약처는 회사 측과 사안을 다르게 봤다.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는 연골세포라고 명시돼 있었지만 신장세포임이 확인된 이상 허가 과정에서 허위 자료를 제출한 것이기에 고의든 아니든 잘못된 의약품 정보를 제공한 품목의 허가취소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렇게 식약처는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기업의 '고난'은 이때부터 시작이었다. 회사 측은 안전성 면에서 문제가 없음을 강조하며 제조판매품목허가취소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사정기관과 정부 측 소송은 말그대로 회사 전체를 뒤집어 놓기에 충분했다. 그룹 수장이었던 이웅열 명예회장을 비롯해 이우석 당시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주요연구자들은 그야말로 '탈탈 털리면서' 싸움을 이어갔다. 회사 가치는 곤두박질쳤다. 소액주주들도 회사 측이 문제를 알면서도 주주를 속였다며 현재까지도 집단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모든 공판을 하나하나 따라갈 수 없었지만 그 때마다 마주쳤던 어두운 색 양복을 입은 이우석 전 대표의 쓸쓸한 눈빛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와 더불어 수없이 나온 증거 속에서 여러 증인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수많은 소송 중 먼저 임상시험 관련 승인이 식약처의 소취하로 막을 내렸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관련 연구비 환수처분 소송이 코오롱생명과학 측의 승리로 끝났다. 식약처의 제조판매처분 취소, 검찰의 자본시장법 위반, 연구 책임자를 향한 사기 혐의 등의 소송이 하나 둘 뭉쳐 5년여 시간이 흘렀다.
현재까지 남은 소송은 제조판매취소처분 취소 소송과 연구책임자 대상 사기혐의 소송, 그리고 이웅열 그룹 명예회장을 포함한 임원 수 명의 혐의를 둘러싼 형사소송 건이다. 특히 이 명예회장을 두고 벌이는 검찰의 형사소송은 그야말로 혐의가 얽히고 설킨 블록버스터급 쟁송으로 꼽힌다.
이우석 전 대표를 시작으로 이 명예회장까지 이어진 소송에 적용된 혐의는 약사법 위반,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시세조종 등), 배임증재 등이다. 허가내용과 다른 신장 유래 세포 성분의 인보사를 제조·판매한 약사법 혐의가 먼저 적용됐다. 이 전 회장이 인보사에 신장 유래세포가 포함된 것을 알면서도 숨기며 판매 중지 전까지 매출 160억원의 이익을 봤다는 혐의였다.
여기에 2011년 4월쯤 인보사의 국내임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임상의에게 스톡옵션 1만주 지급을 통한 배임증재, 상장과정에서 임상 중단 문서(클리니컬 홀드)를 받았음에도 이를 숨겼고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000만달러 상당 지분을 투자 받은 혐의, 미츠비시다나베파마와의 라이선스 계약 관련 분쟁 사실, 차명주식 15만8000주를 허위기재해 청약을 유인한 혐의, 2015~2016년 양도소득세를 막기 위해 회사 임원을 통해 미술품을 구매한 혐의, 식약처 의약품 심사부서 공무원에게 뇌물을 적용한 혐의 등이 하나 둘씩 붙었다. 결국 결심에서 검찰이 이 명예회장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5000억원을, 34억여원 추징을 재판부에 요청했고 이우석 전 대표에게도 징역 10년과 벌금 5000억원을 구형했다.
2024년 11월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4부 1심 판결일. 1시간 넘게 읽어 내려간 판결문은 범죄일람표 등을 제외하고 ‘판결’ 그 자체만으로 380페이지가 넘었다. 이를 위해 모인 사건 기록은 18만 페이지 수준이었다. 그리고 나온 판결은 특정 임원(벌금 1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임원과 회사에 대한무죄 및 면소였다.
취재를 이어오면서 어느 정도 형이 제법 감경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무죄선고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신약 개발의 실패 그리고 규제당국과의 관계가 수 년간 회사는 물론 연구자들의 인생까지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셈이다.
회사 말만 믿었다?
허가 4년전, 중앙약심은 이미 걱정하고 있었다
출시 2년도 되지 않아 사라진 인보사. 세포가 바뀐 문제에서 마중물을 붓고 열심히 펌프질을 했던 허가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책임은 없었는지와 관련한 질문은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 인보사의 세포 관련 지적은 첫 전문가 논의에서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 바 있었다. 허가 6년 전인 2013년 7월 16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유전자치료제 소분과위원회 회의록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먼저 유전자 삽입 및 변형과 관련해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유전자 삽입 후 클론 선별을 진행했으며 삽입된 유전자가 종양유발 유전자와 관계없음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레트로바이러스 사용과 관련해서는 복제가능한 레트로바이러스(RCR) 생성 여부를 실험으로 입증했으며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회사 측은 TGF-베타1의 유전자 발현 정도와 삽입에 따른 변이 가능성 및 종양 발생 위험 문제에서 동물실험과 삽입 유전자가 특정 위험 유전자와 관계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회사 측의 주장에 대해 당시 중앙약심 위원들은 임상적 안전성 보장을 위해 장기 추적 연구와 함께 체내에서 안전성을 확인하는 추가 검사와 삽입 유전자의 변이 가능성 등을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시간이 흘러 2017년 중앙약심 회의록을 보면 식약처는 관련된 검사를 수행했다는 말이 아닌 '업체가 제출한 자료를 검토했다'고 썼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품목검사 당시 의무적으로 PCR 검사 결과를 내놓으라는 조항이 없었다고 했다.
2024년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을 둘러싼 형사소송 판결문에 따르면 식약처 뿐만 아닌 '여러 기관의 STR 검사 및 대검찰청 화학분석과의 유전자 감정 결과 등에 따라' 신장유래세포임이 확인됐다. 이를 두고 업계는 식약처가 출시 전에는 PCR 검사를 진행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라는 반응이 일반적으로 나왔다.
만약 출시 전에 PCR 검사가 식약처의 손에서 진행됐다면 연골이 아닌 신장 유전자의 발현이 있었을 것이며 타 기관이 굳이 검사를 할 일도, 세포가 바뀐 채 허가됐을 리도 없다는 뜻이다. 결국 인보사 허가를 취소하는 사건이 있고 나서야 식약처는 2019년 6월 '생물학적제제 등의 품목허가 및 심사 규정' 일부개정 고시안에 세포유전자치료제 허가 신청시 유전학적 계통분석(STR) 검사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여기에 연구 책임자 등을 대상으로 한 사기 혐의 관련 1심 판결문은 식약처의 책임 소재를 일정 수준 규정하고 있다. 판결문의 핵심은 간단하다. 혹여 인허가 자료에 사실이 아닌 내용이 있었다고 해도 관할 기관이 자체 심사를 하지 않고 허가를 내준 경우 기관에도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의 해석을 존중한다는 것이다.
재판부 측은 여기에 ①식약처 공무원들은 인보사 문제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②코오롱생명과학의 시험결과만 믿고 검증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③식약처가 가이드라인에 따른 시험결과 제출 요건을 면제해준 점 등은 식약처의 과실이라고 봤다.
여기에 부작용 가능성을 추론할 수 있는 시험결과가 첨부자료로 식약처에 제출됐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식약처가 해당 시험결과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의혹이 터지고 나서야 첨부자료에서 시험결과를 발견했다는 점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기업의 손을 잡아 끌고서라도 에베레스트 정상에 서보겠다는 충정 가득한 식약처의 마중물 사업은 희극으로 시작해 비극으로 끝을 맺었다. 그럼에도 '허가권'을 가진 기관이 나서면 안될 일이 무엇이냐는 식의 유사한 시도가 규제혁신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2025년에도 진행되고 있다.